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오름테라퓨틱이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운 TPD(표적 단백질 분해)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ORM-5029의 개발을 결국 자진 중단했다. 임상 초기부터 제기된 안전성 우려가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오름테라퓨틱의 기업가치를 뒷받침해 오던 TPD 플랫폼 자체의 신뢰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을 적응증으로 하는 ORM-5029의 임상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임상 1상 환자 중 한 명에게 간부전으로 인한 중대한 이상 사례(SAE)가 발생한 뒤 6개월간 환자 모집이 중단된 상태였다. 해당 환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렀고, 이후 도출된 PK·PD 및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 개발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SAE가 저용량 투여 단계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기 위한 용량 증량(Dose Escalation) 과정에서 고용량 투여 시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나, ORM-5029는 투여 초기에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용량을 더 낮추는 임상 설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경우 치료 효과 자체를 입증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하게 됐다.
ORM-5029는 오름테라퓨틱이 자체 개발한 TPD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두 번째 핵심 자산이었다는 점이다. 첫 번째 파이프라인이었던 AML 치료제 ORM-6151은 이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기술 이전됐다. 로열티 없는 계약으로 마일스톤 8천만불 이외 더 받을 것이 없다. 후속 물질이었던 ORM-5029까지 실패하면서 회사는 사실상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을 모두 잃게 됐다.
현재 회사는 후속 TPD 기반 후보물질들을 개발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해당 플랫폼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의 높은 검증 기준을 고려할 때, 다시 기술수출의 기회를 잡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신뢰 회복이 필요할 전망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ADC 분야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고, TPD 기술은 아직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단계”라며 “오름테라퓨틱이 후속 파이프라인을 통해 얼마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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