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팜뉴스] 정부의 의료개혁일환으로 지난 98년 정책방향이 정해진 의약품물류조합이 2년 이상 경과한 현재까지 표류하다 이제 겨우 1차 조합원모집을 마감하는 등 첫발을 내딛었다.


도매유통선진화는 외자계 유통업체가 국내 상륙을 시도한 지난 96년부터 제기된 현안임에도 도매업계가 그동안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지 못한 채 시간을 끌어왔다.


가칭 한국의약품물류협동조합이 작년 11월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창립총회 일정 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며 조합원 가입을 2차례씩이나 연장하면서 지난달말까지 접수를 마감했다.


조합측은142개업소가 등록했고 이들 업체중 상당부분은 신청서만 제출한 채 눈치만 살피는 엉거주춤한 상태이며 출자금 전액을 납부한 업체는 절반 이하로 알려졌으나 조합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다.


의약품물류조합을 비롯 물류센터 설립은 외자계 유통업체 쥬릭이 한국상륙을 공식발표한 96년부터 제시된 사항이다. 그러나 4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유통개선을 위한 아무런 진전이 없다. 도매업계의 유통개선은 외자계 유통업체 및 대기업의 의약품 시장 참여를 억제하는 수단으로만 활용했을 뿐 앞서가는 선진유통 수용에는 관심도 없이 시간만 낭비한 것이다.


구색도매설립, 부산경남지역 중심의 물류센터 설립, 서울시 약경협협력도매업소 중심으로한 공동배송 창고 등 그럴사한 유통개선방안이 제시됐으나 현재 아무것도 성공한 것도 없이 모두 원점에서 멤돌고 있다.


오히려 물류조합 설립 당위성을 제시했던 외자계 유통업체는 버젓히 국내 시장에서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반해 이에 반발했던 도매업소들은 협력업체로 선정돼 의약품을 공급받고있다.


도매업계가 외자계 유통업체 국내 진출설이 제기됐을 당시부터 유통선진화를 도모했다면, 아니 지난 98년 정부의 유통개선안이 제시됐을 때부터라도 수용했더라면 현재 의약분업이라는 제도개혁앞에 도매업계가 유통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약분업을 맞이함으로써 자사의 이익챙기기에 급급하고 특정 제약사 거점도매로 선정되기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비애를 느끼게 하고 있다. 또한 부실업소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부도가 발생하는 등 9, 10월 연쇄부도가 예고되고 있다.


이같이 악화된 상태에서 도매업체들은 과연 의약품물류조합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전혀 회원사들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안됐다는 뜻이다.


최선정 복지부장관이 물류조합설립 당시 복지부차관으로 활동하면서 관련 회의를 주제한 만큼 앞으로 조합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정부는 4일 의약품물류협동조합 구성·운영에 관한 시행령 시안을 만들어 물류센터 설립 근거를 뒷받침하는 등 본격적인 하위법 정비에 들어갔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추진 의지보다 실질적 주인이될 도매업계와 제약사들의 적극성이다. 현재와 같이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번도 정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은 물류조합을 과연 믿고 출자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주변의 시각을 의식, 마지 못해 등록했다는 도매와 제약사도 적지 않다.


의약품물류조합은 이제라도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위기에 직면한 도매업계가 기대와 희망감을 갖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대전환하지 않으면 조합설립 자체가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보다 도매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언제까지 %나 챙기는데만 혈안이 될 것인가. 보다 거시적 안목으로 유통업계가 기둥을 튼튼히 하고 과학적 체제를 확립할때가 왔다. 더 이상 목전의 이익에만 연연한다면 그야말로 다같이 사장하는 길 밖에 없기때문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