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얀센이 '콘서타 혼입 사고'가 일어난 해외 제조소를 밝히지 않고 있다. 용량이 헌격히 다른 콘서타가 국내 약국가에서 ADHD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었는데도 해당 사고가 발생한 제조소 위치를 함구하고 있는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ADHD 환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혼입사고가 발생한 장소조차 비공개로 일관한 얀센의 처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도 얀센의 대응이 글로벌 제약사의 위상과 전혀 맞지 않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 얀센 CI
사진. 얀센 CI

콘서타는 ADHD 치료제다. ADHD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권을 수성해온 제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ADHD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콘서타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콘서타의 제조사는 '글로벌 빅파마'이자 '타이레놀 명가'인 얀센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약국의 신고로 용량이 뒤바뀐 콘서타 용기가 발견됐다. 식약처는 '표시 기재 의무 위반'이란 처분을 내렸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의약품 혼입 사고'로 해석했다. 팜뉴스 취재 결과 얀센 측도 뒤늦게 이를 '혼입 사례'로 인정했다. ( [단독] 얀센 '콘서타' 행정 처분, 진짜 실체는 '의약품 혼입 사고' 참고)

문제는 얀센 측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입 사고가 일어난 해외 제조소의 이름과 위치를  함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진은 8일 얀센 측에 "혼입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어디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얀센 측은 "해당 제품을 어디서 제조하는지 공개하기는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이날 얀센 측이 보낸 이메일 회신 속에서도 제조소 이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얀센의 처신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K 씨(37)는 "코로나19 확진 당시 타이레놀을 먹고 발열이 내렸다"며 "타이레놀 효과가 워낙 좋았고 다들 백신을 안 맞으려고 할 때 얀센 제품을 자처해서 맞았다. 그때 얀센이란 제약사 이름을 처음으로 기억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용량이 다른 의약품 용기가 혼입이 됐는데 생산 공장 이름과 위치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라며 "얀센은 굉장히 큰 회사로 알고 있는데 처신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실망이다"고 덧붙였다. 

B 씨 역시 "ADHD 환자들이 광범위하게 먹는 치료제가 바로 콘서타"라며 "제가 환자라면 너무 황당할 것 같다. 자신이 먹는 의약품에 혼입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어디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향정신성의약품 혼입 사고가 일어났는데 생산 공장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팜뉴스 취재진은 15일, 얀센 측에 "해외에서 수입된 콘서타 54mg와 36mg는 엄연히 다른 용량인데 국내 약국가에 유통됐다. 생산 공장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다. 어디인지 공개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얀센 측은 또 다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국 얀센 관계자는 "저희는 전 세계적으로 어떤 제품을 어디서 생산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비단 한국뿐이 아니다. 어느 제품을 어디서 제조한다고 알려지면 그곳을 타겟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그렇다"고 밝혔다. 

이는 즉 '의약품 혼입 사고'가 발생한 공장명을 밝히면 또 다른 안전사고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국내 제약 업계에서 얀센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생산 제조소 이름과 위치를 공개하면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 무슨 말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쪽에 몸을 담으면서 이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 얀센 스스로도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을 비공개하는 것은 국내 사례를 찾아봐도 비상식적인 행태다. 만약 국내 제약사에서 혼입사고가 발생했다면 생산 공장의 주소지까지 만천하에 공개됐을 것"이라며 "얀센은 환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해외 공장이 어디인지를 밝히고 사건 경위를 우리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얀센이 쌓아온 신뢰가 추락할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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