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는 의료진과 제약사 마케팅·영업·의학부 등 업계 관계자 대상으로 명의처방 코너를 진행합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의약품을 처방한 임상적 근거를 소개하고, 임상 현장에 도움이 되는 정확한 질환, 의약품 정보를 전달합니다.<편집자주>

 

[팜뉴스=김민건 기자] 아토피피부염(이하 아토피)은 염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환자마다 병변 위치·양상·강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이질성이 큰 질환이다. 일부 환자는 전신에 병변이 퍼지고, 다른 환자는 얼굴·목 등 특정 부위에 집중되기도 한다. 또 진물이 나오는 심한 염증부터 단순 건조한 상태인 환자까지 병변 양상도 폭넓다.

아토피는 이질성이 높은 질환이지만 만성 질환이기도 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지난 2018년부터 국내에서 사용해 온 듀피젠트(두필루맙) 등 생물학적 제제가 효능에 더해 풍부한 장기 안전성을 토대로 의료진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은 이유이며, 듀피젠트를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경향이 많았던 배경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올해 3월 전까지 생물학적 제제와 JAK억제제 간 교차 투여 시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지 않았다. 한 가지 약제만 사용해야 했고 치료 전략을 세울 때 안전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했던 만큼 과거 장기 치료 관점에서 듀피젠트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 투여 시 보험 급여를 인정하기로 했다. 초기 치료부터 환자별 아토피 이질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유연하게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이 마련됐다.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국내 아토피 치료에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온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 가지 약제만 선택 가능한 과거에는 이질성이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장기 치료 관점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환자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생물학적 제제를 우선 처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교체 투여 급여가 가능해지면서 초기부터 JAK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가 더 적합한 환자를 구분해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치료 환경에서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이질성이 심한 중증 아토피 치료에서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가려움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 교수가 선택하는 약제 중 하나가 JAK억제제 린버크(우파다시티닙)이다. 장 교수는 왜 가려움증이 심한 아토피 환자에서 린버크를 선택했을까.

장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가려움증을 치료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줄여주면 피부 병변 호전 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삶의 질은 빠르게 개선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측면에서 린버크는 IL-4/13 경로뿐만 아니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주요 사이토카인인 IL-31등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가려움증을 보다 빠르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아토피 같은 면역 질환에서 조기 억제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린버크는 다양한 사이토카인 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기전이라 피부 염증 또는 가려움증이 심한 중증 환자에서는 JAK억제제가 생물학적 제제보다 더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 급여로 교체 투여가 수월해지면서 중증 아토피 이질성에 맞는 JAK억제제 또는 생물학적 제제 맞춤형 치료 시대가 활짝 열렸다.

장 교수의 실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어떤 환자에게 린버크가 최적의 효과를 보였는지, 왜 가려움증이 심한 환자에게 선택했는지, 환자 증상에 맞는 치료제 선택이 왜 중요한지 '처방 증례'를 소개한다.

장 교수는 "가려움증은 의료진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 눈에 보이는 염증 반응, 즉 피부 병변 개선을 1차 평가 기준으로 많이들 삼는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느끼는 가려움증 개선 정도가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린버크 등 JAK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대비 가려움증 조기 억제 장점 많아

장 교수는 린버크 같은 JAK억제제가 가려움증을 조기에 억제하는 데 있어 생물학적 제제 대비 더 많은 장점이 있다고 본다.

현재 JAK억제제로는 JAK1/2를 억제하는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JAK1을 억제하는 린버크, 시빈코(아브로시티닙)가 있다. JAK억제제 간에도 환자별로 더 적합한 약물이 있기는 하지만 유사한 기전상 임상적으로는 그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장 교수 설명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다수 연구에서 린버크 30mg이 효과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전상 세 약물 간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 약제 개발 과정에서 차이, 표적에 얼마나 특이적으로 결합하고 선택성을 갖느냐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생기며 결국 환자 개별 반응에서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그 첫 사례는 듀피젠트에서 린버크로 교체 투여한 환자이다. 이 환자는 몸통 부분에서 아토피 효과는 개선했지만 노출이 많은 부위에서 효과가 충분하지 못 했으며 가려움증도 심한 상태였다.

<증례 1> A씨(여성, 40대) 듀피젠트 투여에도 머리와 목 부위 아토피 개선 불충분, JAK억제제로 교체

▲ 2020년 10월, 첫 내원 당시 EASI  점수 26.3점, WP-NRS 8점으로 중증 진단

▲ 2021년 1월, 듀피제트로 치료 시작. 피부 병변과 가려움증 모두 어느 정도 개선(EASI 4 / WP-NRS 6)

▲ 2021년 10월, 듀피젠트 투여 26주차 평가에서 머리와 목 부위 아토피 지속 악화(EASI 6 / WP-NRS 4)

▲ 2022년 2월, 환자와 상의해 린버크 15mg으로 변경

▲ 2022년 12월, 린버크 투여 40주차 평가에서 머리와 목 부위 아토피 외에도 전체적인 피부·가려움증 크게 개선(EASI 3.1 / WP-NRS 1)

장 교수 환자 중 첫 번째 사례는 40대 여성으로 내원 당시  EASI  점수 26.3점, WP-NRS 8점으로 전형적인 중증 아토피였다. 몸통 외에도 얼굴과 목 부위에도 아토피 증상이 있었고 첫 치료제로 듀피젠트를 사용했다.

얼굴과 목 아토피는 환자 고충이 가장 큰 부위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에는 두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장 교수는 ▶첫째로 기존에 있던 얼굴과 목 부위 병변이 얼마나 빠르게 호전하는지 ▶ 둘째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염증 반응, 특히 홍반이 얼굴과 목 부위에 발생하지 않는가를 봐야 한다고 했다. 

IL-4 수용체를 차단해 IL-4와 IL-3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의 듀피젠트를 사용하면 다른 면역 경로가 상대적으로 활성화 돼 기존 염증 반응이 없던 얼굴과 목 부위에 염증 반응이 새로 발생할 수 있다.

A씨도 그러한 경우였다. 치료 초기 얼굴에 홍반이 심하지 않았지만 투약 3개월 시점부터 새로운 홍반과 염증 반응이 나타나 1년차까지 이어졌다. 

장 교수는 "환자가 상당한 불편감을 호소해 린버크 15mg으로 전환해 4주간 치료했으며, 얼굴 염증이 현저하게 호전되 모습이 관찰됐고 효과는 40주까지도 유지됐다"며 다른 억제 기전의 린버크로 교체하면서 홍반 반응이 없어졌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증례 1> A씨(여성, 40대) 교체 투약 이후 효과

 

장 교수는 린버크와 듀피젠트를 직접 비교한 임상 연구(Heads up) 결과를 설명하며 "린버크 투약 환자군은 1주차부터 얼굴과 얼굴·목 부위의 EASI 75 도달율이 듀피젠트 보다 더 높았다. 4주차에 EASI 90과 100 도달율 역시 더 높았고, 이러한 효과는 24주까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린버크는 아토피 주요 기전인 제2형 염증 반응 뿐만 아니라, 다른 염증 반응 경로를 함께 억제해 얼굴·목 부위 염증 반응을 줄이는데 뚜렷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얼굴·목 이외 피부 병변 역시 린버크 투여 후 더욱 뚜렷한 개선을 보였으며, 이와 관련한 임상연구 데이터들도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는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했는데, NRS(가려움증 평가 지수)가 8점이었다. 장 교수는 "매우 높은 수치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고 했다.

NRS는 0점(전혀 가렵지 않은 상태)에서 10점(견딜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가려움)까지 환자가 직접 일주일 간 가려움증 정도를 평가한다. A씨는 린버크 치료 후 가려움증 점수가 뚜렷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투약 40주차부터 NRS 점수가 1점까지 낮아졌다. 장 교수는 "이 환자는 듀피젠트 투약으로 몸통 병변은 호전했지만 얼굴·목 부위는 오히려 악화하는 반응을 보였고, 린버크로 교체한 후에는 전신 병변과 함께 얼굴·목 병변, 가려움증까지 효과적으로 잘 조절된 사례다"고 했다.

첫 내원 당시 EASI 26.3점이었던 A씨는 전체적인 아토피 증상이 조절됐지만 노출이 많은 얼구과 목 부위 병변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 환자는 상당한 심리적 부담이나 불편감을 가질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평가 지표(그림)

A씨 사례는 생물학적 제제 투약으로 몸의 증상은 완화되더라도 얼굴에 새로운 염증이 발생하거나,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효과적인 치료 대안으로 린버크를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처방 증례다.

아래는 A씨 처방 관련 장 교수와 일문일답.

▶이런 상황에서 아토피피부염이 다시 심해질 수도 있나

"중증 아토피는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때문에 반감기가 긴 주사제만을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투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린버크의 또 다른 장점이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린버크는 15m와 30mg 두 가지 용량이 있어, 어떤 환자가 40주차까지 잘 호전되다가 갑자기 증상이 다시 악화된다면 기존 15mg에서 30mg으로 증량해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

이후 증상이 안정되고 호전이 유지되면 15mg으로 감량하는 등 상황에 따른 유연한 치료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린버크는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용량 조절이나 테이퍼링에 부담이 덜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환자의 질환 경과에 따라 유연한 치료가 가능하다."

▶Heads up과 같은 직접비교 임상연구가 의료진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매우 의미가 있다. 간접적으로 수치만 비교하는 연구들로는 실제 임상에서 치료 결정을 내릴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린버크가 직접 비교 임상연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그만큼 치료 효과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생각한다."

▶A 환자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

"현재까지도 린버크 15mg로 잘 유지하고 있다. 이후 증상이 갑자기 심해진다면 린버크 30mg로 증량하는 방안을 고려할 예정이다."


<증례 2> B씨(남성, 20대) 극심한 가려움증이 완전히 없어진 효과를 본 증례

▲ 2021년 12월, EASI 14.6 / WP-NRS 7으로 확인, 린버크 15mg으로 비급여 치료

▲ 2022년 1월, 4주차(첫번째 평가)에 가려움증이 전혀 없는 상태(WP-NRS 0)를 빠르게 달성(EASI 12.7 / WP-NRS 0)

▲ 2022년 4월, 16주차 평가에서도 가려움증이 전혀 없는 상태 유지, 피부 병변도 뚜렷한 개선(EASI 6 / WP-NRS 0)

▲ 2023년 10월(88주차) 까지 린버크 치료 유지. WP-NRS 0~3점 / EASI 5.4~5.9점으로 낮은 수준 지속 유지

두 번째 처방 증례는 극심한 가려움증을 겪었던 20대 남성 환자다. 이 환자는 피부 병변 보다 가려움증이 훨씬 큰 문제였다. 장 교수는 생물학적제 제제보다 린버크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 판단은 적중했다. 장 교수는 이 환자가 린버크 투약으로 가려움 증상을 완전히 개선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치료 시작 당시 환자의 EASI 점수는 14.6점으로 보험급여와 산정특례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NRS는 7점으로 매우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상태였다. 장 교수는 가려움증이 주된 고민이자 치료 목적이었기에 비급여로 린버크 처방을 결정했다.

환자는 린버크 투약 4주 만에 NRS 점수가 0점까지 감소해 '가려움증이 전혀 없는 상태'를 달성했다. 매우 빠른 효과를 본 것이다.

장 교수는 "린버크 투약 4주 후 NRS가 0점이 됐지만 이미 1주 시점에서도 상당한 가려움증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가려움증을 조기에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는 약제다"고 설명했다.

 B씨(남성, 20대): 극심한 가려움증이 완전히 없어진 개선 효과를 본 케이스
B씨(남성, 20대): 극심한 가려움증이 완전히 없어진 개선 효과를 본 케이스

 

이후 B씨의 NRS 점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피부 병변도 잘 조절됐다.

장 교수는 "아토피 환자의 삶의 질은 피부 병변 개선도 중요하지만 가려움증을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냐에 따라 더욱 빠르게 향상할 수 있다. 환자의 가려움증 정도를 의사가 체감할 수 없기에 임상적으로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눈에 보이는 병변 외에도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에 더 초점을 맞춘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체 투여 급여 적용 이전까지는 국내 임상 현장에선 한 가지 약제만 선택해야 했다. 오랜 기간 사용하며 안전성과 효과 데이터를 축적한 듀피젠트를 우선적으로 선택한 이유다. 당시 비급여로 사용해야 했던 린버크 15mg 한 달 약가는 60만 원 정도로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었다. 

그러나 린버크는 1주일만 사용해도 가려움증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었다. 장 교수는 실제 린버크 효과를 많이 경험하면서 "비급여 처방 시 한 달 분이 아닌 1주일 분만 먼저 처방하고 이후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한된 환경에서 좀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고민한 끝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까지 덜어낸 방법을 찾은 셈이다.

린버크의 또 다른 장점은 앞서 A씨 사례와 같이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B씨도 40주차에 증상이 다소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계속 투여하면서 증상이 안정돼 30mg으로 증량하지 않고도 조절 가능했지만, 용량 조절 선택 옵션이 있다는 것은 임상 현장에서 전략처 차이를 가져온다.

장 교수는 "약의 효과가 떨어졌다기보다는 환경적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88주 정도 사용했을 경우 (증상이 악화된다면)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30mg으로 증량을 권고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15mg으로 감량하는 등 환자의 증상 경과에 따라 유연하게 용량을 조절하는 전략을 사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아래는 B씨 처방 관련 장 교수와 일문일답.

▶린버크 같은 약제를 비급여로 먼저 단기간 써보고 반응을 본 뒤 급여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한가.

"만약 환자가 경제적인 부담으로 린버크를 더 이상 비급여로 사용할 수 없다고 가정하면, 아토피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기존 보험급여 기준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를 1주일 간 사용하고,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 같은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EASI 23점 이상일 경우 중증으로 간주하며,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를 통해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 처방이 가능하다. 

이 경우 환자가 다시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면, 린버크를 사용했던 과거 치료 반응과 가려움증 개선 경험을 고려해 린버크를 재선택하는 것이 매우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약제를 선택할 때는 환자와 상의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인가.

"그렇다. 약제 선택 시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특정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할 만한 의학적 이유가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보다 안전성이 입증된 생물학적 제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러한 문제가 없다면 JAK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같은 면역 질환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조기에 강하게 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토피 뿐만 아니라 건선, 원형탈모증 등 다른 면역 질환에서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에 좀 더 적합한 약제는 생물학적 제제보다는 JAK 억제제라고 생각한다. JAK 억제제로 초기에 면역 반응을 강력하게 억제한 후,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생물학적 제제로 교체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초기 단계에서 JAK 억제제를 선택하는 환자는 빠른 면역 억제가 필요한 증상이 심한 아토피 환자에 해당하고, 생물학적 제제를 먼저 선택하는 환자는 안전성을 더 중시해야 하는 환자들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B 환자가 군 입대를 하면 치료제는 어떻게 처방받아야 하나.

"대리 처방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지만, 군 복무 중인 경우나 요양병원 혹은 외국에 있는 경우 등 예외적으로 대리 처방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예를 들어, 군대에 있는 환자가 자신의 피부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보호자에게 전송하면, 이를 기반으로 의료진이 상태를 확인하고 가족이 대신 방문하여 처방을 받을 수 있다."

▶군대에 있거나 해외 방문 등의 경우 주사제보다는 경구제가 편리한가.

"경구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복약 편의성이다. 특히 청소년 아토피 환자들의 경우 경구제 장점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청소년들은 일반적으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입시생처럼 학업 부담이 큰 시기에는 자가 주사가 가능하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해 경구제를 선호한다."

▶아토피로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나.

"병역 판정은 아토피 중증도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일반적인 경증 환자는 군 복무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피부 병변이 매우 심하거나 손바닥, 손등 등 기능적 사용 부위에 심한 병변이 있는 경우 또는 총기 사용 등 특정 군사 활동에 지장이 예상될 정도로 심한 중증 환자는 예외적으로 군 복무가 면제되거나 보류될 수 있다. 정확한 판단은 군의관과 병무청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등급이 산정될 것이다."


<증례 3> C씨(10대, 여성) 기존 약제 개선 효과 없어, 청소년기 조기 증상 조절 위해 린버크 처방

▲ 3살 때부터 아토피 겪어. 2022년 3월 EASI 14.8, WP- NRS 5점으로 중등증인 상황에서 린버크 15mg 치료

▲ 2022년 4월, 4주차(첫번째 평가)에 피부 병변이 크게 개선되고 가려움증이 거의 없는 상태(WP-NRS 1)를 빠르게 달성(EASI 6.6 / WP-NRS 1)

▲ 2022년 12월(40주차)까지 린버크 치료를 유지했으며, WP-NRS 점수는 1점 내외 / EASI 점수는 5.7에서 6.4로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 유지

마지막 환자는 10대 여성으로 3살 때부터 아토피를 겪어왔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경험이 있었고 2022년 3월 내원 당시 EASI 14.8, WP- NRS 5점의 중등증 상태로 항히스타민제를 비롯해 기존 치료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장 교수는 청소년기 아토피를 보다 효과적으로 조기에 조절하자는 판단으로 린버크 처방을 결정했다. 청소년기 아토피를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면 성인기에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청소년기는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고 이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C 환자는 치료 의지가 굉장히 강했고 환자의 EASI, NRS 점수만 보면 꼭 린버크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EASI 점수가 점점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었고 가려움증 역시 악화돼 성인이 된 후 더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환자는 린버크 투약 4주차 첫 번째 평가부터 피부 병변이 크게 개선되고 가려움증이 거의 없는 상태(WP-NRS 1)를 빠르게 달성했다. 이후 40주차까지 효과를 유지해 가려움증은 물론 피부 병변에서도 개선이 있었다. 이처럼 빠른 효과는 장 교수가 린버크를 청소년 환자에게 처방한 의도와 맞아떨어졌다. 

 C씨(10대, 여성): 기존 약제 개선 효과 없어, 청소년기 조기 증상 조절 위해 린버크 처방 청소년
C씨(10대, 여성): 기존 약제 개선 효과 없어, 청소년기 조기 증상 조절 위해 린버크 처방 청소년

 

장 교수는 "청소년 환자는 보통 말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대신 설명하는 많다. 이 환자는 적극적으로 증상을 표현했다. 가려움증이나 피부 병변, 특히 노출 부위 병변으로 인한 어려움을 본인이 직접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며 그래서 보다 적극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한 환자가 과거 천식이나 알레르기 경험이 있었음에도 듀피젠트가 아닌 린버크를 처방한 이유에 대해서는 "환자는 천식, 비염 병력이 있기는 했지만 당시 매우 심한 상태가 아니었고 결국 주요 문제는 피부 병변과 가려움증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아토피 이후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알레르기 질환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라고 하는데, 알레르기 동반 질환이 심하지 않다면 JAK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한 접근이다. 그 증상이 매우 심해 알레르기나 천식 치료가 더 중요하다면 가장 많은 근거와 경험을 축적한 치료제가 듀피젠트 같운 생물학적 제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C 환자 사례를 통해 환자와 의사의 기대치가 일치하는 게 치료에 매우 중요함을 전했다. 그는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데 의사는 소극적인 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환자는 안전한 치료를 원하지만 의사가 공격적인 치료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선 결국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래는 C씨 처방과 관련한 장 교수와 일문일답.

▶린버크 처방 후 효과는 언제부터 나타났나.

"린버크를 사용하면 2주 이내에 환자가 만족하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했듯이 보통 1주일치 먼저 처방을 하는데, 실제로 1주 정도만 사용해도 가려움증이 환자 스스로 느껴질 만큼 크게 감소한다. 그리고 2주 정도가 지나면 피부 병변도 눈에 띄게 호전되며, 염증 반응 역시 빠르게 개선되는 양상을 보인다."

▶C씨의 경우 치료 중간에 NRS 수치가 증가한 시기가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 특별한 원인 없이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아토피 자체 특성 때문일 수도 있다. 당시에는 린버크 30mg가 허가되지 않아 청소년에게는 사용할 수가 없었는데, 현재는 사용할 수 있다. 당시에도 사용할 수 있었다면 28주차 시점에서 30mg으로 증량을 고려했을 것이다."

▶치료 과정 중간에 여드름을 경험한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한 관리 방법이 있는지.

"청소년 환자들에게 JAK 억제제 사용 시 여드름이 나타날 수 있다. 이 환자도 그런 사례 중 하나로 4주차에는 여드름이 다소 심했다. 16주차에는 어느 정도 완화했고 28주차와 40주차에는 더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환자가 여드름이 생겨도 연고(국소 도포제)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했다. 그리고 환자들이 아토피로 매우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여드름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실제로 린버크를 사용하면서 생긴 여드름은 국소 치료와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경험상 여드름이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린버크 처방을 중단한 경우는 없다."

▶청소년 환자에게 린버크 처방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청소년 환자들은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먹는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며 조절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청소년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커서 시험 기간에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아토피피부염이 호전되는 사례도 많이 경험했다. 

이처럼 학업 혹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아토피의 주요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주사제를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맞기보다는, JAK 억제제로 생활 패턴이나 스트레스 정도에 맞춰 복용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 기간에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면 린버크를 30mg으로 증량하고 방학이 되서 증상이 안정되고 MDA가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15mg으로 용량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유연한 치료가 가능하다. 이처럼 환자 증상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이 가능한 것이 JAK 억제제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장 교수와 중증 아토피 치료와 린버크 처방 관련 종합 일문일답.

▶처방 증례를 설명한 환자들은 현재 급여로 린버크를 처방받고 있나.

"이 환자들에게 린버크를 처방할 당시에는 한 가지 약제에 대해서만 급여를 인정해주었던 때라서 비급여로 처방을 받았다. 교체 투약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에서 어떤 식으로 최적화된 교체 투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토피 전문가들이 어떤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약제를 선택하고 있는지 등은 좀 더 임상 경험이 축적돼야 명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처방 패턴 변화나 가이드라인과 일치 여부를 논의하기보다, 내년 상반기나 늦어도 하반기쯤 다시 한번 임상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임상적 데이터와 경험은 최소 1년에서 길게는 2~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의미 있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본다. 해당 시점에서 어떤 식으로 적절한 치료 옵션이 제공되고 있고, 실제로 처방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3차 병원에서 아토피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나.

"사실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는 1차 병원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JAK 억제제 같은 경우에는 잠복 결핵이나 간염 같은 검사들을 사전에 체크해야 하며, 또 급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일정 기간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정기적인 혈액 검사나 혈압 체크 등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특히 사이클로스포린을 사용할 때는 고려해야 할 임상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개원가에서는 사용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JAK 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는 주로 3차 병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1,2차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울 경우 3차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그래서 개원가 의료진을 대상으로 새로운 약제가 출시되면 약제 업데이트나 정보를 지역 내에서 함께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약제들이 있고, 어느 정도의 중증도를 가진 환자일 경우 3차 병원으로 빠르게 전원하면 저희가 적절한 치료 옵션을 제공해 드릴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처럼 개원가와의 소통이 효과적인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잘 구축해 두는 것이 결국 중증 환자들이 보다 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린버크 등 표적치료제들이 도입되며 EASI 90/100, WP-NRS 0/1 동시 달성이 가능해졌는데, 이러한 치료 목표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가장 이상적인 것은 증상이 없고 재발도 하지 않는 완치다. 하지만 완치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의료진이 보는 최선의 목표가 MDA(Minimal Disease Activity, 최소 질병활성도 / EASI 90과 WP-NRS 0/1 동시 달성)이다.

MDA는 환자가 평가하는 가려움증과 의사가 평가하는 피부 병변 정도가 중요하다. EASI 90/100은 환자 피부 병변의 처음 상태를 100으로 놓았을 때, 그로부터 90%나 100% 감소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WP-NRS 0/1은 지난 24시간 동안 가려움증이 가장 극심했을 때의 점수가 0-1점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MDA는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고의 치료 목표다. EASI 90 이상, WP-NRS 1 이하를 동시에 충족했을 때 MDA를 달성했다고 판단할 수 있고, 처방 형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시점의 기준이다."

▶동일 계열 약제 간 교체 투여 시에도 보험급여가 적용된다면 MDA 달성에 유리해질 것 같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한피부과학회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이 앞으로 해소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현재는 약제들이 계속 새롭게 출시되고 시점이고, 약제 간의 교체를 논의할 수 있는 데이터가 확보돼 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동일 계열 약제 간 교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회에서도 환자들이 보다 적합한 치료 옵션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치료제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어떤 치료제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나.

"물론이다. 신이 아닌 이상 모든 환자에게 딱 맞는 약제를 하나씩 정확히 골라내어 최적의 약제를 쓸 수는 없다.

나 역시 어떤 환자는 처음부터 생물학적 제제가 더 맞지 않았을까, 혹은 JAK 억제제를 먼저 썼다면 장기적인 경과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하게 되는 경험들이 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결국 임상 경험으로 축적되고, 약제 데이터와 환자 반응들이 더해져서 앞으로 더 최적의 약제를 선택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현재도 다양한 약제들이 계속 새롭게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약제의 장단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야 최적의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는데, 린버크는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됐기에 적합한 환자군에 맞춰 처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한다면

"모든 약제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이 약제는 90점, 저 약제는 100점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린버크가 적합한 최적의 환자군이 있을 것이고, 다른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에 대한 최적의 환자군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최적의 환자군을 얼마나 잘 찾아내느냐, 약제별로 처방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임상 경험과 기존에 축적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그런 것들을 잘 통합하여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러한 기준에 기반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의사로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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