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유산을 겪은 산모가 임신 15주 차에 조기양막파열을 진단받았지만,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와 보호 속에서 임신을 유지한 끝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사연이 전해졌다.
세 번째 임신을 한 최모 씨(34)는 11주 차에 실시한 융모막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아 안도했다. 아이가 태어날 계절을 떠올리며 '봄'이라는 태명을 지어주고 출산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지난해 9월 말 임신 15주 차에 갑작스러운 양막파수를 겪었다. 거주지인 전라남도 순천의 한 대형병원에서 조기양막파열을 진단받고 항생제 치료를 받았지만, 양수가 거의 사라져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최 씨 부부는 이대목동병원을 찾았다. 산모의 강한 출산 의지를 확인한 박선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의료진은 임신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치료를 결정했다. 2024년 10월 12일 병원에 입원한 최 씨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와 함께 철저한 건강 관리 속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의료진의 지속적인 건강 체크와 심리적 지지로 두 번의 유산으로 불안해진 마음을 함께 케어했다.
최 씨는 임신 36주 3일까지 자궁경부 이상이나 특이 증상 없이 임신을 유지했고, 지난 2월 21일 응급제왕절개를 통해 2.08kg의 건강한 ‘봄’이를 출산했다. 태어난 직후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한 ‘봄’이는 의료진의 세심한 돌봄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했고, 지난 4일 퇴원했다.
산모 최 씨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며 “특히 박선화 교수님과 신생아중환자실의 황혜수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조기양막파열을 겪은 산모의 경우 대개 임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산모의 강한 의지와 의료진의 정성 어린 치료가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황혜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봄이는 출산 당시 건강했지만 이후 빈호흡 증상이 나타나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며 “오랜 양막파수 상태를 견딘 만큼 누구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선화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15주에 양막이 파열된 태아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저에게 가르쳐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기를 포기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환자가 오히려 저에게 감사하다고 했지만, 저야말로 이 환자를 만나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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