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중견 제약사들이 상반기 연구개발 투자(R&D)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에 비해 체급이 작은데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부 중소제약사들은 연구개발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악재를 뚫기 위해서는 일종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팜뉴스가 19일 금융공시를 토대로 제약바이오사 40곳의 R&D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부광약품 등 21곳이 전년도 상반기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늘었다. 휴온스 등 3곳은 변화가 없었고 대한뉴팜 등 16곳은 R&D 투자비율이 줄었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부광약품이 R&D 투자비율이 전년에 비해 5.9% 늘면서 전체 40곳 중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상반기 2분기 누적 매출의 12.74%를 R&D 분야에 투자했지만 올해는 18.64%를 연구개발 투자에 쏟았다.

2위는 일동제약 차지였다. 일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12,4%, 올해는 17.6%를 기록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했다. 부광약품과 일동제약이 R&D 쌍두마차에 올라탄 셈이다.  

물론 혹자는 ‘상반기 실적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통상적으로, 상반기 R&D 투자액은 하반기에 더욱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연말이 될수록 제약사들의 R&D 투자액은 더욱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보조금을 걸려있는 과제도 연말에 집중된다. 상반기 R&D 실적이 하반기 R&D 실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단 뜻이다. 부광약품과 일동제약의 R&D 의지는 하반기에도 꾸준한 호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부광약품의 R&D 투자비율 증가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개발의 결과물이다. 부광약품은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를 약물 재창출 방식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국내 2상 시험(CLV-203, 경증 중등증)을 지난 7월 완료했고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5월경 국내 2상(CLV-201, 중등증)에서도 회사 측은 ”레보비르가 바이러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에 뛰어들면서 R&D 투자가 더욱 늘어난 셈이다. 

일동제약도 다르지 않다. 자사 제품의 제네릭 중심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최근 R&D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R&D 체계를 갖춘 점과 무관치 않다. 일동제약은 지난 7월 아리드비엠에스에 130억 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는 방법으로 신약 개발 전문회사를 품에 안았다. 

아이디언스(임상개발 전문)와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약리 컨설딩 전문)도 또 다른 자회사다. 일동제약은 연구본부와 이들 회사를 중심으로 안질환 치료제 IDB0062 등 1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연구개발 투자에 청신호가 켜진 이유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다른 중견 제약사들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상당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동아ST와 제일약품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6%, 2.0% 증가했다. 전체 TOP10에 중견제약사 4곳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중견제약사들이 코로나19 악재를 뚫고 ‘퀀텀점프’를 위한 도약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일부 중소 제약사들의 R&D 투자 비율은 대폭 감소했다. 일양약품, 메디톡스는 전체 40곳 중에 하위 5개 기업 명단에 들었다. 한미약품과 SK바이오사이언스도 R&D 투자비율이 줄었지만 연간 매출액을 고려하면 이들과 동일 선상에 올려놓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중소 제약사의 R&D 투자 감소는 부정적인 시그널이다. 

일양약품의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4.5% 줄었다. 지난해 12.8%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8.3%였다. 메디톡스도 20.75%에서 15.44%로 5.3% 감소했다. 휴젤은 20.39%에서 13.88%로 6.5% 줄었다. 이들을 포함해 대한뉴팜(-0.1%), 대원제약(-0.1), JW생명과학(-0.2%)삼일제약(-0.8%), 셀트리온제약(-1.6%) 등 주로 중소제약사들이 R&D 투자비율 증가가 정체되거나 미미한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제네릭 중심의 중소제약사들이 R&D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공동생동, 약가인하 등의 압박으로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대형사들은 실탄을 어디서든 확보해 순식간에 R&D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정부 정책에서도 다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지만 중소제약사들은 다른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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