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설립부터 10년을 동고동락한 SV인베스트먼트의 회수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올 들어 엑시트(exit)에 속도를 낸 SV인베스트먼트가 나머지 지분 처리에 언제 나설 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주가 급락을 초래한 이벤트를 전후로 VC 사이 회수 시점의 차이가 존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올 1월부터 두 달 동안 보유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 69만5342주를 처분했다. 지난해 전환우선주(CPS)의 전환권 행사로 보유 주식 수를 늘린 뒤 올해 들어서는 처분에 속도를 내는 SV인베스트먼트다. SV인베스트먼트는 3가지 펀드를 통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을 들고 있다. 올 들어 지분 매각을 본격화하면서 보유 지분율은 기존 5.15%에서 4.15%로 줄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처분 단가는 5000원 안팎이다. 4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로 개발에 나선 BBT-877의 글로벌 2상 임상 실패 소식이 알려지기 전 처분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주가가 700원 안팎으로 추락한 점을 감안하면 SV인베스트먼트의 엑시트는 최악을 면한 셈이다.

SV인베스트먼트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대표적인 투자자로 꼽힌다. 설립 초기부터 투자하며 현재까지 10여년 동안 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2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30억원 투자 집행을 한 걸로 알려졌다.

이는 또 다른 VC인 UTC인베스트먼트와 비교된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보유 지분율이 9.19%에서 1.58%로 낮아졌다고 공시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올 4월 보유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 123만4322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처분 단가는 주당 1465원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처분 단가 대비 약 1/3 수준이다. UTC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매도 시점이 뼈 아플 수밖에 없다. SV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2상 임상 실패 전 주식을 던진 반면 UTC인베스트먼트는 실패 소식으로부터 약 1주일 뒤 매도했다.

일각에서는 VC 사이의 매도 시점에 차이가 난 데 주목하고 있다. 워낙 주가 변화가 큰 이벤트를 전후로 매도 시점이 엇갈려서다. VC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회사에 투자한 VC 사이에 중대한 이벤트를 기점으로 회수 시점이 갈린 점이 매우 흥미롭다”며 “SV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임상2상 실패 전 연달아 지분을 매각한 반면 UTC인베스트먼트는 실패가 알려지고 난 뒤 지분을 연거푸 처분한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는 큰 이슈 전후로 VC 사이의 엑시트 시점이 다른 건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며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라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VC마다 달랐을 수 있고, 나아가 VC별 정보 비대칭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남은 지분 처리 시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 215만1366주를 보유하고 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82만4216주를 들고 있다. 최근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진 만큼 단기간 내 지분 매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측이 경영권 매각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 유치에 나설 뜻을 피력한 만큼 투자 유치 결과를 지켜볼 필요 있다”며 “우량한 전략적투자자(SI)가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하면 지분 가치가 크게 뛸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유치 상황을 VC들도 예의주시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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