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중국 화장품 수출의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됐던 동물실험이 전면 폐지된다. 자외선 차단제, 염색제 등 특수화장품은 기존 동물실험이 유지되나 일반화장품에서는 면제되면서 친환경, 비건 브랜드의 중국 진출에 길을 열고 중국의 화장품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의 대부분이 일반 화장품에 속하는 K-Beauty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입화장품 동물실험 전면 폐지 발표

KOTRA 중국 선양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그동안 화장품 부문의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돼온 동물실험을 전면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国家药品监督管理局)이 지난 2월 26일에 ‘화장품 허가·등록 자료 관리 규정(化妆品注册备案资料管理规定)’을 공식 발표했으며, 이 규정은 올해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규정에서는 ‘일반화장품의 생산기업이 이미 소재 국가(지역)의 정부 주관 부문에서 발급한 생산품질관리체계 관련 자격인증을 받았고 제품 안전성 평가 결과로 제품의 안전성을 충분이 입증할 수 있는 경우 해당 제품의 독성 시험 보고서의 제출을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여기 ‘소재 국가(지역)의 정부 주관 부문에서 발급한 생산품질관리체계 관련 자격인증’이란 것은 GMP(제품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말한다. 

한국 화장품의 경우는 식약처가 인증하는 CGMP(화장품 GMP)가 이에 해당된다. 결국 CGMP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기존에 중국 수출을 위해 제출했던 안전성 평가 결과를 제출하면 독성 시검 보고서(동물실험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단, 영유아 및 어린이용 제품, 제품에 아직 안전성 모니터링 중인 신원료를 상용한 경우에 정량적 등급 평점 결과에 따라 등록인·중국 내 책임자·생산기업이 중점 감독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경우는 제외한다. 

또한 여러 생산기업이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 모든 생산기업이 소재한 국가(지역) 정부 주관 부문에서 발급한 품질관리체계 관련 자질 인증을 취득해야 독성 시험 보고서 제출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일반화장품’은 스킨케어, 두발용품, 메이크업, 향수 등 개인케어 및 뷰티 제품을 말한다. 반면, 자외선 차단제, 연모제, 탈모방지 제품 등 특정 효과와 효능을 강조하는 ‘특수화장품’은 여전히 동물실험을 받아야 한다.

친환경⸱비건 열품, 동물실험 금지 확대

전 세계적으로 동물들의 고통을 수반하거나 비윤리적으로 진행되는 동물실험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착한 소비’ 풍토가 확산되면서 제조 과정의 윤리성을 따지는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많은 국가가 화장품 업계의 동물실험을 법으로 금하거나 제한하는데 나서고 있다.

1998년부터 화장품 완제품 및 성분에 대한 동물 실험을 금지한 영국은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한 최초의 국가였다. 이후 2004년 유럽연합(EU)은 화장품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했고 2013년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도 금지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2월부터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체 실험법이 없는 경우 등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이전부터 화장품 판매의 필수조건으로 동물실험을 강제해 왔기 때문에 국제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일반 화장품에 한해 동물실험 면제 조치를 시행해왔다. 또 수입 화장품 중에 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통해서만 판매하는 제품에 한해서도 동물실험을 면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수입 일반 화장품에 대한 동물시험도 결국 폐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물실험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동물실험 금지에 앞장서 왔던 영국은 20여 년간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해왔으나 최근 동물 실험 재개 입장을 밝히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volue, Smashbox, Lush 등 중국 진출에 호재  

화장품 업체들에 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규모와 잠재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ior)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5199억 위안을 기록해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화장품 소비국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일부 화장품 기업은 동물실험이 의무인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보이콧하며 거부해왔다. 동물실험을 반대하며 중국 시장 진출을 포기한 화장품 기업으로는 Evolue, Smashbox 등이 있으며 The Body Shop, Aesop 등 화장품 브랜드도 동물실험을 피하기 위해 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통해서만 중국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이들 화장품 브랜드들이 단번에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 중국 선양무역관은 “수입 화장품에 대해 반드시 동물실험을 받도록 했던 중국에도 새로운 변화돼 올해 5월 1일부터 중국에 수입되는 일반화장품의 동물실험은 사실상 면제된다”며 “업계에서도 동물실험 폐지가 친환경, 비건 브랜드의 중국 진출에 길을 열고 중국의 화장품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물실험에 따른 비용도 문제이지만 시장에 적기에 편리하게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기 때문에 우리 화장품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라며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의 대부분이 일반 화장품에 속하다는 점에 감안할 때 이번 법 개정은 K-Beauty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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