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암과 같은 중증 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질환 자체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환자는 살아가는 동안 행복하게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완치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혁신신약이 있다. 기존 치료제는 중증·희귀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충분한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혁신신약은 단순한 '약'이라는 한계를 넘어 치료 접근성 확대,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운영, 환자의 일상 회복까지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혁신신약이 한국 사회에 어떤 사회적 가치와 영향을 미치는지 조망한다. [편집자주]
[팜뉴스=김민건 기자] 원형 탈모(Alopecia Areata, AA)는 모낭에 대한 자가면역 공격을 특징으로 연령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령,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남성과 여성에서 원형 탈모의 발생률은 동일하다. 약 40%의 환자가 20세 이전에 처음 원형 탈모를 겪으며 약 80%는 40세 이전에 원형탈모 증상을 경험한다.
특히 20년 이내에 환자 100%가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높은 재발률이 특징이다. 심리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하는 원혈 탈모로 환자들의 삶의 질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 활동의 위축 뿐만 아니라 대인기피, 낮은 자존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나 직장이나 학교, 연애, SNS 등 대중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사회로 복귀해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혁신신약의 존재가 필요하다.
최근 허가된 리트풀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원형 탈모치료제는 성인을 대상으로만 쓸 수 있었다. 외용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모두 동일하다. 12세 이상 청소년 중증 원형 탈모에는 사용이 제한됐다. 리트풀로가 최초로 적응증을 받으면서 성인은 물론 청소년 환자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게 됐다.
과거 원형 탈모 치료는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를 주로 사용했다. 성인은 물론 청소년에게도 적절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없었다. 경구 복용 치료 가능하면서도 청소년도 쓸 수 있는 첫 번째 중증 원형 탈모 치료제는 점에서 리트풀로의 가치가 있다.
원형 탈모는 2018년 기준 전 세계 약 1억 4600만 명이 앓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13년 국내에서는 15만4380명이 원형 탈모를 앓았으며 2023년 17만8009명으로 15.3% 늘었다. 이 추세는 10년 이상 지속 증가 중이다.
발병 시점은 12세 이상 청소년에서 성인이 82%를 차지했으며, 진단 후 유병 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는 43.5%에 달했다. 두피의 모발 손실을 보인 환자는 58%, 50% 이상 두피 모발 손실을 나타낸 환자 비율은 32.5%였다.
리트풀로 등장으로 원형 탈모가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도 한국 사회에서 심리적,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줄일 수 있다는 데서 혁신신약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볼 수 있다.
▶JAK3와 TEC 동시 억제하는 새로운 이중 표적 신약
원형 탈모는 모낭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탈모를 유발하는 면역 매개 염증성으로 면역 세포가 모구 주변으로 침투해 마치 벌떼가 모여드는 것 같다고 한다. 활성화된 면역 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계속 방출하게 되고 지속적인 염증과 퇴행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탈모를 유발한다.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원형, 타원형 탈모반이 발생하며, 탈모반으로 나타나는 반점형 원형 탈모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 외에 ▲전두 탈모(모발의 완전한 손실) ▲전신 탈모(모든 체모의 완전한 손실) ▲확산성 탈모(두피 전체에 걸쳐 급격하고 광범위한 탈모) ▲뱀모양 탈모(대개 후두부를 포함하는 대칭적인 띠 모양의 탈모증) ▲시사이포 탈모(두피 상부에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측두부와 후두부는 제외) 등이 있다.
아직 원형 탈모의 근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양한 면역 경로 및 사이토카인에 의해 모낭에 대한 자가면역 공격이 매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JAK3와 TEC 계열이 포함된다.
리트풀로가 처음으로 JAK3와 TEC 계열을 모두 억제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로 개발, 허가되면서 원형 탈모를 발생시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방출과 면역세포 활성을 줄여줄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하다.
▶빠르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 다른 치료제와 다른 장점
리트풀로는 국내 허가된 원형 탈모 치료제 중 처음으로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를 허가 적응증에 포함했다. 외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큰 청소년에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만 리트풀로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학교를 비롯한 직장이나 사회적으로 원형 탈모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트풀로가 빠르고 지속적인 발모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이다. ALLEGRO 임상은 2b/3상 임상으로 2018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두피 탈모 정도가 50% 이상인 환자 718명을 대상으로 전 세계 18개국 118개 기관에서 대규모로 진행했다.
탈모 중증도 기준(Severity of Alopecia Tool, SALT)을 통해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에서 리트풀로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했다.
이를 위해 임상 참여 환자 중 일부는 리트풀로 200mg, 50mg, 30mg, 10mg 제형을 매일 1회 4주간 먼저 투약하거나, 아예 복용하지 않았다. 이후 모든 호나자를 무작위로 리트풀로 50mg, 30mg, 10mg 투약군 또는 위약군에 배정했다. 이들은 매일 1회 24주간 리트풀로 또는 위약을 복용했다.
24주 이후 리트풀로 투약군은 복용을 지속했고 위약군을 리트풀로 50mg 또는 리트풀로 200mg을 1회 복용 후 이후부터는 50mg 제형을 계속 사용했다. 해당 임상군은 이러한 방식으로 24주간 복용했다.
리트풀로가 위약군 대비해서 어떤 용량에서 가장 효과적인지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용량을 복용하도록 임상을 설계했으며, 임상 후반에 모든 환자가 리트풀로를 복용하도록 전환한 것도 그런 의도에서다.
임상 결과, 우선적으로 24주차 리트풀로 50mg 투여군은 위약 대비 두피가 80% 이상 모발로 덮이는 SALT≤20에 23%가 도달했다. 이는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비율이다. 위약군은 1.6%에 불과했다. 반면 리트풀로 투약군과 위약군 간에 이상반응 발생률은 비슷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임상 48주 시점에는 리트풀로 50mg 치료군에서 SALT 점수 20점 이하인 비율은 43%로, 위약군 10% 대비 유의한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리트풀로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해당 환자들도 이상반응 발생률에서 위약군과 비슷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리트풀로는 24개월 장기 연구를 통해 12개월과 24개월 시점에 각각 50mg 투약군의 45.1%, 60.8%가 SALT≤20을 달성하며 장기 효과도 입증했다.
결국 리트풀로는 중등도-중증 원형 탈모 환자에서 24주 시점에 모발의 80% 이상 회복하는 목표에 빠르게 도달했고, 복용을 48주간 유지하면 그 효과는 더욱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원형 탈모로 고통받는 환자의 고민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혁신신약의 가치가 이 부분에 있다.
특히, 다른 JAK억제제와 달리 JAK3/TEC를 억제하는 기전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필연적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면역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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