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주정욱 원장
사진. 주정욱 원장

[팜뉴스=우정민 기자] 반려묘를 키우는 보호자들에게 고양이 만성 신부전(CKD, Chronic Kidney Disease)은 큰 걱정거리이다. CKD는 고양이에서 흔히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비가역적인 신장 손상을 특징으로 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장의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된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 질환은 주로 나이가 든 고양이에서 발병 확률이 높아지며, 보호자들에게 심리적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다.

최근 재생의학 분야와 동물병원에서 주목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는 CKD 치료의 보조적 접근법으로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고양이의 신장은 체내 노폐물 배출, 전해질 균형 유지, 혈압 조절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CKD가 진행되면 신장이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다음증(과도한 물 섭취), 다뇨, 체중 감소, 구토 및 식욕 감소, 무기력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고혈압이나 빈혈이 동반될 수도 있다.

국제 신장학회(IRIS)는 CKD를 4단계로 구분하며, 단계가 높아질수록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말기(4단계)로 접어들면 증상이 심각해져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와 전문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재생의학의 발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구 중 하나이다. CKD 관리에 있어서도 보조적 치료법으로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MSCs)는 신장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하며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연구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는 신장에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째, 염증 매개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조절하여 신장의 염증 반응을 완화할 수 있는 항염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둘째, 손상된 신장 세포 주변에서 재생 신호를 보내 조직 회복을 돕는 조직 재생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셋째, 신장 섬유화를 억제하여 조직 경직을 줄이는 항섬유화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여 신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면역 조절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작용들은 실험적 연구와 일부 임상 사례를 통해 논의되고 있지만, 모든 환묘에게 동일한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

줄기세포 치료는 기존의 약물 요법을 보완하거나 초기 단계에서 조직 손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CKD 초기(1~2단계)에 치료를 시도할 경우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기존 약물 사용을 줄이고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도 일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는 현재 모든 고양이에게 표준 치료로 권장되지는 않는다. 치료 효과는 환묘의 상태, 진행 단계, 면역 반응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으며, 비용 부담과 고양이의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줄기세포 치료는 CKD의 완치법이 아니지만, 적절히 계획된 치료는 신장 기능 유지와 증상 완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삶의 질 개선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들이 수의사와 상담해 치료 방향을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CKD는 보호자와 반려묘 모두에게 어려운 도전 과제이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와 같은 신흥 치료법은 이 질환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 CKD를 앓고 있는 고양이를 돌보는 보호자라면 조기에 치료 계획을 세우고 전문 수의사와 협력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연구와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인 분야이다. 보호자는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이를 통해 반려묘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애니컴메디컬센터 주정욱 원장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