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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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올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앞서 일부 기업들이 팬데믹 여파에도 우량 성적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여놨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2021년도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사 50곳의 공시 자료(8월 13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2분기까지의 누계 매출액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이 늘어난 곳은 총 38곳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 기업 5곳 중 4곳 정도가 외형 성장에 성공한 셈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기업 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적자는 면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곳이 21곳으로 집계됐고 적자로 전환되거나 적자 폭이 확대되는 등 적자 지속인 회사도 9곳에 달했다.

다시 말해, 전체의 60%에 달하는 기업이 작년보다 수익성이 악화된 셈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곳은 5곳에 그쳤다.

조사 대상 50곳의 2분기 총 매출 합계액은 5조 38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 8569억원)보다 11% 성장했다. 또한 상반기 누계 매출액 합계도 10조 2151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 1454억원) 대비 11.7% 늘어났다.
 

# 계속되는 바이오사의 약진…셀트리온・삼바・씨젠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바이오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한 셀트리온은 이번 2분기에도 4000억원이 넘는 분기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누계 매출액 8887억 3800만원으로 TOP을 지켰다.

코로나19 특수로 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한 덕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합류했던 씨젠도 상반기 누계 매출액 6554억 8400만원(전년 동기 대비 10.5%↑)을 달성하며 상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이들 기업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셀트리온의 2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708억 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3267억 6700만원으로 6.5% 줄었다.

씨젠의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3381억 1200만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2809억 4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7%, 11.3%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누계 매출액은 6729억 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가 늘어났고 영업이익 2410억 5600만원, 당기순이익 1824억 9800만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05.6%, 133.6% 증가했다.

# 자존심 지킨 전통 제약사… 유한・녹십자・종근당 1조 클럽 '청신호'

팬데믹 장기화에도 외형 성장을 이뤄내며 선방한 전통 제약사들도 주목할 만했다.

유한양행을 비롯한 녹십자와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보령제약 등 주요 상위 제약사들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활동이 제한되는 가운데에서도 덩치를 키우는데 성공한 것.

우선 유한양행은 2분기 누계 매출액 7780억 6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작년보다 15.8% 줄었는데, 이는 작년 2분기에 수령한 마일스톤으로 '역기저효과'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에 얀센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마일스톤 3500만달러를 수령했고, 이와 같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할 경우 이번 분기에 매출과 이익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상반기 매출액 6698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5.8% 줄어들은 수치다.

녹십자 측은 "백신 수출 확대에 따른 운임비와 광고비 등 일시적인 비용 증가가 실적에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라며 "매출 총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보다 개선됐지만, 일시적인 비용이 수익 지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주력 사업인 백신 부문은 2분기에만 해외 매출 61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1.3% 증가한 수치다. 외부로부터 도입한 백신 계약 종료에 따른 공백을 앞서의 백신 해외 사업과 국내 처방의약품 매출 확장이 상쇄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종근당은 2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 6375억 3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은 560억 7300만원으로 같은 기간동안 10.1% 줄어들었다.

주력 상품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의 매출이 확대되며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신약 개발에 따른 R&D 확대가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종근당 측은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을 비롯해 류마티즘 관절염 치료제 'CKD-506'과 항암 이중항체 신약 'CKD-702' 등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R&D 투자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이라 설명했다.

# 역성장에 수익성 악화까지…'경고등' 켜진 일동・영진약품

매출이 줄어들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온 기업들도 있었다.

영진약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이 1077억 7400만원으로 1000억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14% 줄어든 926억 8700만원을 기록하면서 1000억원 밑으로 주저 앉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영업손실 68억 82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고, 분기별 수익성을 살펴봐도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영진약품의 부진은 코로나19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매출부문에서 항생제 및 호흡기계 제품의 매출 감소 영향이 지속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업의 주요 품목 중 하나인 세파항생제 역시 수출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와 생산 가동률 감소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매출총이익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동제약 역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일동제약의 올 2분기 누계 매출액은 2745억 1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25억 53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다만, 일동제약의 약세는 코로나19 영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약세의 배경이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R&D 투자 확대인 까닭이다.

실제로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연구개발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공격적인 R&D 투자에 나섰는데,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10.5% 2018년 10.9%, 2019년 11.1% 2020년 14.0%로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는 중이다.

현재 일동제약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녹내장 치료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2형 당뇨병 치료제 등 총 9개이며 모두 전임상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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