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암과 같은 중증 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질환 자체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환자는 살아가는 동안 행복하게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완치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혁신신약이 있다. 기존 치료제는 중증·희귀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충분한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혁신신약은 단순한 '약'이라는 한계를 넘어 치료 접근성 확대,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운영, 환자의 일상 회복까지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혁신신약이 한국 사회에 어떤 사회적 가치와 영향을 미치는지 조망한다. [편집자주]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20
한국화이자제약 프리베나20

[팜뉴스=김민건 기자] 지난 2023년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한 것은 다름아닌 폐렴이었다. 

폐렴을 비롯해 균혈증, 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지만 실상 심각성을 인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50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 감염은 76.5%나 된다.

한국 사회에서 폐렴 질환 부담은 고령에서만 두드러지는 게 아니다. 영유아에서도 폐렴구균은 균혈증이나 수막염, 폐렴, 중이염 같은 질병의 주요 원인균이다. 

수막염은 치사율이 100%이며 살아남더라도 10명 중 2~3명에서 난청이나 실명, 지적 장애, 뇌전증, 마비 같은 매우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어릴 때 보호하지 못한 폐렴구균이 평생의 상처를 남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작년 새로운 폐렴구균 백신을 선보였다.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가장 넓은 예방 범위를 가진 프리베나20이다. 

프리베나13에 새로 7가지 혈청형을 추가해 소아와 성인에서 폐렴구균, 수막염, 중이염 등 감염 예방 효과를 20~40% 높일 것으로 기대하는 혁신적인 백신이다. 

2018~2021년 국내 소아 침습성 감염으로 확인된 67건 중 54%가 프리베나20으로 예방 가능한 혈청형이었다. 이 가운데 소아 폐렴구균에서 가장 흔한 혈청형인 10A는 20건이나 됐는데 기존 백신의 예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프리베나20의 등장은 단순히 새로운 백신의 등장이 아니다. 폐렴 관련 질환 예방을 넘어 한국 사회를 지키는 새로운 백신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와 가치를 더한다.

▶ 백신 이상 추구하는 프리베나20, 한국 사회 미충족 수요 '조각'을 채우다

프리베나20은 현재 국내 허가된 백신 중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과 폐렴' 예방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가진다. 

기존에 화이자가 공급하던 프리베나13은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를 예방한다. 프리베나20은 혈청형 7개를 추가했다. 8, 10A, 11A, 12F, 15B, 22F, 33F까지 포함하며 13가 또는 15가 백신으로 부족했던 한국 사회의 미충족 수요를 맞추게 됐다.

프리베나20 예방 범위

 

프리베나20은 성인(3, 19A 혈청형 등)과 소아(10A) 감염에서 흔히 발견하는 혈청형을 모두 예방하는데, 국내 전 연령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한 질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국내 허가 기준에 따르 생후 6주에서 18세 미만의 영아, 어린이 및 청소년과 18세 이상 성인은 프리베나20 접종이 가능하다. WHO는 폐렴구균으로 인해 개발도상국 어린이 100만 명이 매년 사망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프리베나20이 새로 예방하는 7가지 혈청형은 ▶높은 침습성 질환 발생 가능성 ▶높은 질환 중증도 ▶항생제 저항성 등을 고려해 개발했다. 

화이자는 2000~2015년 12월까지 발표된 연구와 감시 보고서를 체계적으로 검색해 폐렴구균 백신 도입 이후 소아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유발하는 혈청형을 확인했다. 

연구 기간 사용한 폐렴구균 백신에 따라 혈청형 데이터를 7가, 10가, 13가로 구분한 뒤 메타 분석을 통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에서 가장 빈번한 혈청형이 12F, 22F, 24F, 33F인 것을 확인했다.

프리베나20의 가치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프리베나20은 메타 분석에서 빈번한 소아 침습혈청형 중 3개(12F, 22F, 33F)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기존 13가, 15가 백신의 예방 범위 밖에 있는 미충족 수요이다. 

특히, 국내 소아 청소년 대상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원인균 혈청형을 분석하면 2018~2021년 가장 빈번하게 확인한 혈청형이 10A이다.

폐렴구균 백신 중 10A를 예방 범위에 포함한 단백접합백신은 프리베나20이 유일하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전체 혈청형 중 54%가 프리베나20 혈청형 예방 범위에 있지만 기존 13가 백신은 11.9%에 그친다.

성인에서도 기존 백신의 예방 범위에 미충족 수요가 있다. 2018~2021년 질병관리청은 국내 성인 폐렴구균 감염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프리베나20에 포함한 20가지 혈청형은 전체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확인한 혈청형 중 51%(116건 중 59건)를 차지했다.

프리베나20의 등장은 폐렴구균을 접종을 단순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최근 대한감염학회는 2025년 성인예방접종 개정안에서 65세 이상 성인에 2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0)을 1회 접종하거나 15가 폐렴구균백신과 다당질 백신(PPSV23)을 순차적으로 접종을 권고했다. 

폐렴구균 백신을 1회 접종으로 단순화 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임상으로 입증한 가치, 안전성과 면역원성 모두 확보

프리베나20은 기존 백신의 한계를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백신이다. 혁신성은 단순히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했다는 점에 있지 않다.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사회에 필요한 혈청형을 포함했다는 데 있다. 데이터를 통해 프리베나20이 한국 사회에 왜 필요한 백신인지를 알 수 있다.

프리베나20은 폐렴구균 백신을 맞은 적 없는 성인 3902명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했다. 연령별로 18~49세(448명) ②50~59세(445명) ③60세 이상(3009명)으로 나뉘었으며, 이들을 18~49세 환자군과 50~59세로 구분해 각각 프리베나20과 프리베나13을 1회 접종했다.

프리베나20 소아 접종 임상 연구

 

60세 이상 환자군은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프리베나20과 프리베나13을 각각 1회 접종 후 식염수나 다당질 백신23가를 한 달 후에 접종했다. 단회 또는 다회 투여 후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 설계이다.

연구를 통해 프리베나20 투여군은 백신 접종 1개월 후 기능성 항체 평가 척도인 'OPA GMT(기하평균역가)'를 통해 면역 반응을 확인했다. 생성된 항체가 얼마나 폐렴구균을 죽일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아울러 프리베나13과 함께 공유하는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서 비열등성을, 새로 추가한 7개 혈청형(8, 10A, 11A, 12F, 15B, 22F, 33F)에서는 대부분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였다. 다당질 백신23가와 공유하는 혈청형 6종과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소아 대상 글로벌 3상도 프리베나20(1004명), 프리베나13(993명) 두 그룹으로 나눠 2, 4, 6, 12~15개월에 걸쳐 4회 접종한 결과를 비교 평가했다.

4회 접종 1개월 후 20가지 혈청형에 대한 lgG GMC(면역글로빈의 기하 평균 농도)를 확인했다. lgG GMC는 프리베나20 투여 후 항체가 얼마나 형성되는지 확인하는 기준이다.

프리베나20 투여군은 프리베나13과 공유하는 혈청형 13개에서 비열등성을, 새로 추가한 7개 혈청형에서도 3번을 제외하고 프리베나13 혈청형의 가장 낮은 lgG GMC를 보인 혈청형과 비열등성을 보였다.

프리베나13이 가지는 예방 범위에 더해 새로운 혈청형에서도 충분한 항체 반응으로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이터이다.

프리베나20 접종 3회차 1개월 후, 접종 4회차 1개월 후 OPA GMT(기하평균역가)를 2차 평가변수로 확인한 결과, 프리베나13과 유사했고 새로운 7개 혈청형에서는 더 높게 나타났다. 백신 접종 후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매우 낮았고 대부분 경미했다. 

▶예방 접종으로 저렴하게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 

프리베나20이 가장 넓은 혈청형 예방 범위를 가진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예방 백신으로 실제적인 폐렴구균으로 인한 관련 질환을 줄일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예방접종지침서 제10판을 통해 "폐렴구균 예방 백신 선택 시 각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 범위와 국내에서 주로 분리되는 침습성 폐렴구균의 혈청형 분포 역학을 고려한 백신 선택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백신 예방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소아 환자에서 그 혜택은 더욱 클 전망이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질환 발생 이후 한국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용, 환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프리베나20 예방 접종은 매우 싼값에 지불하는 보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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