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한국병원약사회가 개최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중증·중환자 환자의 약물치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병원약사 역할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병원약사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지난 19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의료전달체계 변화와 병원약사 역할 강화’를 주제로 2025 국회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공동 주최자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서영석·김윤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성공 조건으로 병원약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중환자 전담약사 제도 도입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제기했다.
# 서영석 의원 "병원약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중증·중환자 진료의 핵심 직역"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향이 단순한 구조 조정이 아니라 의료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대한민국 의료전달체계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라며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경증·일반 환자 외래진료보다 중증·난도 높은 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중환자 중심 병원'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필수의료 위기 대응과 의료 공백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향"이라면서도 "제도 변경이나 시설 확충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실제 중증·중환자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직역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특히 병원약사의 역할을 구체적 근거를 들어 강조했다.
그는 "병원약사는 환자 곁에서 약물치료 안전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직역이다. 약물 오류를 줄이고, 중환자실 재원 기간을 단축하며,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성과가 다수의 연구에서 객관적으로 입증돼 있다"라며 "이러한 역할은 의사·간호사뿐 아니라 약사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팀이 구성될 때 제대로 발휘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병원약사가 다학제팀에 충분히 참여할수록 환자 안전이 향상된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병원약사가 중증의료와 환자안전의 핵심 축으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김윤 의원 "중환자실은 가장 위험한 공간…약사 부재는 환자안전 위협"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병원약사의 참여 부족이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구조적 위험 요소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중환자실은 병원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세밀한 의학적 판단이 요구되는 공간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고령이며 여러 기저질환을 갖고 있고, 신장·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복잡한 다약제 치료가 이뤄진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약물의 용량, 상호작용, 부작용 가능성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작은 오차 하나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해외에서는 중환자 전문약사의 역할이 이미 제도화되어 있다. 중환자실 내 약제서비스를 보장하고, 의사와 간호사에게 약물 관련 자문이 제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적지 않다. 나아가 병상당 지정 약사를 두도록 명시한 나라까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중환자 전문약사를 활용해 중증·중환자 관리체계의 완성을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환자안전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지키는 것이며, 현장의 헌신이 제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선민 의원 "병원약사는 환자안전의 공동 책임자…팀 기반 의료의 핵심"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이번 정책토론회가 '환자 중심 의료'로의 전환을 위한 의미 있는 논의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어느 한 직역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논의를 넘어 우리 의료의 패러다임을 환자 중심 의료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적 과정"이라며 "경쟁이 아닌 기능과 역할의 조화로운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병원약사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환자안전의 공동 책임자이자 임상 파트너"라며 "특히 임상약사의 회진 참여는 약물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인다는 명확한 근거가 축적되어 있음에도 제도는 이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약사의 참여를 선택이 아니라 의료의 필수요소로 규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라며 "환자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자리잡고 모든 전문 인력이 존중받는 새로운 의료전달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장 "중환자 전담약사 제도화, 필수의료 강화의 출발점"
한국병원약사회 정경주 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중증·중환자 진료체계 강화 정책과 병원약사 제도화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정부는 권역 책임의료기관 중심으로 중환자·중증질환 진료시설과 장비를 지원하고 수술실·중환자실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고난이도 약물치료에 대한 약사의 전문지식과 고위험 의약품 관리, 처방 프로토콜 검토, 부작용 중재 등은 중증환자 치료성과를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010년 이후 배출된 전문약사들의 성과를 언급하며 제도적 공백을 지적했다.
정 회장은 "중환자 분야 전문약사들은 다학제팀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사용을 통해 치료성과 향상에 기여해 왔다"라며 "그러나 중환자실 전담약사 배치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아직 미흡하며, 약물치료관리 수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환자실 등급제에 약사 인력을 포함하고 약사에 의한 약물치료 관리 수가를 도입하면 전문 인력 확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필수의료 안전망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토론회가 중증·중환자 관리에서 약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제도적 기반 마련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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