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 중국 마케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딩둥(叮咚买菜)과 메이퇀(美团买菜) 등 전자 상거래를 활용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신 트렌드를 활용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인지도를 확보하고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팝업스토어, 숏폼 드라마 등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것은 물론 떠오르는 유통 강자 '샘스클럽' 등 창고형 대형 마트도도 마케팅 변화의 중심에 있다.
팝업스토어, 협업 통한 시너지 극대화
‘팝업스토어(快闪店)’는 영어 ’Pop-up Shop’ 또는 ‘Pop-up Store’에서 유래했으며, 단기간 운영되는 매장’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도시 번화가에 단기간 매장을 설치해 브랜드를 홍보한 후 신속하게 철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단기 운영 트렌드샵(短期经营的时尚潮店)’ 또는 ‘브랜드 게릴라샵(品牌游击店)’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팝업 스토어는 특정 콘셉트, 시즌, 트렌드에 맞춰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같은 팝업스토어에서는 신제품을 최초로 공개하거나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03년 중국에 처음 등장한 팝업 스토어는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들어 브랜드의 주요 마케팅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활동이 위축되면서 약 2년간 침체기를 겪었으나, 이후 럭셔리 브랜드부터 대중적인 제품 브랜드까지 팝업 마케팅을 진행하며 새로운 홍보·유통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팝업스토어 시장이 지속 성장해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8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드·상권·소비자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팝업 마케팅은 단기간에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구매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는 팝업 스토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며, 공간 제공 측은 인기 팝업 스토어를 유치해 상권 내 유동 인구 증가를 기대한다. 이러한 상호 이익 구조가 형성되면서,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와 공간 제공자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소비자 역시 팝업 스토어를 방문해 희소성 있는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거나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어 ‘브랜드-공간 제공 측-소비자’가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러한 윈윈 관계를 바탕으로 팝업스토어는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며, 중국 브랜드의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정착했다.
특히 상품 판매형 팝업스토어는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관련 제품의 판매 촉진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강점으로 인해 현재 팝업스토어 시장에서 가장 성과가 뛰어난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Kotra 광저우무역관은 "향후 중국에서 팝업스토어는 더욱 많은 브랜드가 선호하는 마케팅 방식으로 자리 잡으며,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팝업스토어를 활용해 젊은 소비층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높이는 테스트베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지속적인 고객 관리 전략을 병행한다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숏폼 드라마, 마케팅의 주요 방식으로 자리잡아
중국에서도 동영상 플랫폼 성장에 따라 숏폼 드라마 시장이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더우인 콰이서우 등 플랫폼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국가광파전시총국(国家广播电视总局) 등 정부 차원에서 잇따른 숏폼 드라마 발전 장려 정책을 선보이고 있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중국 온라인 시청 프로그램 서비스 협회(中国网络视听协会, CNSA)에서 발표한 ‘중국 숏폼 드라마 산업 발전 백서(2024)’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내 숏폼 드라마의 시장 규모는 504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2027년의 시장 규모는 1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4년 상반기 상업용 숏폼 드라마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 증가했다. 이 수치를 통해 숏폼 드라마가 영상 콘텐츠 마케팅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케팅 업계의 숏폼 드라마 활용 열풍은 2024년 1~8월 숏폼 드라마 업로드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춘절(2월), 노동절(5월), 그리고 중국 내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618 행사(6월) 기간에는 숏폼 드라마 제작 및 게시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는 주요 마케팅 행사에서 숏폼 드라마가 핵심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전통적인 광고 방식에서 벗어나 짧은 영상 스토리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제품 노출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대형 쇼핑 페스티벌과 연계된 숏폼 드라마는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소비자의 직접적인 구매 행동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은 "숏폼 드라마가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 또한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홍보 영상이 아닌, 창의적인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연출이 결합된 콘텐츠가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라면서 "우리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숏폼 드라마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베이징뿐만 아니라 상하이, 장쑤, 저장, 후난 등 주요 지역에서도 숏폼 드라마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 확대되며 우수한 콘텐츠 발굴과 육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기업들은 브랜드 정체성과 조화를 이루는 숏폼 드라마 콘텐츠를 기획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동시에, 현지 정부의 지원책을 활용하는 전략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 강자, 회원제 창고형 마트 '샘스클럽'
최근 중국에서도 중산층 증가에 따라 유통망이 변화하고 있다. 중국 조사기관 iResearch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대형 유통망은 기존의 전통 슈퍼마켓에서 회원제 창고형 마트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수준이 올라가는 만큼 회원제 창고형 마트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자회사이자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매장 샘스클럽이다.
2024년 12월 26일 중국 푸젠성(福建省) 취안저우시(泉州市)에 중국의 53번째 샘스클럽이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샘스클럽 회원은 550만 명이 넘고 회원당 평균 소비액은 1만4천 위안 수준이다. 샘스클럽은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자회사이자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매장이다. 1983년 미국에서 설립 이후 현재 전 세계 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는 1996년 처음 진출했으며 선전시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2025년 1월 1일 기준 중국 주요 1, 2선 도시에서 5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샘스클럽이 우리 소비재 기업에 기회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대형 유통망이 갖는 파급력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샘스클럽에 제품이 한 번 입점하면 중국의 53개 매장에 동시 판매되므로 단번에 ‘대형 수출’이 터지는 효과가 있다. 샘스클럽은 2026년까지 60개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예고했다. 2025년에는 상하이시, 양저우(扬州)시, 시안(西安)시, 우시(无锡)시 등에, 2026년에는 포산(佛山)시, 칭다오시에, 2027년에는 베이징시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샘스클럽의 강점은 온라인에도 있다. 샘스클럽의 총 주문량 중 절반 이상이 온라인 주문에서 나온다. 2023년 샘스클럽의 온라인 매출액은 400억 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온라인 매출액이 각각 220억 위안과 200~300억 위안으로 추정되는 딩둥(叮咚买菜)과 메이퇀(美团买菜)을 크게 앞질렀다. 샘스클럽의 온라인 판매가 성공적인 이유는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샘스클럽의 거점창고(前置仓) 덕분이다. 거점창고는 인구 밀집 지역에 설치된 소형 창고로 소비자가 주문하면 한두 시간 내 바로 배송이 가능하다. 2024년 말 기준 샘스클럽은 전국 25개 도시에 500여 개 거점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 1곳이 받은 주문을 주변 10개의 거점창고가 커버한다.
Kotra 선전무역관은 "샘스클럽 제품의 80% 이상이 수입품으로 최고의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우리 기업이 샘스클럽의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한다면 일회성 수출이 아닌 샘스클럽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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