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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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전이성·진행성, 조기유방암 치료에서 출시된 신약들이 활발한 연구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생존기간 연장이라는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22일 CDK4/6억제제로 불리우는 입랜스(팔보시클립), 키스칼리(리보시클립),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가 전이성·진행성, 조기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기존 표준치료인 내분비요법 대비 진보된 효과로 희망을 주고 있다.

CDK4/6 치료제들은 암세포 분화 촉진에 관여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CDK)인 4와 6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이다. 통상 아로마타제 억제제나 풀베스트란트 병용으로 폐경 전·후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유방암 1·2차치료에 사용한다.

CDK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세포주기 조절 단백질인 사이클린 D1-CDK 4/6 복합체 활동이 증가하면 세포 증식 조절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이때 CDK 4/6를 억제하면서 암세포의 무제한 증식을 막을 수 있다.

유방암 환자는 가정에서 엄마와 아내로, 사회에서는 직장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만큼 사회적 손실이 적지 않다. CDK4/6 치료제가 기존 내분비요법 치료제 대비 생존기간 또는 무진행 개선을 보여주면서 유방암 환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현 시대 전이성·진행성 유방암 치료 기준 '입랜스'

사진. 한국화이자 입랜스
사진. 한국화이자 입랜스

 

현재 CDK4/6 억제제를 대표하는 치료제는 화이자제약 입랜스(팔보시클립)다. 첫 CDK4/6 억제제(First-in-Class)로 개발돼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7년간 사용되며 국내에서만 연매출 600억원대를 올리고 있다.

입랜스 대표 연구는 666명의 폐경 후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참여한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임상인 PALOMA-2다. 유방암 1차 치료에서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 mPFS를 2배 연장한 27.6개월(HR 0.563)을 나타냈다. 레트로졸군은 14.5개월이었다. 추적관찰 7.5년에 걸친 mOS(전체생존기간 중앙값)는 53.9개월, 위약-레트로졸 병용군은 51.2개월이었다.

여기에 실제 진료 현장에서 리얼월드에비던스(Real-World Evidence, RWE) 결과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실제 진료 환경에서 CDK4/6 억제제 생존 결과를 평가한 최초의 효과 비교 연구를 통해 80여개 암 치료·연구센터에 있는 1400명 이상의 누적 환자 데이터를 확보했다.

임상 현장에서 입랜스-레트로졸을 병용하니 mPFS 20개월(HR 0.58)로 레트로졸 단독요법군(11.9개월) 대비 약 9개월이 더 길었다. 레트로졸 단독요법 대비 42% 낮은 질병 진행 위험과 34% 낮은 사망위험을 나타냈다. mOS의 경우 입랜스-레트로졸은 도달하지 않았지만 레트로졸 단독은 43.1개월이었다.

그 다음 대표 연구는 PALOMA-3 임상이다. 폐경 전·후 HR+/HER2- 전이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 중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2차 치료에서 입랜스-풀베스트란트 병용 시 mPFS 9.5개월을 냈다. 이에 반해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은 4.6개월로 2배 차이가 났다.

해당 연구 하위 분석을 통해 한국인 환자 43명의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 폐경 여부와 상관없이 이전 치료 경험이 있음에도 12.3개월의 mPFS를 기록,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5.4개월 대비 약 6.9개월 연장 효과를 보였다. 

해당 분석의 의미는 앞선 치료 경험이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은 상황에서도 이전 항암화학요법 또는 1차 이상 내분비요법 치료를 진행한 경우도 약 1년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보였다는 데 있다.

▶NCCN이 1차로 꼽은 CDK4/6억제제 '키스칼리'

노바티스 CDK4/6억제제 키스칼리
노바티스 CDK4/6억제제 키스칼리

 

CDK4/6 시장 표준이 입랜스라면, 그 뒤를 바짝 쫓는 추격자가 키스칼리다.  입랜스가 처음으로 표준치료인 레트로졸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2년 이상 확보한 역사를 쓴 이후, 후발 주자인 키스칼리가 CDK4/6억제제중 처음으로 폐경 후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1차치료의 mOS 결과를 냈다. 

해당 결과를 담은 대표적인 연구가 MONALEESA-2다. 폐경 후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668명을 대상으로 키스칼리-레트로졸 병용 시 1차치료에서 OS를 최종 분석했다.

그 결과 추적관찰 6.6년(중앙값)에 키스칼리-레트로졸 병용 mOS는 63.9개월, 위약-레트로졸군은 51.4개월로 나타났다. 키스칼리 병용군이 기존 표준치료  대비 1년 이상 생존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따른 사망 위험은 24% 감소시키고 5년 후 생존 확률은 50% 이상 높였다.

이같은 결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Guidelines, 이하 NCCN)는 올해 1월 27일 개정한 유방암 치료제 가이드라인(버전1)에서 CDK4/6 억제제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시 폐경 후 전이성·진행성 유방암 환자 1차치료에 키스칼리를 최상위 등급인 '카테고리1'로 권고했다.

여기에 키스칼리는 MONALEESA-3 연구를 통해 폐경 후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 726명의 1차치료에서 CDK4/6억제제 중 처음으로 mOS를 확인했다.

장기추적 관찰기간 중앙값 71개월에서 키스칼리+풀베스트란트 병용군 mOS는 67.6개월, 위약+풀베스트란트 투여군은 51.8개월을 기록했다. 키스칼리 병용군이 약 15.8개월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면서 5년 생존율을 56.5%(풀베스트란트 단독 42.1%)로 높였다.

▶20년 만에 확인한 성공적인 조기유방암 전이·재발 억제 '버제니오'

한국릴리 CDK4/6 억제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한국릴리 CDK4/6 억제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전이성·진행성 유방암 치료에서 입랜스와 키스칼리가 앞서 나가고 있다면 조기유방암 치료 영역은 버제니오가 선점하고 있다. CDK4/6 억제제 중 처음으로 0~2기 사이 HR+/HER2- 음성, 림프절 양성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적응증을 획득했다. 조기 유방암에서 약 20년 만에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한 연구다.

기존에는 버제니오도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만 사용 가능했다.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성인 환자까지 적응증을 넓히며 내분비요법 병용 시 보조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

버제니오 조기 유방암의 대표 임상이 HR+/HER2- 림프절 양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성인 여성과 남성 5637명을 대상으로 한 monarchE다. 이중에서 임상적 및 병리학적 특성에 따라 분류한 재발 고위험군인 코호트1 결과가 주목받는다.

해당 결과는 추적관찰 3년 시점에서 버제니오+내분비요법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DFS) 비율 88.8%(HR=0.70)로 확인됐다. 대조군은 83.4%로 버제니오 병용군이 재발, 사망 위험을 30% 줄였다. 

아울러 원격 무재발 생존율(Distant Relapse-Free Survival, DRFS)도 버제니오+내분비요법 병용이 90.3%, 대조군 86.1%로 원격 재발과 사망 위험을 31%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버제니오를 사용 시 재발과 원격전이 위험을 줄임으로써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NCCN은 HR+/HER2-, 고위험군인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2년 간 버제니오+내분비요법 치료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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