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난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마침내 3년 4개월만에 엔데믹을 선언하며 일상을 되찾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미처 숨돌릴 틈도 없이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도래하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은 해를 넘어서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고금리 장기화 기조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뤄내며 신약개발 역량을 키워나가는 제약사가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국내 최다(最多) 신약개발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동아에스티'다.

동아에스티는 스티렌과 자이데나, 모티리톤, 슈가논 등 자체 개발한 신약과 그로트로핀, 주블리아, 가스터 등 강력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제약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약사신문 38주년 창간특집으로 2025년 글로벌 신약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동아에스티에 대해 심층 분석해 봤다.

동아에스티(동아ST)는 지난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인적 분할돼 전문의약품(ETC), 의료기기 및 의약부외품 등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현재는 천안과 대구, 송도캠퍼스에서 전문의약품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항암 및 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First-In-Class 신약 개발을 목표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 2002년 자체 개발 천연물의약품 위염 치료제 '스티렌' 출시
▲ 2005년 자체 개발 신약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국내 10호)' 출시
▲ 2011년 자사 개발 천연물의약품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 출시
▲ 2013년 3월 1일 창립 (구 동아제약에서 지주사 전환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동아제약으로 분할)
▲ 2014년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미국 FDA 신약 허가 승인
▲ 2016년 자체 개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국내 26호)' 출시
▲ 2017년 소비자중심경영 CCM 인증
▲ 2018년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 인증 획득
▲ 2019년 사회적가치위원회 신설
▲ 2021년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 재인증, 소비자중심경영 CCM 재인증
▲ 2022년 미국 '메타비아(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자회사 편입
▲ 2023년 ADC 전문기업 '앱티스' 인수
▲ 2024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 미국 FDA 품목허가, 유럽 EC 품목허가 획득

주요 제품을 살펴보면 우선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이 눈에 띈다. 그로트로핀은 소아의 성장부전, 소아의 특발성 저신장증 등에 사용되는 치료제로 작년 5월에 사용 편의성을 높인 일체형 펜타입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II 주사액 아이펜'을 출시했다.

다음으로 경구용 혈당강하제 '슈가논'은 DPP-4 저해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식사 및 운동요법이나 메트포르민 단독요법만으로는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슈가논의 주성분인 에보글립틴은 지난 2005년에 선도화합물이 최초로 개발됐고 이후 전임상과 임상 1~3상을 거치며 2015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26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신약이 출시된 이후 '슈가논 패밀리' 라인업을 구축하며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단일제인 '슈가논'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슈가메트', 디파글리플로진 복합제 '슈가다파정',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복합제 '슈가트리정'이 있다.

또한 기능성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은 기존 치료제와 달리 위 배출 지연 개선, 위 순응 장애 개선, 위 팽창 과민 억제 등의 복합 작용으로 기능성소화불량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진다.

표. 동아에스티 주요 제품 2020~2024년 실적(자료=동아에스티)
표. 동아에스티 주요 제품 2020~2024년 실적(자료=동아에스티)

이뿐만이 아니다. 동아에스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빈혈치료제 '다베포에틴알파 BS(DA-3880)',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항결핵제 '크로세린', 당뇨병 치료제 및 자체 개발 의약품과 캔 박카스 등을 유럽과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약 40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표. 동아에스티 해외사업 주요 제품 2020~2024년 실적(자료=동아에스티)
표. 동아에스티 해외사업 주요 제품 2020~2024년 실적(자료=동아에스티)

주목할 만한 부분은 동아에스티의 R&D 현황과 파이프라인이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통한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로 도약할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까닭이다.

구체적으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이뮬도사(DMB-3115)'가 주목할 만하다.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치료제인 이뮬도사는 2022년 11월에 글로벌 임상3상을 완료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스텔라라 대비 치료적 동등성을 입증했다.

이후 2024년 10월과 2024년 12월에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완료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준비를 마쳤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EU 회원국인 독일에서 발매를 시작했다"라며 "이후 순차적으로 유럽에서 발매될 예정이며 미국 시장은 오는 5월에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이뮬도사에 대한 글로벌 상업화 준비도 이미 마친 상태로 확인됐다. 2022년 7월 글로벌 제약사 인타스 파마슈티컬스(Intas Pharmaceuticals)와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과 일본 및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 허가와 판권을 양도했다.

인타스는 미국의 어코드 바이오파마(Accord Biopharma)와 유럽, 영국 및 캐나다의 어코드 헬스케어(Accord Healthcare)를 포함한 전 세계 계열사를 통해 이뮬도사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사진=동아에스티 본사 전경
사진=동아에스티 본사 전경

다음 파이프라인은 MASH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241'과 'DA-1726'을 꼽을 수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2년 12월에 미국의 메타비아(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MASH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의 글로벌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241은 GPR119 agonist(작용제) 기전의 퍼스트인 클래스 신약으로 전임상에서 MASH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 결과, DA-1241 투여 후 간경화, 염증, 섬유화, 지질대사 및 포도당 조절 등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DA-1241 글로벌 임상 2상은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 진행됐는데, 파트 1은 DA-1241 단독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2023년 9월에 개시됐다. 파트 2에서는 DA-1241과 시타글립틴 병용 투여의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로 작년 1월에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글로벌 임상 2상 탑라인(Top line) 데이터에서 ALT(간 손상 선별지표), CAP(지방간 지표), FAST(간섬유화 비침습적 평가지표), HbA1C(당화혈색소 지표) 등에서 모두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글로벌 임상 2상 최종 결과는 올해 2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Oxyntomodulin analogue)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조절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DA-1726 글로벌 임상 1상 역시 두 파트로 나뉘어 진행 중인데 파트 1은 2024년 4월부터 DA-1726 또는 위약 단회 투여로 진행됐다. 파트 2는 DA-1726 또는 위약 반복 투여 시험으로 진행되며 2024년 6월에 개시됐다. 글로벌 임상 1상 파트 2에 대한 결과는 올 1분기에 발표될 계획이다.

글로벌 신약 개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동아에스티는 이미 지난 2023년 12월에 ADC 전문기업 앱티스를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ADC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과 항체 변형 없이 위치 선택적으로 접합시킬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AbClick)'을 활용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및 플랫폼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앱클릭 플랫폼 기반의 위암, 췌장암 타겟인 클라우딘(Claudin) 18.2 ADC 후보물질 'DA-3501(AT-211)'을 개발 중에 있는데 전임상시험은 완료했고 독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끊임없는 연구개발(R&D)과 혁신을 통해 동아에스티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올해 동아에스티의 주요 사업 계획과 관련해 회사 측은 "전문의약품(ETC) 부문에서는 핵심 제품인 그로트로핀, 슈가논, 모티리톤을 Best-in-class 제품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또한 자큐보, 타나민 등 도입 제품 조기 정착 및 확대,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이뮬도사'와 빈혈치료제 '다베포에틴알파 BS(DA-3880)의 안정적 공급을 진행하는 한편, 에보글립틴 시장 확대, 캔박카스 매출 극대화 등을 통해 핵심 제품 매출 안정화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R&D와 관련해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항암 및 면역질환 치료제 '자체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외부 신약물질 도입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저분자 화합물 중심의 신약개발에서 ADC 및 신규 모달리티 연구개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연구개발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약물전달 시스템 및 표적단백질 분해(TPD, Target-Protein Degrader) 기반 기술 등의 플랫폼 내재화, 외부 파트너링, 개량 신약 개발 등을 통한 단기 매출원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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