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총선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지역에 대한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전열을 갖춘 모양새다. 여론조사 지지율까지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어 총선 판세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은 여당의 압승일까. 야당의 압승일까. 소선거구 다수대표제가 초래한 거대 양당 구도 속에서, 승자는 여당 또는 야당일 수밖에 없다. 양당의 승패를 결정짓는 4월 10일을 향해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최선재의 총선집중' 분석 결과, 이번 총선의 최대 피해자는 '약사' 직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이 여당의 압승도, 야당의 압승도 아닌 '약사 금배지'의참패로 기록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약사 사회 내부의 위기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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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역구 경선에 도전장을 낸 약사 후보들이 전멸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용인병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컷오프됐다. 공영애, 김필여, 김승주, 손석기 약사도 줄줄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특히 서정숙 의원은 지난달 29일 "당과 공청관리위원회 뜻을 따르겠다"며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발표하고 눈물을 흘렸다. 21대 총선 비례로 입성한 서 의원은 보건복지위에서 약사 전문성을 발휘해왔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경선 결과였다.

공영애 약사도 다르지 않다. 제9대 경기도 의원과 두 번의 화성 시의원을 맡으면서 화성에서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졌는데도 경선에서 떨어졌다. 손석기 약사도 두 번의 강동구의원에 서울시의원까지 지낸 인물이었지만 '정치 1번지' 종로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떨까. 

먼저 '약사 금배지'의 상징인 전혜숙 의원이 서울 광진갑 공천에서 탈락했다. 전 의원은 광진갑에서 20대 총선부터 내리 당선된 베테랑 정치인이다. 초선도 재선도 아닌 3선 의원인 전혜숙의 탈락이 충격적인 이유다. 

물론 민주당에서 3명의 약사는 공천을 확정지었다. 정명희(부산 북구을), 김지수(경남 창원시의창구), 이옥선(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약사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본선은 험난하다. 일단 부산 북구을(과거 강서을 포함)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단 한번도 정복하지 못한 지역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도전장을 던져 30%의 지지율을 확보한 것이 전부다. 배우 문성근도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만큼 민주당 입장에서 험지 중 험지다. 

경남 창원 의창구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후보들이 속절없이 패배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김지수 약사는 경남도의원으로 인지도가 상당하지만 지난 2022년 보궐선거에서도 큰 격차로 국민의힘 의원에게 패배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시 갑, 합포)도 민주당에게 악명이 높은 지역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선언 이후로 단 한 번도 마산합포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역사가 없다.

멀게는, 이주영 전 의원이 4선을 기록한 곳이고 가깝게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총선 당시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지역구다. 창원시에서도 가장 보수색이 짙은 곳이다.

여당과 야당의 총선 판세가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에서 공천을 확정한 약사들은 '언더독' 입장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지지율이 높아도 쉽지 않은 지역인데 지금은 양당 지지율이 대동소이하다. 민주당이 불리한 '부울경(부산,울산, 경남)에서 약사 후보들이 한 석이라도 건진다면 그것은 기적에 가깝다. 

때문에 약사 사회는 이번 총선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당에서는 정치 신인 약사들이 전부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하고, 야당에서는 전부 험치에 배치됐다"며 "조만간 비례 명단이 발표되겠지만 당선 가능권에서도 약사가 단 한 사람도 없다면 이는 상당히 심각한 일이다. 여의도에 입성하는 약사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구나 20대 총선에서는 여야에 약사의원이 한 사람씩 배치돼서 합의할 수 있는 폭이 넓었다"며 "대한약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된 여당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면 야당 의원이 이를 받아 법안을 발의했다. 이제 그런 모습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더욱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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