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 호주 스킨케어 시장은 2023년 전년 대비 약 9.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성장세가 5.5%로 둔화되면서, 전체 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겉보기엔 성숙기에 진입한 듯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스크팩’과 같은 소규모 세부 카테고리에서는 여전히 빠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 전체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마스크팩은 연평균 약 7.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스킨케어 매출 중 평균 2.6% 수준에 불과한 소규모 카테고리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 확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K-뷰티의 영향력과 간편한 홈케어 니즈, 자기관리 및 웰니스 트렌드의 확산은 마스크팩의 수요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연주의·친환경 소비…새로운 브랜드 경쟁력의 조건
호주 소비자들의 화장품 소비 성향은 명확하다. ‘자연 유래 성분’, ‘친환경 패키징’, ‘지속 가능성’ 등 환경과 윤리를 고려한 소비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킨케어는 물론, 헤어케어·바디케어 등 전반적인 퍼스널 케어 전반에 이러한 소비 경향이 반영되고 있으며, 화학 성분은 줄이고 천연 원료를 사용하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포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브랜드에 소비자들은 보다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호주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제품 성분뿐 아니라 브랜드 철학, 생산 및 유통 전반에 걸쳐 ESG 관점을 반영한 전략이 필요하다.
마스크팩 수입 급증…한국, 전년 대비 48.7% 성장
HS Code 330790(마스크팩 포함) 기준, 2024년 호주의 전체 수입액은 3,528만 달러에 달한다. 이 중 미국과 중국이 각각 30.6%, 24.8%를 차지하며 주요 수입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산 마스크팩의 성장세다. 한국은 5위 수입국으로 4.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수입액은 1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8.7% 증가했다.
이는 K-뷰티의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 그리고 현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산 제품 대비 고품질 이미지와, 미국산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라는 이중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산 마스크팩은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 점유율 분산…중소 브랜드의 틈새 전략 유효
Euromonito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주 스킨케어 시장은 소수 대기업이 독점하는 구조가 아닌, 브랜드 간 점유율이 고르게 분산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Dr. Lewinn’s(4.8%), CeraVe(4.2%), The Ordinary(4.0%)가 상위 브랜드지만, 대부분 브랜드는 점유율 1%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전체 시장의 약 70%는 64개의 중상위 브랜드가 나눠 점유하고 있는 구조로, 이는 중소형 브랜드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별화된 제품력, 지속 가능한 브랜드 스토리, 그리고 기능성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중소 브랜드들도 틈새 시장에서 충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오프라인 강세 속 K-뷰티 편집샵 약진
호주 유통 구조는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이다. 2024년 기준 스킨케어 제품의 87.1%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드럭스토어(32.8%), 슈퍼마켓(19.9%), 뷰티 전문점(15.1%)이 주요 채널이다. 온라인 유통은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은 10% 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오프라인 강세 속에서도 K-뷰티 편집샵의 성장은 눈에 띈다. W Cosmetics는 2014년 2개 매장에서 시작해 현재 38개 지점으로 확대됐고, La Cosmetique 역시 2015년 1개 매장에서 출발해 9개 매장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편집샵은 한국 브랜드에게 진입 초기 인지도 확보와 소비자 접점 확대에 효과적인 진출 창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이와 같은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한 멀티채널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주요 유통망별 타겟층을 세분화하고, 가격 포지셔닝과 제품 특화 전략을 채널별로 차별화한다면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망 확보와 인증 절차…현지화 전략의 핵심
호주 내 유통망 확보와 함께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규제 대응’이다. 호주에서 마스크팩을 포함한 화장품을 수출하려면 ‘호주 산업 화학물질 도입 제도(AICIS)’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제품에 포함된 성분이 AICIS 인벤토리에 등록돼 있는지 사전 검토해야 하며, 미등록 성분은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자외선 차단 기능, 여드름 치료 등 의약적 효능을 강조하는 경우 ‘호주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리청(TGA)’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일반 마스크팩은 치료 목적이 명시되지 않는 이상 TGA 인증 대상은 아니지만, 제품 콘셉트와 마케팅 메시지에 따라 규제 요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전 검토가 필수다.
단순한 진출보다는 차별화된 전략을 통한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특히, 마스크팩과 같은 소규모 세부 카테고리는 여전히 연평균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어, 세분화된 소비자 분석과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핵심이 될 것
KOTRA 시드니무역관은 "단순한 제품 수출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맞춤형 제품 기획, 디지털 마케팅을 결합한 전략적 진출을 통해, K-뷰티는 호주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수출 확대를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와 동시에, SNS 마케팅, 온라인 플랫폼 입점, 인플루언서 협업 등 디지털 기반의 판매 전략도 병행하는 방향을 고려해 볼 수 있다"라면서 "한국 기업들은 유통망 확보와 현지 소비자 맞춤형 제품 기획,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입체적 시장 공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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