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에 맞닥뜨린 예상치 못한 고관절 부상이 이제 다 나아갑니다. 문득이랄까요, 어느새 노화가 재생과 회복의 속도를 앞서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아프고 나니 그동안 간과했던 우리 몸의 코어 근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절감하게 됩니다. 사실 그 무엇 하나 우리 신체에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겠지만요.그럼에도 50세 이후일수록 허벅지로 대표되는 대퇴사두근, 엉덩이의 대둔근·중둔근 그리고 허리의 기립근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코어 근육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에서 걷기, 뛰기,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
요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앉아서가 아닌 서서, 일어선 채로 읽고 있습니다. 얼마 전 심한 타박상을 입었는데요. 그 후유증으로, 늘 의자에만 기대 살아온 제 골반과 엉덩이 근육이 그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나 흘렀건만 앉아도, 누워도 통증은 묵직한 언어로 말을 건넵니다. 몸이 보내는 일종의 '사인(sign: 표지)'입니다.그 신호가 너무도 분명해서일까요. 문득 '연금술사'에서 중요한 모티프인 사인(표지)의 의미가 새삼 궁금해졌습니다. 소설 속에서 사인은 단순히 우연히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인생의 자아와
기나긴 추석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를 관람했습니다. 몇몇 장면이나 등장인물의 대사가 아직도 머릿속을 맴돌 만큼, 여운이 꽤 묵직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관심 있는 50대 경력관리, 동년배로서의 공감, 그리고 스크린이라는 요소들이 맞물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문득, 이전 작품 '헤어질 결심'을 보았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그날은 제 송별회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19년간 재직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일상의 로망이라 여겼던 한낮의 영화 보기를 했던
9월의 계절이 어느새 가을로 접어듭니다. 학생들의 옷차림, 긴팔 카디건과 앵클부츠 차림의 실루엣이 가을 햇살에 오버랩되며 계절은 더 완연해집니다. 짧아진 해가 뉘엿거릴 무렵, 학교 강의를 마치고 내리막 골목길을 걸어갑니다.그늘진 골목의 정적을 깨치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 고양이의 무심한 눈빛, 아직은 하릴없는 잉어빵 주인장의 가게를 지나 잰걸음으로 남영역을 향합니다.저는 1호선의 승객입니다. 사실 지하철이라 해야 할지, 국철이라 해야 할지 좀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갈 곳은 도심 속 지상 구간이고,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는 지하철이기도
여름방학이 어느새 지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입생 환영회와 개강총회로 학기 초는 언제나 설렘과 기대가 교차합니다. 이번 주 강의를 위해 길을 나서던 중, 뜻밖의 장면에 숨이 멎었습니다. 뭐랄까요? 순간, 일주일 치 행복감이 번개처럼 단번에 완충된, ‘찌릿한’ 기분이라 할까요.상황은 이렇습니다. 도로에는 신호등이 있는 큰 건널목과, 차량 우회전 길목에 인도와 연결된 작은 건널목이 있습니다. 작은 건널목에는 신호등이 없지요. 그래서 교통법규를 잘 아는 운전자일수록, 우회전할 때 보행자가 있는지 늘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때였습니다
일요일 아침, 극장에 갔습니다. 막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는데요. 조조 시간대임에도 예매권 발급과 팝콘 주문에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습니다. 모처럼 사람들의 웃음과 대화 소리로 극장은 생기가 넘쳤습니다. 이런 광경이 대체 얼마 만인가 싶었습니다.극장에서 가장 큰 상영관인 아이맥스관에 입장해 주위를 둘러보니, 객석은 이미 만석이었습니다. 때마침 광고가 노출되고 있었는데, 문득 행복해할 광고주의 얼굴이 절로 떠오르더군요. 몸에 밴 습관이란 참 무섭습니다.제 시선을 잡아끄는 또 다른 정경은 제법 도드라지는 실버층의 모습이었
영국이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2022년 영국 인구 약 6,760만 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1,270만 명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50년 뒤인 2072년에는 2,210만 명(27%)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2020년 170만 명(2.5%)에서 2045년 310만 명(4.3%)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4년 영국의 노인 부양 비율을 34.8명(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 수)으로 추정했다. 이는 EU
8월의 ‘바람’이 붑니다. 여름철 도시의 바람은 뜨겁고 따갑습니다. 마치 하늘 위에서 거대한 폭탄이 터진 듯한 열기에 온몸이 아려옵니다. 그럴수록 거대한 빙하 같은 구름이 떠 있는 저 수평선 너머, 시원한 바람을 더욱 간절히 그려 봅니다. 어쩌면 그리움은 무엇을 그린다는 그림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요.우리는 흔히 일상에서 또 다른 ‘바람’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요즘 명동 가봤어?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도 없더라, 헌트릭스 골든 최고야! 세계를 휩쓰는 케이팝 바람은 얼마나 더 갈까, 실버 스포츠로 파크골프가 인기몰이라던데.” 이 말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다.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후, 2021년에는 14.2%를 기록하며 고령사회로 전환됐다. 불과 21년 만에 이룬 변화로, 이는 일본(24년)을 제외하면 미국(72년), 영국(46년), 독일(40년), 프랑스(125년)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2024년 말 기준으로 중국 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2억 2023만 명, 전체 인구의 15.6%를 차지한다. 같은 해 60세 이상 인구는 3억 1031만 명으로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올해가 초고령사회 첫해라고 하던데, 실제 체감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예를 들면 뭐가 있죠?" 여러분은 초고령사회의 현상을 어디서 확인하시나요. 개인마다 연령대, 직업이나 가족 상황 등이 천차만별이라 실제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맥락상으로 현답을 하기가 여간 쉽지 않죠. 부족하지만 저는 '관심, 관찰, 관점'의 세 가지 키워드로 갈음하곤 합니다.무엇보다 관심(interest)이 없으면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관심의 싹이 트고 자라날수록 비로소 관찰(engagement)의 과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