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병원약사의 역할이 약물 투여 관리에서 정책·사회적 책임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한국병원약사회 산하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보건사회약료분과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약료 서비스의 가치와 공공성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팜뉴스>는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보건사회약료분과 김효진 분과장(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약제팀장)을 통해 병원약사와 보건사회약료에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효진 분과장
김효진 분과장

#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 보건사회약료분과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보건사회약료분과는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 사회약학 분과로서, 지난 2004년 '약료경영/약물경제성평가 SIG(Special Interest Group, 특수연구회)'로 시작됐다. 당시 미국, 호주, 영국 등이 시행하고 있는 약물경제성(Pharmacoeconomic) 평가제도 도입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하던 시기였다.

약물경제성평가는 현재 국가단위에서는 의약품의 건강보험급여목록등재 및 약가 협상과정에서, 임상현장에서는 처방지침 개발, 의약품 선정과 사용의 적정화 과정에서 객관적인 의사결정 수단으로 활용된다.

초기에는 약물요법 및 임상 서비스에 대한 약료경영과 약물경제성평가의 개념을 학습하며, 약사 개입의 가치와 더불어 약사 서비스가 환자, 의료기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미래 방향을 꾸준히 논의해왔다.

특히 약제부서 관리자들의 모임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보건사회 속 바람직한 병원약사의 방향을 고민하는 젊은 약사들의 참여도 활발한 자율적 연구체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학술적 지평 확장에 따라, 2023년 분과명을 '보건사회약료분과'로 변경했다.

저희 분과는 병원약사를 둘러싼 보건, 사회, 약료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주제들을 연구하고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보건의료 패러다임에 적절히 대응하고, 약료 서비스의 가치, 약료 경영, 근거 중심의 약물치료, 전문가 윤리 등 병원 약사의 책임과 역할을 올바로 정립하기 위한 학술 활동을 펼쳐, 병원 약사가 약의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 올해 초부터 보건사회약료분과장을 역임하고 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분과장이 됐는지 알려 달라.

저와 보건사회약료분과와의 인연은 2011년 초, 병원약사회 교육 프로그램 중 '약료경영/약물경제성평가 특수연구회'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8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모여 최신 논문을 심도 있게 학습하며, 이 분야가 다소 어렵지만 약제 업무의 체계적 관리와 의사결정의 객관성 확보에 도움이 되는 매우 실용적인 연구 분야라 매력적이었다.

특히 2010년부터 신설된 대학병원 센터 약제업무 세팅을 담당하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타 보건의료전문가들과 함께 기획하며, 가치를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고민하던 저에게는 참 유용한 학문이었다.

올해로 약사가 된 지 26년차를 맞이하는데, 약대 졸업 후 첫 직장인 국내 대형 제약회사 학술개발부에서 해외라이센싱 및 학술개발업무를 담당하며 의약품의 개발-허가-유통 전 단계를 경험했다.

약사에게 학술·개발, 최신 기술 동향 분석 및 평가, 허가 및 규제 법규 등 약학지식 뿐 아니라 시장성 평가, 재무 분석, 계약 및 협상, 통관, 물류, 마케팅, 전략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융합 역량이 필수임을 일하며 체감했다.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2001년 당시 산업약사였지만 한국병원약사회에서 임상약학교육 수강 요청을 받아 들여서 병원임상약학을 공부할 수 있었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도 전공했다.

이후 지역약국을 거쳐 대학병원 약사로 근무하였는데, 약사로서 일을 하다 보면 "약학은 종합예술이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라는 말이 있지만, 너희가 모르는 것은 죄다"라고 말씀하셨던 약대 교수님들의 가르침이 떠올라 공부를 놓지 않았다.

특히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 전문적이고 다양한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있어 그때 그때 부족함을 채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 대학 내 임상사회약학 대학원이 생겨 다시 대학원에 들어가 사회약학을 전공하기 시작해 지금도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약사로서 좀 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보람 있는 일을 찾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정책 연구 및 현장 지원 업무를 수행했다.

약사로서 병원, 제약, 유통, 공공기관 등 다양한 직무 경험을 거쳐 가장 좋아하고 큰 보람을 느끼는 병원약사 직능으로 돌아와 현재 30여 개 진료과가 있는 중소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21년부터 분과 활동에 참여하여 2023년 부위원장, 그리고 올해부터 분과 위원장으로서 보건사회약료 분과와 함께 하고 있다.

김효진 분과장
김효진 분과장

# 최근 APCF 심포지엄이 개최됐는데, 주로 어떤 직무에 있는 약사들이 교육에 참가했는지 궁금하다.

지난 10월 25일 '병원약사의 내일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보건사회약료분과 2025년도 APCF(Advances of Pharmacy Practices in Clinical Fields)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저희 보건사회약료분과는 현재 전국에 걸쳐 상급종합에서 중소병원까지, 관심있는 부서장, 중간관리자 뿐 아니라 젊은 병원약사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연구하고 있는 분과로, 기본교육과 심화교육 및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APCF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APCF심포지엄에서는 병원약사가 알아야 하는 의약품 경제성 평가, 새로운 약사의 역할, 약국과 ESG, 마약은 어떻게 세상을 위협하게 되었고 약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약제비 관리, 종합병원 의약품 관리, 기자가 바라본 병원 의약품 시장 등 병원약사 업무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함께 연구하는 시간을 만들어 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병원약사 직능의 역할과 미래 방향에 초점을 맞춰,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진 소장과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장,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 2024년 아시아약학연맹 FAPA 한국개최 공동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한 조윤숙 한국사회약학회 부회장을 모시고 병원약사가 걸어 온 길,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두 개의 세션으로 나눠, 첫 번째 세션은 '정책연구 전문가가 본 병원약사와 정책 제언'으로, '병원약사 도약을 위한 리포지셔닝 전략'을 주제로 오랫동안 약사회와 정책연구 분야에서 약사 직능의 발전 방향을 연구해 온 정책전문가의 시각에서 정리했다.

두 번째 세션은 '병원약사, 넥스트 레벨로 : 미래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30년 이상 병원약사로 함께 한 선배 약사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병원약사를 둘러 싼 제도적 변화를 짚어보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역할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두 연자 모두 따뜻한 시각과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병원약사의 현재와 내일을 넓고 깊게 조명했고, 약제부서 관리자부터 신규 약사까지 다양한 병원약사들이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서도 떠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준비한 보람이 느낄 수 있었다.

# 보건사회약료분과가 진행하고 있는 교육활동이나 역할은 무엇이 있는지 알려 달라.

보건사회약료 분과는 앞에서 말씀드렸듯 병원약학교육연구원 중 사회약학을 함께 연구하고 교육하는 분과로, 병원 약사 직무 환경을 둘러싼 보건, 사회, 약료 전반의 주제를 다루는 기본교육과 약물경제성평가 심화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새로 개설된 보건사회약료분과 기본교육은 병원약사 약료 서비스가 환자, 의료기관, 그리고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과 정책 변화에 병원 약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식과 비전을 공유하며 의약품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들을 함께 고민했다.

기본교육은 크게 ▲규제 및 정책 환경 ▲첨단 기술 의약품 ▲의약품 관리 시스템 관련 12개 강좌로 구성했다. 병원약사 업무환경에서 자주 접하고 협력하는 기관의 대표 강사들이 흔쾌히 강의 맡아줬다.

첫째, 규제과학 및 ICH 이해, MedDRA 활용 등 국내외 의약품 개발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둘째, 첨단바이오의약품, 방사성의약품 등 미래 의약품 기술 동향과 의약정보를 위해 병원약사와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는 제약회사 산업 약사의 역할을 이해한다.

셋째 의약품 유통이력제, 희귀필수의약품 공급 및 관리,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망 활용 등 정부 및 유관 기관의 주요 의약품 관리 정책과 시스템을 학습한다. 나아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의료기술평가 및 인증제 규정 등을 다루며, 병원 약사가 실무에서 정책적, 경영적 관점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건사회약료 심화교육은 병원 약제서비스의 경제성 평가 연구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여, 경제성평가의 개념, 유형, 연구방법론을 심도 있게 학습하여 연구 성과를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약물경제성평가를 학습하고 싶은 약사들을 위해 최고의 교육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약물경제성평가 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들을 강사진으로 구성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병원약사와 경제성평가, 경제성평가의 기본 개념과 다양한 유형 및 사례 분석, 연구에 필수적인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경제성평가 분석 모형 구축 및 불확실성에 대한 방안 등을 심층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나아가, 경제성평가 가이드라인과 자료 활용 방법을 익히고, 제약사의 관점에서 경제성평가, 우리나라 의약품의 보험 급여 및 가격 제도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병원약사 업무 환경에서 약물경제성평가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심화교육을 구성했다.

# 향후 진행 예정인 교육이나 분과 운영 방향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한다.

저희 보건사회약료분과는 현재 약제부서 관리자들을 포함하여 사회약학, 임상약학, 보건학 등을 연구하는 14명의 병원약사들로 구성된 분과위원회로,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 15개 분과로 이루어진 병원약학 분과협의회와 함께 긴밀히 협력하며 교육 주제를 선정하고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도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 사회약학 분과로서, 약료 서비스의 가치, 약료 경영, 근거 중심의 약물치료, 전문가 윤리 등 병원 약사를 둘러싼 보건, 사회, 약료를 아우르는 주제들로, 병원 약사님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

# 끝으로 약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보건사회약료는 약학 지식을 넘어, 우리 약사들이 사회와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환자 중심의 약료를 실현하는 따뜻한 의약품 전문가로서 타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의약품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보건사회약료가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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