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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자금 조달을 선언한 가운데 기존 투자자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에 눈길이 쏠린다. 최근 재무적투자자(FI)가 엑시트(exit)한 터라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FI보다는 긴 호흡으로 접근할 전략적투자자(SI)의 참여가 언급되면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 이전과 더불어 투자한 이력이 있기에 후속 투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권 매각까지 염두한, 말 그대로 배수의 진을 친 투자 유치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은 일련의 비우호적 이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올 4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로 개발에 나선 BBT-877의 글로벌 2상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주가를 좌우한 중대한 이슈로 지목됐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 임상 결과에 따라 업사이드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이벤트에서 기대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여파는 컸다. 글로벌 2상 임상의 결과가 공시된 뒤 주가는 그야말로 수직 추락했다. 9000원 수준의 주가는 최근 700원 안팎이다. 동전주로 전락한 셈이다.
이전에는 관리종목 리스크도 불거졌다. 최근 3년 가운데 2년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규모가 50%를 초과한 탓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음에도 주가는 강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2상 임상에 거는 기대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패의 후폭풍이 거대할 수밖에 없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우호적 이슈들이 연달아 불거지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측이 택한 타개책은 자금 조달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전략적 제휴와 더불어 재무적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투자로 인한 경영권 변동의 각오도 단단히 한 모습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투자 유치로 쏠린다. 자금 조달의 가능 여부와 함께 투자에 나설 후보에 이목이 모아진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측은 FI와 SI 모두 열어두고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FI보다는 SI에 집중하고 있다. FI가 최근 엑시트한 이력 탓이다.
벤처캐피탈(VC) UTC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공시를 통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보유 지분율이 9.19%에서 1.58%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올 4월 보유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 123만4322주를 장내매도했다. 매도 단가는 주당 1465원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글로벌 2상 임상 실패를 공시하고 약 1주일 후의 거래다. 펀드별 보유 물량의 절반보다 넘게 팔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UTC인베스트먼트가 지분 일부를 처분한 건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보유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처분한 점에서 주가 추이에 대한 회의적 시그널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주가 추이와 FI 엑시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번 투자 유치에는 FI보다는 전략적 협업에 나설 SI 참여가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협업과 더불어 투자 이력이 있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의 움직임에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2017년 BBT-877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걸로 알려졌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BBT-877을 기술수출하면 그 개발·판매 수익의 45%를 배분 받는 조건도 포함된 걸로 전해졌다. 그리고 2017년과 2021년, 2023년 전체 98억원 규모로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올 1분기 말 기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지분 가치는 약 176억원이다. 주당 7800원의 가치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급락한 탓에 이 가치는 약 16억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투자금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오랜 협업을 이어가며 사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투자자보다 높을 걸로 내다본다”며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투자한 이력을 감안하면 추가 투자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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