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올해 습성 황반변성 치료는 새로운 구도를 가지게 됐다. 국내 출시 10주년을 맞은 바이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A) 치료 시장을 선도하며 최소 4주부터 최장 16주라는 가장 폭넓은 투여 간격을 확보했다. 지난 1월에는 이중항체라는 새로운 기전을 들고 로슈 바비스모(파리시맙)가 등장했다.

16년 전, 국내 황반변성 치료에 첫 번째 혁신을 가져온 치료제는 루센티스(니비주맙)다. 루센티스는 안구에 항체 주사를 매달 맞는 치료법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과거 습성 황반변성 항체 주사는 비싼 비용으로 주사 횟수에 제한을 두면서 장기 치료 시 상태가 악화했고 실명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다르다. 그 이후 아일리아가 VIEW 임상을 통해 매달 맞는 주사 간격을 늘리는 또 다른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습성 황반변성 치료 첫 3개월간 매달 한 번 주사를 맞는 로딩 도즈(Loading dose), 1~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투약하는 고정주기 요법이 도입됐다. 항체 주사 투여와 동시에 검사를 선제적으로 하는 T&E(Treat and Extend) 요법까지 황반변성 치료는 계속 발전해 왔다. 

두 치료제는 황반변성 환자들을 실명 위기에서 구해냈다. 다만 약 20~30%의 환자는 아일리아, 루센티스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기전을 가진 바비스모가 부족한 치료 영역을 채워줄 수 있을지 일선 의료 현장에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치료 요법과 함께 루센티스, 아일리아, 비오뷰프리필드시린지(브롤루시주맙), 바비스모라는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진 치료제들을 쓸 수 있게 됐다. 어떤 치료 요법과 약제를 선택,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우리는 그 대답을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가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습성 황반변성 치료 과정과 최신 치료제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 김안과병원)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가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습성 황반변성 치료 과정과 최신 치료제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 김안과병원)

김 교수는 "황반변성 치료에서는 시력 개선과 부종 감소를 중요하게 본다. 현재 출시된 치료제들은 상호 우위적으로 의료진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 과거 치료 환경과는 분위기가 매우 달라졌다"고 말했다.

안과 진료는 크게 전안부, 녹내장, 망막으로 나뉜다. 안과 의사마다 전문 분야가 다르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병원에서 펠로우를 마친 뒤 2013년부터 김안과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김안과병원에서는 망막 진료만 보는 의사가 15명이 있다. 그중에서도 김 교수는 황반변성만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진료한다. 왜 황반변성만 연구하냐고 물었더니 "선택과 집중을 해서 한 가지 질환을 최고 수준으로 진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황반변성 치료의 초전문화를 향해 가는 몇 안 되는 임상의이자 연구자다. 8년 전 황반변성 진료를 시작해 3~4년 전부터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일리아를 처방하고 연구하며 누구보다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진료 환자의 70%가 황반변성이다. 굳이 따지자면 높은 수준에서 황반변성만 연구하고 진료하는 김 교수 같은 전문가를 국내에서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김 교수는 "황반변성은 수술이 아닌 약을 쓰는 분야다 보니 내과적 특성이 있다. 높은 수준으로 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구 활동이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반변성은 한 번 진단하면 완치가 안 되는 질환이기에 효과와 효율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환경이 다른 환자의 치료를 어떻게 하면 좀더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진단할 수 있을지, 최적으로 맞춰줄 것인지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3년 한국망막학회 학술상(젊은 연구자상), 2018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동문회 학술상 윤원식상(황반변성 연구), 2020년 대한안과학회 한길학술상(황반변성 연구) / 한국망막학회 학술상(40세 이상) (황반변성 연구), 2021년 제1회 김안과병원 학술상, 2023년 대한안과의사회 정기학술대회 Best lecture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김안과병원 임상연구센터장과 한국망막학회 학술간사 등 전문 직위도 맡고 있다. 팜뉴스는 김 교수를 만나 황반변성에서 왜 로딩도즈와 T&E 요법을 사용하는지, 그간 아일리아 처방 경험과 앞으로 사용하게 될 바비스모에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지, 두 편의 인터뷰를 통해 싣는다.

▶황반변성 치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시잖아요. 과거와 달리 최근 황반변성 치료는 어떤가요.

"처음 김안과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게 10년 전인데, 그때 하고 황반변성 치료 개념이 많이 달라졌어요. 습성 황반변성은 주사 치료잖아요, 굉장히 비싸고 하니 횟수에 제한이 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한국 의사들이 어떻게 생각했냐면 재발하지 않았는데 계속 주사하는 것을 너무 과하게 치료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시 진료를 어떻게 했냐면 주사하고 좋아지면 가만 놔뒀다가 나빠지면 주사하고, 좋아지면 놔뒀다가 나빠지면 또 주사하고 하다 보니깐 처음에는 괜찮은데 2년, 3년 장기간 치료받게 되면 필연적으로 대부분 나빠져요. 손상이 누적되는 것이거든요.  당시만 해도 그런 방식이 맞고 재발하지 않았는데도 계속 주사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 거죠.

사실 10년 전에는 황반변성 주사 치료가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고, 약이 너무 비싸고 귀해서 충분히 쓰기 어려웠던 시절이죠. 이런 환경적 특성으로 재발할 때마다 주사하니 시력이 많이 손상된 분들이 있어요. 아마 전국에 그런 환자들이 많았을 거예요. 

지금은 의학이 발전하면서 많이 줄었죠.  전 세계적으로 어떤 방식이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가장 적절한지 연구했는데 결론이 2010년 중반을 기점으로 완전히 나왔어요. 장기간 보니 재발하지 않아도 계속 주사하는 방식이 훨씬 좋더라.

결국 의학이라는 건 발전하고 그 사이에 보험 제도도 많이 바뀌잖아요. 과거 주사 횟수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오래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보험을 못 받게 되거든요. 최근 국내 환경이 많이 바뀌면서 횟수 제한도 없어지고 하면서 더 이상 이런 환자가 잘 생기지는 않고 있죠.  요즘도 물론, 놨다 끊었다 하는 분들이 있지만 예전처럼 2,3년씩 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요. 보통은 유지하면서 경과를 보며 주사해요."

▶황반변성은 왜 생기나요, 환자의 삶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나요.

"가장 큰 원인은 노화죠. 여러 가지 환경적, 유전전 요인도 있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환경적 요인은 담배이고 유전성 질환은 아니에요. 흡연을 하면 위험이 많이 올라가지만 일부이고 유전성 요인도 관여할 수는 있지만 유전 때문에 생기는 병은 아니다. 절대적인 위험은 나이에 따른 눈의 노화이고, 눈이 병적으로 노화하면서 노폐물이 쌓이고 기능이 떨어지게 돼요. 

여기까지가 건성 황반변성이라고 해요. 건성은 나중에 진행하면 위축형이라고 해서 시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어요. 그런데 습성 황반변성이 중요해요. 일반적으로 주사 치료하는 황반변성은 '습성 황반변성'이에요. 건성 황반변성이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정상적이지 않은 나쁜 혈관이 자라는 건데, 주변 신경에 부종이나 물이 생기거나 피가 나면서 급속하게 시력 손상을 유발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하게 되는 질환인 거죠.

당연히 환자 삶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시력이 손상되기 때문인데 노화는 한쪽 눈만 되는 건 없어요. 양쪽이 같이 오기 때문에 황반변성 역시 양눈에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건성은 80~90%가 같이 오고, 습성도 한쪽 눈이 생기면 다른 눈에도 생길 확률이 25% 이상이에요. 양눈이 실명하면 생활이 불가능한 측면이 큰 거죠." 

▶황반변성은 어떤 과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고, 현재 표준 치료 요법은 무엇인가요.

"일단, 건성과 습성을 나눠서 봐야 하는데, 건성은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치료라는 개념이 없어요. 다만 생활습관 관리를 잘하는 거죠. 예를 들어 담배를 안 한다거나, 고지혈증도 관리가 안 되면 (황반변성을) 촉진시킨다는 부분도 있어서 지질 관리도 좀 잘하는 거죠.

보통 몸에 안 좋은 건 눈에도 안 좋거든요. 가공육 잘 안 먹고, 우리가 지중해식 식단이라고 하는 생선과 야채 위주로 먹고 식단 관리 잘하면 진행 속도가 좀 느려져요. 건성이 일정 이상 진행하면 루테인, 지아잔틴 성분이 들어있는 눈 영양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죠.

그런데 건성은 90대까지도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중에 위축형이라고 해서 망막신경이 다 위축되고 손상되면서 마치 습성 황반변성처럼 시력이 떨어지는 게 있는데 이걸 위축형 황반변성이라고 해요.

올해 2,3월에 미국FDA에서 승인받은 약이 하나 있어요. 치료제라기 보다는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하는 약인데 건성에서 위축형 황반변성을 늦춰주는 치료제가 역사상 없다가 최초로 나온 거라 의사들이 많이 관심을 갖고 있죠. 언젠간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보통 황반변성 치료라고 하면 습성을 이야기해요. 지난 몇 십 년 동안 황반변성으로 실명한 사람 대부분 습성이었거든요.습성 황반변성은 눈 속에 정상적이지 않은 나쁜 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것인데, 혈관이 자라는 원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게 혈관내피성장인자라는 게 굉장히 높아져서 나쁜 혈관이 생성되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여러 치료가 있었지만 우리가 현재 하는 치료는 가장 효과가 좋고, 비교적 안전하면서 검증된 방법이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안구 내 주사일 겁니다. 줄여서 항체주사나 눈주사라고 해요.

항체주사가 2000년도 중반을 기점으로 도입됐어요. 이게 도입되기 전까지 기존 치료 효과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황반변성 환자 상당수가 궁극적으로 실명을 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항체주사가 도입되면서 많은 환자가 실명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된 겁니다. 현재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습성 황반변성 치료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안구 주사를 해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효과가 좋다면 현재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무엇이며,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우선, 효과는 아까 말했듯 눈 속에 나쁜 혈관이 자라면 신경이 붓고 출혈이 생겨요. 그런데 항체주사를 하면 혈관이 사그라들면서 부종이 빠져요. 그래서 주사 후 효과 평가를 할 때 부종이 얼마나 빠지는지를 봐요. 부종이 잘 빠지면 효과가 좋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거고요.

치료 목표는 궁극적으로 완치는 아니에요. 우리가 어떤 질환을 치료한다고 할 때 수술해서 없앤다거나, 감염됐을 때 균을 싹 죽여서 완치하는 개념의 치료가 있고, 병을 완치시키지는 못하지만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가 있어요.

습성 황반변성은 눈이 노화가 되고 혈관내피성장인자 농도가 올라가면서 나쁜 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거라서 완치가 어려워요,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안되지만 가능하다면 눈의 기능을 최대한 오래 10~20년 동안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보면 돼요. 그리고 손상된 시력을 일부라도 돌려준다. 예를 들면, 환자가 병원에 왔는데 시력이 0.3이에요, 보니깐 습성 황반변성이고 부어있어요, 그러면 주사를 계속 열심히 맞아서 0.5로 만들어주고 4~5년 유지시키면 치료가 굉장히 잘 된 거라고 봅니다."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
김재휘 김안과병원 교수

▶황반변성 치료에서 로딩 도즈, T&E 요법을 많이들 얘기해요, 이런 치료법은 왜 중요한가요.

"안구 내 주사라는 치료법이 발전한 방식이 되게 특이해요. 항생제는 하루에 3회, 일주일 동안 먹으면서 병이 얼마나 좋아지는지에 초점을 맞춰요. 그런데 이 주사가 처음 나올 때 매달 맞아야 하는데, 제대로 처음 도입된 약이 루센티스예요. 물론 그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쓰인 약이에요.

그런데 그 당시에 약 가격이 거의 200만원 후반에 육박할 정도로 비쌌어요. 좋은 약인 건 알겠는데 문제가 매달 맞아야 하니 경제적 부담으로 답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약을 좀 적게 쓰면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없을까. 거의 모든 연구 초점이 여기에 맞춰진 거죠. 만약 한 번 맞을 때 5만원이었으면 매달 맞았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처음 개발된 방식이 2000년대 중후반에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된 로딩도즈에요. 로딩도즈는 처음 세 번 주사를 하고 상태가 좋아지면 다음 재발까지 기다려보자는 거에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이용했고, 그다음 조금 늦게 개발된 게 T&E(지속주사하면서 반응에 따라 주사 간격을 조절하는 방식) 요법이죠.

T&E 요법은 미국 뉴욕에 있는 유명한 대가들이 개발했는데 이분들 생각은 조금 다른 거죠. 나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주사를 계속해도 매달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은 주사 한번 맞으면 3개월 버티기도 하고, 두 달을 못 버티는 환자는 두 달 마다 주사하자. 환자 반응에 따라 간격을 늘렸다 좁히되 주사는 계속 한다는 게 T&E 방법이에요.

T&E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형 치료법이에요. 주사를 많이 놔야 하니깐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T&E를 하고, 어떤 사람은 재발해서 필요할 때만 주사하는 방법을 쓴 것이고, 초기에 우리나라는 재발할 때만 주사하는 방식을 많이 쓴 거죠.

나중에 매달 주사하는 것하고 두 달마다 주사하는 방식하고 T&E를 비교해보니 T&E 효과가 더 좋아요. T&E가 주사 횟수는 훨씬 줄이면서 효과는 비슷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표준이 된 겁니다. 제일 많이 쓰고 우리나라에서도 절반 이상이 쓰는 걸로 알아요."

▶효과는 좋은 약이 있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니 치료법은 상황에 맞게 바꾼 거네요.

"미국에서 이렇게 개발되는 이유가 우리나라는 병원에 온다고 해도 보통 10~20km 이내잖아요. 미국 사람들은 비행기 타고 가야 하니깐 어떻게 하면 더 길고 오래 지속되는 약을 만들까, 환자들의 병원 방문을 줄일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 나온 약들이 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

▶2013년 7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아일리아 출시 간담회가 열렸어요. 이날 연자로 나선 이원기 교수가 아일리아 VIEW 연구가 '획기적'이라고 거듭 얘기했는데 당시 치료 기준에서 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을까요.

VIEW 연구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존 연구랑 좀 다르기 때문이에요. 기존에 루센티스는 정식 용법이 T&E 같은 요법이 아니라 매달 주사하는 거였는데, 매달 주사하면 부담이 커지니 의사들이 용법(투여 후 재발하면 주사하는 방식)을 바꾼 거예요. 

아일리아 도입을 위한 허가 임상이 VIEW 연구였는데, 항체주사 최초로 오래가는 콘셉트로 개발됐어요. 두 달에 한 번 주사하는 아일리아랑 매달 주사하는 루센티스를 연구에서 비교했을 때 효과에 차이가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아일리아 효과가) 오래가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약이라고 할 수 있었던 거죠."

2013년 7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일리아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원기 교수.)
2013년 7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일리아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원기 교수.)

▶10년 넘게 아일리아를 처방하고 계시잖아요. 황반변성에서 아일리아가 어떤 효과를 보이며 그 영향력을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아일리아라는 약 자체가 굉장히 좋은 명품 치료제에요. 루센티스가 황반변성 치료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할 정도로 치료법을 혁신적으로 바꾼 약이기는 하지만 제한점도 좀 있었거든요. 예로 주사를 해도 효과가 생각보다 제한적인 부분이 있었고, 아무래도 지속 기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루센티스만 가지고 모든 환자를 치료하기에는 조금 부족해요. 루센티스를 썼을 때 잘 안 듣는 환자가 있거나, 잘 듣기는 하는데 너무 자주 맞아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다만 아일리아는 루센티스랑 비교했을 때 시력을 더 좋게 만들지는 않아요. 의사들이 (항체주사) 효과를 볼 때 시력(펑션)을 더 좋아지게 만드느냐, 아니면 부종(아나토미)을 더 잘 빼주냐를 봐요. 아일리아랑 루센티스는 시력적인 측면에서 효과는 비슷한데 해부학적으로 아일리아가 부종을 더 잘 빼줘요. 

그러니 루센티스로 부종이 잘 안 빠지던 환자는 아일리아로 뺄 수 있던 거죠. 효과도 아일리아가 좀 더 오래가는 측면에서 혜택을 본 환자가 좀 있죠. 아일리아가 들어오면서 루센티스랑 상호보완적인 측면에서, 두 약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현재 황반변성 환자 70~80%는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치료가 가능해요."

▶올해 이중기전 항체 바비스모가 출시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는데요, 루센티스, 아일리아, 비오뷰프리필드시린지와는 어떤 차이가 있고, 획기적인 치료제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이 있나요.

"보통 의사들이 약을 이야기할 때는 (효과가) 오래 가는 것을 떠나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해요.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도입된 지도 굉장히 오래됐고,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면서 효과와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됐어요. 그런데 비오뷰는 도입된 지 3~4년 밖에 안 됐어요, 

비오뷰는 루센티스와 아일리아 보다 부종을 빼주는 효과는 가장 좋고, 시력을 호전 시켜주는 효과는 비슷해요.  문제는 부작용이 조금 있어서 양날의 칼인 거예요. 안구 내 염증이라고 해서 눈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다른 치료제 보다 조금 높아요. 이게 의사마다 다른데, 부작용이 약 3% 정도라서 어떤 의사는 부종을 빼주는 게 중요하니 효과를 보기 위해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또 어떤 의사는 효과가 좋긴 하지만 염증이 3% 정도 생기면 불안하다고 봐요. 효과가 약간 떨어져도 비오뷰가 아닌 기존 치료제인 아일리아와 루센티스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약은 그렇게 의사마다 의견이 갈리는 거죠.

바비스모는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어요. 바비스모가 이제 국내에 들어오려고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쓰고 있어요. 이건 공식적인 건 아닌데, 최근 해외 학회에서 미국이나 일본 의사들 의견을 들어보면 "기존 약제보다 탁월하게 좋을 정도는 아니지만 괜찮은 것 같다"고 해요. 기본적으로 안전성 측면에서 괜찮고, 효과도 상당히 괜찮다는 의견이 좀 있어요. 

이런 의견은 단순히 그 의사의 개인적 생각이니 나중에 논문으로 나오겠죠.  중요한 건 결국 논문이에요. 우리가 바비스모를 아직 써보지 않았지만 효과는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는 이유가 임상시험 결과이거든요. 임상시험을 가지고 미국FDA가 허가해주기 때문에  굉장히 엄격하게 설계하고 장난을 칠 수 없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이 아일리아고 효과와 안전성에서도 가장 균형이 좋아요. 항상 그 다음에 나오는 약은 아일리아를 기준으로 삼아서 뭐가 더 좋은지 평가를 많이 해요. 

바비스모 임상 결과를 보면 기본적으로 초기 부종을 감소시키는 해부학적 효과에 있어서 아일리아 보다 우월하고, 시력 개선 효과는 비슷해요. 저는 이걸 굉장히 긍정적으로 봐요. 초기라는 게 왜 중요하냐면 로딩도즈 개념이 있잖아요, 처음 세 번은 한 달 간격으로 약을 연속 사용한 뒤에 부종이 다 없어지느냐 아니면 남느냐, 남는다면 얼마나 되느냐. 이게 향후 환자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장기 치료가 잘 될지를 예측하는 결과라서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임상 결과로 보면 바비스모가 아일리아 보다 부종을 빼주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5명 중 4명이 부종이 거의 소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굉장히 뛰어난 효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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