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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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태일 기자] 미국의 뷰티 시장에서 밀레니얼(M)과 Z세대(Z)가 선택한 프리미엄의 기준은 더 이상 ‘브랜드’도, ‘가격’도 아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투명성’과 ‘본질’이다. 미국 SNS 플랫폼 틱톡(TikT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유행 중인 스킨케어 루틴 콘텐츠에는 더 이상 명품 브랜드 로고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제품 패키지에는 ‘성분 리스트’, ‘무향·무색소’ 표시,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마크가 눈에 띄게 부착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취향 변화가 아니다. 미국 MZ세대는 합리적인 가격에 본질적 가치를 담은 ‘제로 프리미엄(Zero Premium)’ 제품을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비싸서 좋은 게 아니라, 정직해서 좋은 것”이라며, 제품의 진짜 성분, 효능, 윤리성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평가하고 선택한다.

합리적 소비자들이 만든 ‘제로 프리미엄’ 트렌드

‘제로 프리미엄’은 고급스러운 포장이나 과도한 광고 대신, 핵심 성분과 기능, 윤리적 생산방식을 내세운 제품을 말한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효능은 프리미엄에 준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Attest)에 따르면, 2024년 미국 Z세대 여성의 74%가 브랜드보다 성분과 윤리 기준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천연(Natural)’ 성분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52%, ‘무독성(Non-toxic)’ 성분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41.4%에 달했다.

틱톡 인플루언서들이 소개하는 스킨케어 제품 영상에는 “무향이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다”, “유해 성분이 없고 포장도 재활용된다”는 설명이 빠지지 않는다. 뷰티는 더 이상 '꾸밈'이 아니라 '신뢰'로 소비된다.

미국 뷰티 시장, 기능 중심으로 재편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스킨케어 시장은 2023년 약 229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까지 약 28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4.2%에 달한다.

예전에는 스킨케어가 선택적 소비였다면, 이제는 자외선,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 유해환경에 대응하는 ‘필수 건강 루틴’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예방 중심 뷰티 루틴’을 강조하며, 피부 장벽 강화, 노화 방지 등 기능성 중심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Statista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과 Z세대는 타 세대보다 2~5배 많은 뷰티 지출을 기록하며, 전체 스킨케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합리적 소비 트렌드의 대표 주자는 캐나다 브랜드 더 오디네리(The Ordinary)다. 제품의 성분 함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제품명 자체에 성분을 그대로 표기하는 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 2024년 기준 더 오디네리의 온라인 매출은 약 2억 4,192만 달러,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가격은 대부분 9~13달러대로, 고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한다.

얼타 뷰티의 '컨셔스 뷰티' 프로그램도 제로특성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국 뷰티 리테일러 얼타 뷰티(Ulta Beauty)는 ‘컨셔스 뷰티 앳 얼타 뷰티(Conscious Beauty at Ulta Beauty)’라는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클린 성분, 비건, 동물실험 반대, 지속가능한 포장, 사회 환원 등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한 브랜드에 ‘컨셔스 뷰티’ 배지를 부여한다.

2024년 기준, 이 배지를 받은 브랜드는 288개 이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뢰 마크로 자리잡았다. 얼타는 소비자가 쉽게 가치 기반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매장 진열과 온라인 필터링 시스템도 함께 개선하고 있다.

'진짜 프리미엄'은 정직함에서 나온다

미국 뷰티 시장은 지금, 조용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제로 프리미엄’은 단순히 저렴한 대안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이다. 브랜드의 유명세보다 성분의 진실성, 광고보다 제조방식의 윤리성, 패키지보다 사용자의 신뢰가 중요해진 시대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 트렌드가 아닌, 소비자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이다. 앞으로의 뷰티 시장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더 이상 가장 비싼 것이 아니라, 가장 정직하고 투명한 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OTRA 시카고 무역관은 “미국 뷰티 시장의 주요 소비자들은 이제 브랜드보다 제품의 성분과 윤리적 기준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라면서 “특히 ‘천연(Natural)’과 ‘무독성(Non-toxic)’이 명시된 클린 라벨(Clean Label)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Attest)의 조사에 따르면 61.1%의 소비자들이 클린 라벨 제품의 확대 출시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기업은 ‘K-뷰티’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더해 미국 소비자가 민감하게 여기는 투명한 성분·친환경 포장·기업의 윤리성 등을 포함한 브랜드 전반의 신뢰도 설계가 필요하다”라면서  “또한 마케팅에 있어, 주요 소비자인 2~30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SNS 기반 구매·사용 후기 영상 등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러운 바이럴을 유도한다면 효과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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