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 글로벌 K-뷰티 열풍이 인도에서도 본격적으로 불고 있다. 가처분 소득 증가, 중산층 확대, 그리고 개인 미용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인도 화장품 및 퍼스널 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K-팝,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력이 더해지며, 자연 유래 성분과 고기능성, 세련된 패키징을 강점으로 한 한국 화장품이 ‘프리미엄 & 클린뷰티’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화장품 수입 시장 19.5조 원 돌파… 한국산 점유율 1위

인도 상무부 산하 IBEF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50억 달러(약 19.5조 원)로 성장했다. Global Cognitive Market Research는 2032년까지 약 470억 달러 규모로의 확장을 전망한다. 특히 스킨케어와 향수 시장은 중저가 브랜드(매스티지)와 프리미엄 제품군 모두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수입 시장에서도 한국산 화장품은 독보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HS Code 3304.99 기준 2024년 인도의 화장품 수입 규모는 약 2억 9,207만 달러이며, 한국은 전체 수입의 21.0%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5.8%로, K-뷰티의 현지 위상을 방증한다.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들은 인도 현지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의 소비 확산은 자연스럽게 K-뷰티 브랜드 인지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클린뷰티'와 천연 성분 선호... K-뷰티에 최적의 타이밍

인도 화장품 시장에서 주요 소비 트렌드는 ‘클린 뷰티’, ‘천연·유기농 성분’, ‘비건 인증’으로 요약된다. 병풀, 달팽이 점액, 쌀 추출물 등 저자극·고효능을 내세운 한국 스킨케어 제품은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하며 젊은 여성 소비자뿐 아니라 중산층, 중년 소비자층까지 폭넓게 파고들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Mamaearth, WOW Skin Science와 같은 인도 토종 브랜드들은 천연 성분을 내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인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도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브랜드들은 이 틈새에서 다단계 스킨케어 루틴과 기술력, 감성적 패키징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커머스+퀵커머스, 디지털 유통 혁신 주도

K-뷰티의 인도 시장 확산에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Amazon India, Nykaa, Myntra는 단순 쇼핑을 넘어, 브랜드 경험과 소비자 신뢰 구축까지 아우르는 유통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Nykaa는 스킨케어 부문에서 15%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K-뷰티 수요를 바탕으로 자사 브랜드 실적을 끌어올렸다.

Myntra는 FY 2024 기준 36% 매출 성장, Amazon India는 약 30%의 시장 점유율과 1억 명 이상의 활성 고객을 기반으로 뷰티 부문 확대를 가속 중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Blinkit과 같은 퀵커머스 플랫폼의 부상이다. 다크스토어 기반의 물류 시스템과 자체 배송망으로, 뷰티 제품 유통의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으며, 실시간 마케팅 채널로서도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급성장… 여전히 오프라인 체험은 중요

반면 인도 화장품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문화도 공고하다. 럭셔리 제품의 약 70%, 대중 시장 제품의 42%는 지역 소매점과 소형 뷰티 매장에서 거래된다. 특히 2·3급 도시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신뢰성과 접근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소비 패턴은 ‘쇼루밍(Showrooming)’으로 이어지며, 오프라인 체험 후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는 혼합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The Face Shop 등 K-뷰티 브랜드는 오프라인 체험 공간과 디지털 채널을 병행하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현지화에 적응하고 있다.

인도, K-뷰티의 ‘넥스트 차이나’ 될까

인도는 인구 14억 명, 평균 연령 28세, 빠르게 성장하는 중산층을 보유한 차세대 소비 대국이다. 한국 화장품은 트렌드, 기능성, 패키징, 브랜드 스토리 측면에서 차별화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빠르게 진입한 K-뷰티 브랜드는 이 격차를 확대할 기회를 잡고 있다.

그러나 현지 인증 시스템과 높은 물류 장벽, 강력한 로컬 브랜드의 약진이라는 변수는 여전히 위협요소다. 이커머스·퀵커머스 플랫폼과의 제휴, 현지 제조 기반 확대, 소비자 경험 중심의 마케팅 전략 등 현지화 전략 강화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화장품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KOTRA 벵갈루루무역관은 "인도 화장품 시장은 중산층 확대와 미용에 대한 인식 제고, 프리미엄 및 천연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면서 "혁신성과 품질, 세련된 패키징으로 잘 알려진 한국 화장품은 이러한 수요를 공략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특히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전히 높은 수입 관세와 엄격한 라벨링 규정 등 다양한 장벽을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라면서 "효과적인 시장 진입과 확장을 위해서는 현지 유통업체나 뷰티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 또는 합작 투자가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으며, 한국의 제품 개발 및 디지털 마케팅 역량과 현지 파트너의 유통 인프라 및 시장 이해도를 결합함으로써, 한국 브랜드는 인도 시장에 특화된 지속 가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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