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백신제제 긴급 진단 : 현황과 전망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하고 삶의 질 향상으로 치료보다는 예방의 개념이 더욱 중시되면서 예방의학의 대명사격인 백신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며 창궐하는 각종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단 한명만 감염돼도 국가위기 사태로 몰아갈 수 있다.

백신(Vaccine)이란 사람이나 동물에서 병원체의 감염에 의해 유래되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체 자체나 병원체 일부인 독소를 적당한 방법으로 병원성을 제거하거나 약독화시켜 체내에서 항체나 방어 기억세포를 만드는 물질을 의미한다. 때문에 백신은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의약품으로 개발 자체도 까다롭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이며 인허가 과정 역시 철저한 대표적인 규제과학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백신제제를 생산, 판매하는 업체는 극히 제한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4~6개 글로벌 빅 파마들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백신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들이 섣불리 참여하기 힘든 분야이고 대유행(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에는 국가안보와 밀접한 만큼 평상 시 정부차원에서 지원과 방역관리가 필요한 분야이다. 그 나라의 감염병 관리 수준이 선진국 여부를 가름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열악한 국내 백신산업서 탈출

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백신산업은 그야말로 원액을 수입해 단순 포장하는 분주산업에 머물렀으며 완제 수입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백신접종 후 영유아 사망 사건이 속출하는 등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원액을 수입, 정확한 함량을 준수하면 사고가 발생하고 물을 타서 ‘물 백신’을 만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 백신제조업체 관계자들 입에서 나올 정도로 한심한 산업이었다. 각종 백신 부작용이 발생하면 정확한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하려는 노력보다는 은폐시키는데 혈안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특정 백신은 항체 형성(Antibody)을 둘러싼 논란이 수년간 지속됐고 조건부 허가로 붙은 임상시험은 아직도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얼룩진 역사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질병관리본부(전 국립보건원),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들이 특정 제약사 봐주기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신규 진입 백신에는 각종 이유로 제동을 건다는 불평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특정 업체의 규정이 정부의 규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었다.

백신의 접종 스캐쥴은 물론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이하 NIP) 대상 품목 선정 등 막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예방접종심의위원회 위원들은 심의하는 사안별로 공정성 논란이 제기돼 왔었다. 물론 이 부분은 이해관계에 있는 업체들 간의 알력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지난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수입산 일본뇌염세포배양 백신의 NIP 선정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 공무원과 일부 예접위원들의 종합적인 비리가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에 의해 공개된 바 있다. 총체적인 비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신종 플루에 이어 올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방역시스템이 얼마나 후진성인지를 재확인했다. 예방은 고사하고 사후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해 국격 자체를 휘청이게 했다.

그러나 매년 접종해야 하는 독감백신을 전량 수입에만 의존 해 오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녹십자에 이어 SK케미칼이 양산할 수 있는 첨단 공장을 가동하게 됐고 세포배양백신에 4가 백신까지 개발하는 등 대유행 시 신속한 대응은 물론 UN 산하 국제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는 WHO PQ 인증 품목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4개 제제 13개 제품이 WHO PQ 인증을 받아 국제입찰 시장에 참여, UNICEF 조달 공급을 할 수 있게 돼 그 규모가 2006년 2천만 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2012년에는 1억8천2백만 달러로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WHO PQ 인증백신(2014년 12월 기준) 총 22개국 29개 업체에서 230개 품목에 불과할 정도이다.

녹십자, SK케미칼, LG생명과학 등은 백신의 원액개발과 생산에 가시적인 결실을 거두고 있으며 한국백신은 유통과 위ㆍ수탁 전문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WHO PQ 인증 국산 백신 현황>

백신종류

제품명

제조원

인증일자

B형 간염백신 유박스-비주(1,2,6,10회용) LG생명과학 1996.11.22
(유전자재조합) 헤파박스-진주(1,10회용)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2004.03.23
(HepB) 헤파박스-진티에프주(1회용)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2012.07.31
계절독감백신 지씨플루주(1회용) 녹십자 2011.04.12
지씨플루멀티주(10회용) 녹십자 2012.11.07
(신종)독감백신(H1N1) 그린플루 에스주(1회용) 녹십자 2010.05.11
다가혼합백신 퀸박셈주(1회용)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2006.09.26
(DTwP+HepB+Hib.) 퀸박셈씨피에디주(1회용)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2014.12.24
  유포박-히브주(Euforvac-Hib)(1,2회용) LG생명과학 2012.08.23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 사업의 문제점

각종 감염병의 예방은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무료접종 사업 확대는 필수적이다. 더욱이 주요 백신들이 영유아부터 소아청소년까지 접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가 무료접종을 외면한다면 그 부담을 모두 부모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은 각종 감염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그나마 정부가 NIP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품목 확대 못지않게 선정 이후 효율적인 운영 또한 중요하다.

국가가 소아청소년과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하는 NIP 적용 백신은 현재 14종이다.

만 12세 어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을 BCG 피내용백신(경피용 현재 한시적 적용)/B형 간염백신/DTaP백신/IPV(소아마비)/DTaP-IPV백신/MMR백신/수두백신/일본뇌염백신(사백신, 생백신)/Td백신/TdaP백신/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백신/PCV(폐렴구균백신)/A형 간염백신 등이다. 내년부터는 자궁경부암백신도 NIP에 포함된다.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구균백신과 인플루엔자백신은 무료접종 받을 수 있다.

이같이 NIP에 적용되는 백신을 선정하는데 있어 동일 질환에 해당 백신의 제조사가 다수 존재하는 경우 유효성과 안전성이 유사하면 투자 대 비용 측면에서 정부예산을 절감 할 수 있는 저가 백신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정부 예산으로 집행되는 백신인 만큼 보다 광범위한 보장성 확대 차원에서도 저가의 고품질 백신이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국가백신 도입 정책을 보면 일관성이 없다는 게 업계와 의료계의 지적이다. 이는 동일 질환에 제조회사에 따라 가격이 다른 다수의 백신을 동시에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제조사가 다른 다수의 백신들이 유효성과 안전성 및 가격이 동일하다면 다수의 백신 도입이 공급 차질에 대처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

하지만 유효성과 안전성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가격이나 접종횟수 등에 차이가 있다면 어느 방법이 NIP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가를 보건당국은 면밀히 분석한 후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예산으로 무료접종 되는 NIP 사업에 무조건 고가의 백신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내세워 동일 효능의 백신에 가격 차등까지 인정하면서 구매한다면 많은 폐단을 감수해야 한다.

정부의 NIP사업비용 증가는 물론 모든 제조업체들이 저가의 백신생산은 중단하고 고가의 프리미엄급 백신제조 및 수입에 열을 올리게 될 것이고 마치 ‘저가 백신=저품질 백신’으로 오해받아 저가백신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NIP에 포함된 폐렴구균백신과 일본뇌염백신을 그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질병의 백신에 대해 일정 부분의 상한선을 정해 놓고 입찰을 실시토록 해 제조사들이 상한선에 낙찰가격을 맞춰 참여하거나 아니면 추가 부분을 본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NIP사업을 개선, 다수가 공정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운영정책이라는 주장이다.

내년부터 자궁경부암백신도 NIP에 포함되는데 이 같은 프리미엄급 백신이 등장할 때마다 비용대 효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제조부터 유통 및 접종까지 관리

백신은 일부 치료백신을 제외하고 영ㆍ유아는 물론 최고령자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 층을 대상으로 각종 질병에 대한 예방을 목적으로 접종되기 때문에 유효성과 함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의약품이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들에게는 약간의 불안 요소가 존재한 백신접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아무리 안전하게 생산된 백신이라도 제조사에서 유통업체 그리고 병의원에 전달돼 소비자가 접종되는 과정까지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 때문에 유효성, 안전성 및 안정성 모두가 완벽하게 충족돼야 할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백신 중에는 높은 온도에 민감한 백신과 낮은 온도에 민감한 백신, 빛에 민감한 백신 등이 있어 이를 주지해야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 높은 온도에 민감한 백신은 BCG, 수두, MMR, 수막구균, B형 간염, Hib, 로타바이스러 백신 순으로 약하다.

또한 빛에 민감한 백신은 빛에 노출되지 않게 본래의 포장상태를 사용 직전까지 유지토록 해야 하는데 해당백신은 BCG, MMR, 수두, 수막구균백신,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DTap) 백신 등이다.

특히 대부분의 백신은 온도에 민감하고 냉장보관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제조 이후 유통과정 및 병의원 보관 시에도 적정 온도(섭씨 2도에서 8도) 즉 Cold Chain을 유지해야 한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음은 물론 변질돼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예전에는 특정 백신업체에서 유통기한을 변조한 백신을 재판매해 문제가 된 적도 있지만 이제는 제조업체 차원에서의 관리는 비교적 잘 이루어고 있다.

또한 제조업체에서 도매업체와 병의원에 공급하는 과정에는 백신전용 냉장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큰 문제는 없다. 생물학적제제를 취급하는 의약품유통업체는 GSP 규정에 따른 별도의 냉장창고나 대형냉장고에서 관리하므로 최소한 도매업체까지 백신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병의원. 의원급에서는 일반 냉장고에 백신을 함께 보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마디로 김치 등 음식과 백신이 함께 보관되는 것.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가 지난 2014년에 제작한 백신접종 가이드북에서는 반드시 백신보관 전용 냉장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냉장고 위치까지 상세히 안내하면서 음식물과 같이 보관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당부했다. 이는 그 만큼 백신관리가 중요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지난 9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냉장고 고장 등으로 폐기처분되는 백신이 연간 수 만 개에 달하는 등 백신관리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제식 의원(새누리당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백신 폐기량이 ▶2012년 1만 6,217개 ▶2013년 1만 5,255개 ▶2014년 1만 5,359개로 최근 3년간 4만 6,831개의 백신이 폐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억2,403만 원 상당이다.

폐기 사유별로 보면 냉장고 고장, 정전 등 백신냉장고 관리부실이나 백신오염으로 폐기되는 경우가 1만7,302개로, 년도 별로 보면 2012년 7,400개, 2013년 5,486개, 2014년 4,416개 였다. 또한 유효기간 경과로 폐기되는 경우도 최근 3년간 2만 9,529개로 2012년 8,817개, 2013년 9,769개, 2014년 10,943개로 매년 증가했다.

방역당국이 백신과 사후관리 보다 철저를 기하고 의료기관들도 폐기처분되는 백신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백신제제 시장 현황

백신은 그 숫자가 많은 것 같지만 종류별로 보면 전세계적으로 30여종에 불과하다.
백신 케미칼 의약품에 비해 연구개발 자체가 어렵고 투자하는 비용도 많기 때문에 글로벌 수준의 업체도 많지 않으며 연구개발벤처기업수도 적은 편이다.

최근 백신 관련 심포지움에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보면 사노피 파스퇴르(26.6%), 글락소스미스클라인(22.6%), 화이자(16.6%), 머크(MSD 13.8%), 노바티스(6.0%) 등으로 ‘빅5’가 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나마 노바티스는 지난해 독감백신을 제외한 모든 백신을 GSK에 양도했고, 독감백신은 호주의 CSL로 매각시킴으로써 백신제제 사업에서 완전 손을 땠다.

글로벌 백신제제 시장은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4년 글로벌 백신시장은 425.1억 달러로 추계되고 있다. 앞으로 이 시장은 계속 성장할 예상되고 있으며 암백신, 치매 등 치료백신 쪽의 연구개발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백신시장도 8%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작년에 6,400억 원대 시장을 구축했다.

국내 유통백신은 필수예방접종 백신과 기타 예방접종 백신으로 분류되는데 필수 예방접종 백신 13종에서 원액 등을 수입 국내서 생산되는 백신은 5종이며 9종은 완제 수입되고 있다.

원액부터 국내서 생산이 가능한 품목은 B형 간염, HFRS, 장티푸스(oral), 인플루엔자 백신에 불과하며 풍진, 장티푸스(injectable) 백신은 일부만 생산되고 있다. 

<제조원에 따른 국내 백신의 분류>

구 분 백 신
완제품 수입 폴리오,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및 풍진, BCG, Hib, PCV/PPV, A형 간염, Hib/B형 간염, 일본뇌염(live attenuated), HPV
원료 및 완제품 수입 파상풍, 인플루엔자, 디프테리아, 파상풍톡소이드 및 정제 백일해 
원료 수입 파상풍, 인플루엔자, 디프테리아, 파상풍톡소이드 및 정제 백일해.
국내 생산 및 완제 수입 풍진, 장티푸스(injectable)
국내 생산 B형 간염, HFRS, 장티푸스(oral), 인플루엔자

2014년 우리나라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전체 의약품 중 생산 1위가 백신이다.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의 ‘퀸박셈주’가 2013년 1,624억 원에 이어 2014년에는 1,002억 원으로 유일하게 생산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녹십자의 독감백신인 ‘지씨플루’가 지난해 403억 원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완제 12위를 차지했다. 생산실적 1위 백신을 보유한 베르나바이오텍은 녹십자가 매각한 백신사업부가 전신임을 감안하면 녹십자가 매각하지 않았다면 1천억 수출 품목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내 백신 현황>

구분

필수예방 접종 백신

기타 예방접종 백신

백신 종류 <13종> <8종>
B형간염, 일본뇌염, 수두, 인플루엔자, 장티푸스, 신증후출혈열, BCG, DTP, Td, 폴리오, MMR, Hib, PCV/PPV A형간염, 두창, 렙토스피라, BCG(경피용), 로타(Rota), 대상포진, 녹농균, 콜레라
 
국내 제조백신 <5종> <2종>
BCG, DTP, Td, 폴리오, MMR, JEV, Hib, PCV/PPV 두창, 녹농균
수입백신 <9종> <6종>
BCG, DTP, Td, 폴리오, MMR, JEV, Hib, PCV/PPV BCG(경피), HPV, Rota, 대상포진, 녹농균, 
콜레라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하는 백신은 품목 수는 물론 생산액도 적은 반면 수입완제 백신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가의 프리미엄급 백신들이라서 매출 성장률도 높다. 화이자의 폐렴구균백신인 ‘프리베나13’은 지난해 수입의약품 중 1위를 기록했는데 그 금액이 8,152천 달러를 기록 약 900억 원대에 달한다. 

<국내ㆍ외 백신 시장 현황 및 전망>

구분

시장 규모

연평균 성장율

2010

2011

2012

2013(E)

2014(E)

2015(E)

글로벌

280억$

310.8억$

345억$

382.9억$

425.1억$

471.8억$

11.00%

국내

5960억원

4080억원

5427억원

5866억원

6341억원

6855억원

8.10%


국내 백신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은 독감백신 시장이다.
올 시즌부터는 GSK의 4가 백신을 비롯해 SK케미칼의 세포배양백신까지 백신의 선택 폭도 상당히 확대됐다. 녹십자도 최근 4가 백신을 국내 최초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내년 시즌부터는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독감은 유행 균주가 변경되기 때문에 매년 생산해야 돼 유통기한이 짧고 시장을 미리 예측할 수 없어 시즌 경과 후 반품돼 폐기처분되는 분량이 수백만 도즈에 달한다.

독감백신은 연간 1400~1500만 도즈 분량이 접종돼 왔는데 제약사들의 생산량은 1,800~2,000만 도즈에 달한다. 녹십자가 원액을 생산하기 이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원액 생산업체들의 횡포에 끌려다니면서 높은 원가에 들여와 과잉생산해 경쟁적으로 시장에 깔아놓다 보니 시즌 막판에는 가격경쟁이 가열되고 그나마 시즌이 종료되면 상당량이 반품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국회 국감에서 독감백신이 지난 5년간 1,400억 원 상당량이 폐기처분됐다는 질타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버려지는 독감백신이 1년 치 공급량과 맞먹는 2,070만 도스로 정부 입찰가 7천원으로 환산했을 때 1,400억 원이 넘는 규모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독감백신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독감백신 최종 승인 부처인 식약처는 지나치게 많은 양이 폐기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물량을 예측하고 공급과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독감백신 제조업체들은 생산 직후에는 조달청 입찰분과 병의원 시장에 밀어 넣기 때문에 매출실적이 늘어나지만 수개월 내 반품처리 되는 물량을 감안하면 손해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획생산을 지도하지 않은 정부의 무책임과 제약사들 무분별한 경쟁이 매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국내 생산 및 수입실적 상위 백신 품목>

제품명

업체명

생산금액

비고

퀸박셈주(수출용)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2013 2014 생산실적
1위
1,624억원 1,002억원
지씨플루프리필드실린지주 녹십자 370억원 403억원 생산실적
12위
제품명 업체명 2014년 수입실적 비고
프리베나13주 한국화이자 81,520,000$ 수입실적
1위
조스타박스 한국MSD 45,958,000$ 수입실적
4위
멘비오 한국노바티스 23,813,000$ 수입실적 
18위

(백신수입 상위 3품목 약 1,664억원)


백신주권 확립과 글로벌화

백신산업은 전통적인 규제산업이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과 국가 안전망 개선에 필수적이라서 국가가 장기 프로젝트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특히 백신 생산기술이나 제조설비 구축 등의 문제로 초기 시장진출이 어렵고 국경을 초월하는 초국가적 산업이다. 정치·경제적 불안, 기후변화, 전쟁, 생화학테러 등 수요예측이 어려워 기업이 개별기업이 다루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때문에 일본의 경우만 봐도 5개의 백신 연구소가 있지만 정부의 관리 아래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후생노동성이 백신 생산업체들의 연구비용과 이상반응 보상비용을 모두 지원해주고 있다.

미국은 바이오테러에 대비한 백신과 전염병에 대비한 백신의 개발 및 비상시를 대비한 비축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바이오산업 육성 강화정책 아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백신이 개발, 출시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분야의 산업에 그 모든 리스크를 민간 기업에게 떠넘긴다면 그 나라의 백신 주권 확립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백신 자급율은 2003년 10% 미만이던 것이 독감백신 원액 생산 등에 힘입어 현재 40~50% 수준에 이르렀는데 정부는 2020년에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한 백신을 제조하는 것도 백신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수급조절을 위한 충분한 물량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원가부담도 점차 높아질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국내 백산산업은 약점과 위협 요인이 존재하지만 장점 및 기회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백신산업의 SWOT 분석>

강점 √1, 2세대 B형 간염백신, 플루 자체개발 및 각종 백신의 출시 경험
기회 √국내 바이오벤처 활성화에 따른 다양한 후보물질의 확보
√바이오벤처와 대기업 모두의 관심에 따른 다양한 연구 활성화. √국가의 백신주권 필요성 인식

√정부의 지속적인 바이오산업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의지.
√백신지원을 위한 사업단 발족

√cGMP를 비롯한 제조 설비 등 Infra의 지속적인 구축.
√난치성 질환 및 암, 치매 등 새로운 질환에 대한 시장 창출
  √백신개발의 국제적 지원 강화
약점 √신제품 개발경험이 없음 위협 √다국적 제약회사의 시장 지배력 강화
√Platform technology의 부족 √연구개발 비용의 급격한 증가에 의한 투자비 부담
√중복투자 ex) flu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강자와의 경쟁 강화 예상
√내수시장의 한계  

전문가들은 국내 백신업체들은 신제품보다는 국내의 미생산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중복투자를 경계해야 되며 업체 간에 공동연구개발과 생산 및 판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내 백신업체 중에서도 자체적으로 생산할 백신도 소수에 불과하면서 생산시설에만 투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무리한 투자로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 투자금 회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다국적제약기업과도 연구개발 협력에 적극 동참하고 단기적인 안목보다는 5~10년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산학관 협력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등 포괄적인 사업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백신산업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부의 정책적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분야이다.

정부가 백신주권 확립은 물론 2020 바이오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중장기적 전략과 함께 각종 위원회나 협의체 등을 가동하면서 민간업체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차원에서는 이 정도의 지원으로는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없다는 불만이다.

우선 백신의 허가와 품질관리를 전담하는 식약처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백신분야 대관업무를 담당한 제약사 담당자들은 지금이 과거보다 일하는 게 더욱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식약처에 진정한 백신전문가가 없으며 무조건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보강자료만 요청하고 되는 것보다 안 되는 이유를 찾는데 급급한 공무원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내 자급자족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수준을 요구하는데 백신의 특수성은 대유행이라는 비상시를 대비해야 하는 만큼 무조건 선진 수준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다. 물론 이 같은 비판의 이면에는 업체들이 자사의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데 따른 불평도 포함됐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식약처가 최고의 전문기관인 만큼 담당 공무원들이 보다 전문성을 확보해 민간기업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때론 혁신을 위해서는 과감한 결정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현실에 안주한다면 바이오강국은 요원하다.

정부가 연구개발과 생산에 집중 투자해 결실을 거두는 기업에게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술개발을 국가가 주도해야 한다. 또한 제약사들이 특정 백신 생산에만 경쟁적으로 몰려드는 현상을 방치하지 말고 품목별 분산정책을 유도해야 한다.

메르스 등 전염병이 유행하면 정부가 백신 개발에 적극 지원하고 방역시스템을 강화하고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것처럼 떠들다가 사안이 수그러들면 발표했던 公約들은 空約이 되는 현실.

백신을 비롯한 바이오강국의 기본 조건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민간기업의 과감한 기술도입 및 연구계의 혁신이 맞물릴 때 가능하다는 점을 산학관이 주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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