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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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활동이 둔화되면서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들 경우,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적인 상품매출 의존도는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개별 회사별로 상품매출 비중이 늘어난 곳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회사에 제품이란 원료 등을 이용해 직접 의약품을 만들어 식약처에 허가를 받고 판매를 하는 품목을 뜻하며, 상품은 다른 회사에서 제조 및 허가를 받은 품목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팜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30곳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사기업들 올해 상반기 상품매출 의존도는 35.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37.3%보다 2.3%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조사대상의 지난 2020년 상반기까지 누계 매출액은 6조 5151억원, 상품매출액은 2조 4319억원이었고 2021년 상반기는 매출액 7조 4102억원과 상품매출액 2조 595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개별 기업별로 살펴봤을 땐 상품매출 비중이 지난해보다 더욱 증가한 곳이 더 많았다. 조사대상 30곳 중 전년 대비 상품매출 의존도가 증가한 곳은 총 19곳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제약・바이오사 3곳 중 2곳이 상품매출 비중을 늘린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셀트리온제약이 전년 대비 올 상반기에 상품매출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제약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907억원, 상품매출액은 175억원으로 상품 의존도는 19.4%였지만, 2021년 상반기 매출액과 상품매출액이 각각 1842억원, 647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상품 의존도도 35.1%로 15.8%p 증가했다. 이는 조사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증가 폭을 기록한 수치다.

다음으로 높은 증가 폭을 보인 곳은 영진약품으로 확인됐다. 영진약품의 작년 상반기 매출액은 1077억원 상품매출액은 299억원으로 27.7%의 상품 의존도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926억원, 상품매출액 341억원으로 상품 의존도는 36.8%로 전년 대비 9.0%p 상승했다.

증감 폭이 아닌, 상품 의존도 '수치만' 놓고 봤을 때, 가장 높은 기업은 제일약품으로 나타났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2분기까지 누계 매출액은 3451억원이고 누계 상품매출액은 2660억원으로 77.1%의 상품 의존도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같은 기간 동안 매출액 3459억원, 상품매출액 2785억원으로 상품 의존도가 80.5%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제일약품 상품매출 배경에는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성석제 대표이사가 있다. 성 대표는 과거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재정담당 상무이사와 부사장으로 근무했고, 제일약품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화이자와 파트너십을 꾸준히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약품이 주력으로 취급하는 상품에는 비아트리스(화이자에서 분리)의 블록버스터 고지혈증치료제인 '리피토'를 비롯해 고혈압치료제 '카듀엣', 해열·진통소염제 '쎄레브렉스', 말초신경병증치료제 '리리카', 신경병성통증치료제 '뉴론틴' 등이 있다.

한편, 앞서 기업들과는 다르게 작년보다 상품매출비중이 줄어든 곳도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경우, 지난해 상품 의존도가 57%였지만 올해는 4.1%로 줄어들었다.

또한 신신제약(상품 의존도 44.4%→30.4%, 전년비 증감폭 -13.9%p), 에스티팜(16.2%→5.6%, -10.6%p), 녹십자(44.1%→37.0%, -7.2%p), JW중외제약(54.8%→48.6%, -6.2%p), CMG제약(12.8%→7.8%, -5.0%p) 등의 순으로 상품 의존도가 낮아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들이 상품매출비중을 늘리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상품매출액이 높다는 것은 해당 품목을 그만큼 판매할 수 있다는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며 이를 통해 외형성장이나 신규 치료영역으로의 진출 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전체 매출에서 상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에는 그만큼 해당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해당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종속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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