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우정민 기자] 신부전은 고양이에게 가장 흔하고 위험한 질병 중 하나다. 고양이 10마리 중 3마리 이상이 한 번쯤은 경험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다. 조기 진단과 관리, 적절한 치료가 생사를 가르는 핵심 열쇠다.
신부전은 신장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고양이의 신장은 체내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전해질 농도와 혈압 조절, 수분 균형 유지, 혈액 구성 조절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걸러내지 못해 신부전이 발생한다.
신부전의 증상은 식욕 부진과 구토, 설사, 변비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입 냄새가 심해지거나 활동성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경우도 흔하다. 일부 고양이는 배뇨 문제 없이 소화기 문제만 드러나기도 한다.
신부전은 크게 급성신부전과 만성신부전으로 나뉜다. 급성신부전은 독성 물질 섭취, 요도 폐색, 세균 감염 등 급격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백합 꽃을 섭취하거나 포도를 먹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신부전은 회복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초기 집중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급성신부전은 증상에 따라 ‘무뇨기’, ‘핍뇨기’, ‘이뇨기’로 나뉜다. 무뇨기는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단계로, 이때 수액 처치가 필수다. 이후 핍뇨기로 접어들면 소변이 소량씩 나오기 시작한다. 마지막 이뇨기는 신장이 위기를 넘기고 소변 생성이 다시 활성화되는 단계다.
만성신부전은 선천성 질환, 감염, 유전적 요인 등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신장 내 ‘네프론(신장의 미세 구조)’이 소멸되기 시작하면 노폐물과 전해질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체내에 요독이 쌓이고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다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신부전은 나이든 고양이에서 발생률이 높다. 독성 물질 섭취, 세균 감염, 요도 폐쇄, 신우신염, 전염성 복막염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환경적 요인이나 유전성 질병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하면 합병증이 발생하고 상태는 악화된다. 신부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예방의 첫걸음은 고양이가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돕는 것이다. 건식 사료보다 습식 사료를 제공하면 수분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또 신부전 예방을 위해 주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다. 조기 발견만으로도 신부전 관리와 치료가 훨씬 수월해진다.
신부전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정기 검진을 받으면 예방 가능하다. 때문에 반려인의 관심과 세심한 관리가 고양이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다.
글.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이정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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