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LG트윈스가 KT위즈를 꺾고 '2023 프로야구(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잠실 야구장은 LG 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가득찼다. 팬들은 경기장 주변 곳곳을 누비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9년 동안 쌓인 설움을 한번에 날려버린 축제의 하루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시리즈 이후 업계에서 '동아제약'이란 키워드가 흘러나왔다는 점이다. 특히 LG트위스 우승 바로 직전, 베나치오 광고가 노출된 장면 덕분에 동아제약이 전무후무한 광고 효과를 누렸다는 이유에서다.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야구 마케팅이 대박을 쳤다는 평도 들린다. '최선재의 광고맛집'이 동아제약 스포츠 마케팅의 '숨은 일인치'를 살펴봤다.

13일 LG트윈스와 KT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2아웃 상황, 최고의 마무리 투수 LG 고우석은 한국 시리즈에서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인 KT 배정태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두 개를 잡아냈다. 스트라이크 한 번이면 LG 우승이 확정될 수 있는 긴박한 순간, 배정태와 포수 뒤편의 LED 전광판에 동아제약 소화제 베나치오의 광고가 노출됐다. 

포수 뒤편 LED 전광판 '벡스톱'은 야구장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투수가 투구를 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광고가 노출될 수 있다. 야구가 9회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3시간의 경기 시간 동안, 약 1시간 동안 광고가 가능한 전광판이다. 야구장마다 보통 1~2만명의 관중이 모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벡스톱 광고는 상당히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프로축구도 프로농구도 아니다. 심지어 국가대표 축구 경기도 아니다. 

바로 프로야구다. 올해 전체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1214명, 약 700만명의 관중이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프로야구 전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유일한 국가다. 그중에서도 리그 1,2위 구단이 7전 4선승제로 맞붙는 한국시리즈이 열리는 기간엔 대한민국이 들썩인다. 

그런데 LG 트윈스의 우승 확정 직전, 그 결정적인 순간에 동아제약 베나치오 광고가 약 3만명의 잠실 야구장 관중과 수천만명의 TV 시청자들에게 퍼져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베나치오 광고가 그야말로 대박을 친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고우석이 투구하고 베나치오 광고가 송출된 순간이 기억난다"며 "이번 한국시리즈에 워낙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쏠렸기 때문에 충분한 광고 효과를 누렸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수시로 노출 가능한 옥외 광고를 많이 하는 편인데, 올해 시즌 내내 꾸준히 잠실 야구장 광고 마케팅을 해왔다. 타이밍이 맞아서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 야구장 베나치오 광고의 '숨은 일인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는 1994년 한국 시리즈를 우승한 이후 29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1994년은 북한의 김일성이 사망한 해이고 서태지가 가요계를 점령한 시대였다. 그 사이 대통령이 7번 바뀌고, 당시 삐삐를 사용하던 국민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사용 중이다. 

LG팬들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남다른 감동을 느끼는 이유다. 한국 시리즈 5차전이 끝났을 때 팬들은 잠실과 신천의 거리로 뛰쳐나와 수많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코로나19로 절제됐던 관중들의 열기가 한꺼번에 폭발한 점도 한국시리즈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그만큼 LG의 우승 명장면과 함께 보여진 베나치오 광고가 오래토록 세간에 회자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동아제약이 잠실야구장 전광판 광고를 진행한 이유는 뭘까.  

동아제약 관계자는 "베나치오는 중장년층 타겟 제품이다"며 "프로야구 시청 타겟층과 동일하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잠실 야구장 포수 뒤편 5곳 전광판에 광고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하면 실제로 야구를 통해 브랜드를 인지했다는 결과가 높게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우즈의 공이 홀컵으로 빨려들어가기 직전 멈춘 장면
우즈의 공이 홀컵으로 빨려들어가기 직전 멈춘 장면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베나치오 광고 모습을 통해 흡사 타이거우즈의 나이키 광고 장면이 연상된다는 점이다. 

2005년 미국프로골프(PGA) 마스터스 대회에서 타이거우즈는 '신기의 칩샷'을 선보였다. 긴박한 각축전이 벌어진 파3인 16번홀에서 상대 선수는 그린에 한번에 공을 올렸다. 우즈의 티샷은 그린 바깥으로 빠졌기 때문에 기껏해야 파를 노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우즈는 감각적인 칩샷으로 홀컵에 공을 넣는다 

여기서 놀랄만한 장면이 펼쳐진다.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골프공이 홀컵 앞에서 약 1.5초 동안 멈췄다가 빨려들어간 것이다. 우즈는 손을 번쩍 올리며 우승을 확신했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메이저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다. 나이키 역시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면서 폭발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누렸다. 

15년 동안 LG를 응원해온 A 씨(35)는 "고우석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기 직전, 동아제약 광고 문구가 보였을 때 우즈의 칩샷이 떠올랐다"며 "일반인들에게 동아제약과 베나치오라는 키워드가 각인된 계기였다. 이제 약국에 가면 베나치오를 먹을 것이다. LG 우승과 함께 선명하게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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