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골절 위험이 클수록 예방 효과가 커진다. 글로벌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 '이베니티(로모소주맙)'가 사후연구 분석에서 초고위험군일수록 높은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이를 통해 폐경 후 골다공증 진단이 높은 여성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임을 증명했다.

작년 12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이베니티는 현재까지 유일하게 골형성 촉진과 골흡수를 억제하는 이중기전 치료제다. 한 달에 한 번, 1년간 12회 주사를 맞음으로써 구멍난 뼈가 신속하게 재생되는 효과를 보인다.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 약 1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19개 임상(이베니티 3상 'FRAME' 포함)에서 골절 위험 감소와 신속한 뼈 생성 효과에서 우수함을 확인했다.

그 이후 암젠은 FRAME 사후분석 연구로 '골절 위험도 예측 프로그램(Fracture risk assesment tool, FRAX)'을 1년간 진행했다. 10년 내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과 이베니티가 가진 임상적 효과 간 상호작용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2월 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게재된 FRAME 사후분석 결과는 이베니티가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골절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FRAX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임상적 골절, 골다공증성 골절,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MOF) 모두 높은 유효성을 보였고, 위약 대비 모든 골절 발생 위험도 낮췄다.

폐경 후 여성 대상으로 이베니티와 위약군 투약 12개월 후 미세단층촬영으로 평가한 골밀도와 미세구조 변화

 

FRAX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대규모 역학연구로 개발해 지난 2008년 공개한 프로그램이다. 연령, 체질량지수, 골절병력 등 대표적인 골다공증 위험인자간 상호작용을 분석해 10년 내 골절 위험도를 계산한다. 이를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예방적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 WHO는 "FRAX 결과를 골다공증, 골감소증 치료에 참고하라"며 권고했다.

◆이베니티, 골다공증 초고위험군 모든 임상적 골절 22%↓

암젠은 FRAME 사후분석에 ITT(Itend-to-treat) 방법을 사용했다. 이베니티-데노수맙 투여군과 위약-데노수맙 투여군의 10년 내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과 첫 번째 골절 발생 위험 사이 관련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베니티는 FRAX 골절 위험 25번째 백분위수에서 모든 임상적 골절 위험을 22% 감소시켰다. 75번째 백분위수에서는 41%나 낮췄다. 즉, 이베니티가 FRAX 골절 위험에서 척추 골절을 제외한 임상적, 골다공증성, 주요 골다골증성 모두 유의미한 효과를 냈다는 뜻이다.

사후분석 그래프를 보면 그 효과는 더욱 뚜렷하다. 임상적 골절(Clinical fracture)에서 FRAX 골절 위험 10분위에서 위험 감소 효과는 19%였다. 이에 반해 골절 위험 90분위는 54%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베니티는 위약 대비 1년간 모든 골절 발생 위험도 줄였다. 임상적, 골다공증성, 주요 골다골증성 골절 모두 고위험 환자에서 위약군 대비 효과가 높았다.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은 32%, 임상적 척추골절 발생은 80% 줄었다. 골절 감소 효과 HR(Hazard ratio) 값도 모든 골절(0.47), 골다공증 골절(0.46), 주요 골다공증 골절(0.44), 고관절 골절(0.19), 비척추 골절(0.50) 등으로 나타났다.

조재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번 사후분석이 "처음으로 이베니티 치료 효과와 골절 위험도 사이 유의미한 상호관계를 확인한 연구"라며 "특히 골절 위험이 높은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베니티 FRAME 사후분석 결과

 

이같은 이베니티의 골절 예방 효과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골다공증 골절은 골밀도와 상관없이 재골절 발생을 높여 사망 위험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이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사회경제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대한골대사학회는 "골다공증 골절은 쉽게 재골절로 이어지기에 약물 치료를 통해 애초에 골절을 방지해야 하고, 골절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약물 치료로 재골절을 예방해야 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골다공증 골절 이후부터 골다공증성 골절을 경험한 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골절을 겪는다. 이중 여성 환자 41%가 첫 골절 발생으로부터 2년 내 재골절을 경험한다. 골다공증 재골절은 사망 위험도 높인다. 예로 대퇴 골절 환자 사망률은 15.9%에서 재골절 시 24.1%로 증가한다. 고관절 재골절 1년 내 사망률은 17%나 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교통사고 연쇄추돌처럼 악화하는 것이다. 

◆이베니티가 바꾼 치료전략, 초고위험군 분류·맞춤치료 권고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난 상태를 말한다. 그냥 둘 경우 뼈 양이 감소하고 질적으로 강도가 약해져 일상적인 충격에도 쉽게 부러진다. 저하된 골밀도는 단순 충격에도 손목, 척추, 고관절에서 골절을 일으킨다. 결국 골흡수 억제와 뼈 생성이 골다공증 치료 핵심이다. 이베니티는 두 효과 모두 강력하게 나타내 골절 예방과 사망 위험까지 낮추는 효과를 보인다. 이는 골다공증 치료에서 초고위험군을 새로 분류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이 가능케 하고 있다.

앞서 조재환 교수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대상으로 별도의 치료 전략을 논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강력한 골절 감소와 뼈 생성 효과를 가진 이베니티 같은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사후분석 연구가 이베니티가 실제 임상에서 골절 초고위험군을 관리하는 전략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단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0년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가 '폐경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 2020년판'에 골다공증 초위험군(Very high risk group)을 신설한 것도 이베니티의 등장 이후다. 개정 골자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약물 치료 시행을 권고하는 것이었다.

그 내용을 보면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최근 12개월 내 골절 경험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 발생 ▲다발성 골절 환자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장기 사용 등 골격계 손상 유발 약물 복용 중 골절 경험 ▲T-score -3.0 이하 ▲FRAX 분석 주요 골다공증 골절 위험 30% 이상 또는 고관절 골절 위험 4.5% 이상 ▲낙상 위험 노출 ▲과거 낙상으로 부상 병력 등 환자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의 골절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초기부터 강력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며 1차 치료제로 이베니티를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베니티 처방은 최대 1년까지 가능하다. 그 이후 골밀도 감소와 추가 골절 예방을 위해 데노수맙 또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같은 골흡수 억제제 전환을 권했다.

 

국내에서도 작년 12월 건보 급여 적용으로 이베니티 혜택을 많은 골다공증 초고위험군 환자가 볼 수 있게 됐다. 그 대상은 기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중 한 가지 이상에 효과가 없거나 사용할 수 없는 환자다. 다만, 그 조건으로 ▲65세 이상 폐경 후 여성 ▲중심골(요추, 대퇴 제외)에서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으로 측정 골밀도 결과 T-score -2.5 이하 ▲골다공증 골절 2개 이상 발생(과거 발생 골절은 자료 첨부) 등 경우에 급여를 인정한다.

한편 한국골대사학회는 "국내 골다공증은 낮은 치료율과 치료 지속률로 인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50대 골다공증 환자는 골절 발생 후 10명 중 1명만(14%) 약물 치료를 받고 있어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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