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우정민 기자]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나타나면서 국가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전국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자가보고 기준 성인 비만율이 34.4%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10년 전(26.3%)보다 30.8%나 증가한 것으로, 생활습관 변화와 식습관의 서구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조사에서 남성의 비만율은 41.4%로 여성(23.0%)보다 약 1.8배 높았다. 특히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53.1%)와 40대(50.3%) 남성은 절반 가까이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60대(26.6%)와 70대(27.9%)에서 비만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인 54.9%는 자신을 비만하다고 인식했고, 실제로 비만이 아닌 사람 중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여성 28.2%, 남성 13.0%) 비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을 조절하거나 유지하려는 사람도 전체의 65%에 달했다.
비만율은 전국적으로 모두 상승했다. 전남은 2015년 25.4%에서 2024년 36.8%로 11.4%포인트 높아져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세종은 26.2%에서 29.1%로 2.9%포인트 늘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충북 단양군이 44.6%로 가장 높고, 경기 과천시는 22.1%로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비만율(15세 이상 기준 36.5%)이 OECD 평균(56.4%)보다 낮지만,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니라 여러 질병의 시작점으로 지목된다.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은 물론, 대장암·간암·췌장암·신장암·자궁내막암·식도암·유방암 등 다양한 암의 발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대사와 호르몬, 면역 기능이 불균형을 일으켜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전문가들은 체중의 5~10%만 줄여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등 건강이 크게 향상된다고 조언한다. 최근 비만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했지만, 약물에만 의존하면 근육량과 골밀도가 줄거나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고,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급격히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체중 1kg당 단백질 1~1.5g을 섭취하는 식단에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비만은 여러 만성질환의 출발점”이라며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통해 예방·관리 정책을 강화하고, 보건소 전문인력 교육(FMTP)을 지속해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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