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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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가 2025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제약·생명공학 공급망 영향력이 예상보다 깊게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사용하는 활성 의약품 성분(APIs)의 최대 25%가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만큼, 공급이 흔들릴 경우 의료 현장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USCC는 미국 의약품 제조에 필수적인 APIs와 핵심 출발 물질(KSMs)이 중국 업체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공급망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실제 의존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APIs·KSMs 수출을 조절할 경우 병원들은 제한된 재고를 기준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중국이 아직 이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점차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취약성은 연구개발과 제조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제약사들은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기업의 임상·제조 서비스를 활용해 왔고, 중국의 최첨단 시설은 기술 이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왔다.

2024년 중국 기업으로부터 라이선스된 의약품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480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USCC는 합성 생물학 역량까지 강화될 경우 중국 중심의 산업 구도가 더 견고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WuXi AppTec 사례가 구조적 문제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중국을 대표하는 대형 의약품 연구·개발·제조(CRO·CDMO) 기업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후보 발굴부터 임상·생산 단계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핵심 파트너다.

현재 WuXi AppTec 및 관련 기업들은 미국 전체 의약품 개발의 약 4분의 1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기업이 대체 서비스를 확보해 이들과 관계를 끊는 데 최대 8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USCC는 이런 구조가 이어질 경우 미국이 중국의 ‘국가 전반적 접근 방식’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생명과학 분야의 국가 전략 재정립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도 제안했다. FDA의 감독 권한을 넓혀 제조업체가 미국 내에 공급되는 APIs·KSMs의 양과 출처(제3국 경유 중국산 포함)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산 저가 제조품이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채우는 상황에서 미국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바이오 경제 기반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산 APIs·KSMs 의존도를 판단하는 기밀 보고서를 마련하고,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미국 공공의료 보험 재정을 운영하는 기관)의 조달 권한을 활용해 ‘최저 가격 보장’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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