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상반기 대체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갈등과 미국 관세 전쟁 및 통상 협상 등 상반기 내내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대형사부터 중견사에 걸쳐 일부 제약사들은 역성장을 기록하거나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팜뉴스가 2025년도 1~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형 및 중견 상장 제약바이오사 5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에 매출액이 전년(2024년 상반기) 대비 증가한 기업은 37곳으로 확인됐다.
조사대상 전체 기업의 1~2분기 누계 매출액은 17조 50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조 8209억원보다 10.7% 성장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이번 상반기 50개 제약사들의 총 영업이익은 2조 2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4457억원 대비 55.7% 늘어났다.
다만, 개별 기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다소 희비가 엇갈렸는데 2025년 상반기에 외형이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한 곳이 13곳이었으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19곳,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거나 지속되는 회사는 6곳으로 집계됐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반기 매출 2조원 시대 개막…유한은 역대 최초 1조원 돌파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하며 반기 매출 2조원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에 매출 2조 5881억원, 영업이익 962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0%, 46.7% 증가한 수치다. 일찌감치 1분기에 '1조 클럽'을 확정지은 데 이어 반기 만에 2조원을 훌쩍 넘기는 매출을 달성한 셈이다.
이러한 실적은 4공장 본격 가동과 바이오시밀러 수출 호조가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4공장 수율을 빠르게 안정화하며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은 2025년 2분기 누계 매출액 1조 8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918억원으로 345.7%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라면 내년부터는 삼바의 뒤를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반기 매출 2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상반기에 고마진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인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스테키마 등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라며 "오는 하반기에는 4종의 신제품(옴리클로·앱토즈마·아이덴젤트·스토보클로·오센벨트)이 준비돼 있어 추가적인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맏형 유한양행이 역대 최초로 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상반기에 매출액 1조 705억원, 영업이익 56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94.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익성 증가가 눈에 띄었는데, 이는 폐암 신약 '렉라자'의 일본 상업화에 따른 얀센의 마일스톤 수령(약 207억원)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2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전년 대비 상승한 255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제약사들은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녹십자와 대웅제약은 2025년 2분기 누계 매출액이 각각 8840억원, 7619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외형 성장을 보였고 영업이익도 353억원, 965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하며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종근당은 올 상반기에 매출액 8358억원으로 10.2%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이 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9% 줄었다. 광동제약과 한미약품은 각각 매출액이 8028억원, 7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3.8% 역성장하며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HK이노엔과 보령은 매출액 5104억원, 492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2%, 0.6% 증가한 실적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HK이노엔 449억원으로 7.9% 늘어난 반면 보령은 362억원으로 –0.5% 감소했다.
# 매출 2000억원 이상 중대형 제약사들, 성장세는 SK바사·수익성은 제일약품
상반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중대형 제약사들 또한 상위 제약사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중에서 두 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동국제약, 동아ST,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제약, 휴젤 등으로 나타났다.
먼저 동국제약은 2025년 상반기 매출액 4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성장했고, 동아에스티는 매출이 14.7% 증가하며 3760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3206억원으로 29.3% 성장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545.1% 증가한 3164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성장률은 조사대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급성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작년에 인수한 독일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의 실적이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띈 기업은 제일약품이었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172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103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또한 동국제약, JW중외제약, SK바이오팜, 휴온스, 일동제약, 셀트리온제약, 휴젤 등은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 중견·중소 제약사로 갈수록 커지는 양극화…상위사와 격차 '심화'
반기 매출 2000억원 미만의 중견 및 중소 제약사들의 경우, 외형 성장 면에서는 앞서 대형사들과 비슷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양극화가 보다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견·중소 제약사 중에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역성장을 기록한 곳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2025년 상반기 매출액 1417억원·전년비 성장률 1.7%↓), 영진약품(1265억원·0.4%↓), 환인제약(1243억원·0.7%↓), 동구바이오제약(1187억원·5.4%↓), 삼일제약(1060억원·2.3%↓), 대한뉴팜(1017억원·0.7%↓), 종근당바이오(837억원·13.2%↓), GC셀(825억원·4.6%↓) 등으로 확인됐다.
또한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흑자는 유지했으나 영업이익 규모가 축소된 곳은 삼진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테라젠이텍스, 영진약품, 경보제약, 메디톡스, 환인제약, 동구바이오제약, 하나제약, 팜젠사이언스, 종근당바이오 등으로 집계됐다.
또한 삼천당제약과 삼일제약의 경우, 영업이익이 2024년 상반기에는 흑자였다가 올해에는 적자로 전환했으며 GC셀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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