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 미국 식품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환경과 윤리에 민감한 이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식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 가능성, 건강, 클린 라벨 등 새로운 가치를 기준으로 식품을 선택하며, 그 흐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국의 식문화, 이른바 K-푸드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소비, Z세대가 열고 K-푸드가 채우다
Z세대는 식품을 소비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Attest)에 따르면, Z세대의 70% 이상이 식품 선택 시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흐름은 동물성 식품을 줄이고, 식물성 기반의 대체식품이나 윤리적으로 생산된 지역 농산물 소비로 이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밥, 불닭볶음면, 오이무침 같은 K-푸드는 동물성 식품 의존도가 낮고, 채소 기반의 조리법이 많아 지속 가능한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건 김밥’, ‘두부김치’, ‘콩비지찌개’ 등은 미국 내 채식 레스토랑에서도 인기 메뉴로 등장하며, K-푸드의 친환경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만든 K-푸드 열풍… Z세대는 “틱톡에서 먹는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Z세대의 소셜미디어 사용은 K-푸드 확산에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어테스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의 50.5%가 틱톡에서 식품 정보를 찾는다고 답했으며, 인스타그램(43.1%)과 유튜브(42.7%)도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바로 이 플랫폼에서 ‘달고나 커피’, ‘불닭볶음면 챌린지’, ‘김밥 ASMR’ 등 한국 음식 콘텐츠가 글로벌한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오이무침 레시피’가 틱톡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미국 식탁에도 오이무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뉴욕의 한 레스토랑 관계자는 “틱톡에서 인기를 끈 K-푸드는 메뉴로 반영될 경우 곧바로 매출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건강한 맛’ 찾는 미국 소비자… K-푸드는 이미 준비됐다
Z세대는 맛과 편의성뿐만 아니라 건강과 정신적 웰빙을 식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들은 첨가물이 적고, 천연 재료로 만든 건강한 식품을 선호하며, 클린 라벨 제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이런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전통 식재료와 발효음식이다. 된장, 고추장, 김치 등은 발효 과정을 통해 유익균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으며, 장 건강과 면역력 향상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웰빙 식품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프로바이오틱 김치’, ‘청국장 스프’, ‘고추장 마요 소스’ 등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어 헬스푸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키토 식단과 고단백 트렌드에 부합하는 K-푸드도 주목받고 있다. 고단백∙저탄수화물인 두부 요리, 계란찜, 그릭 요거트에 인절미 토핑 등은 건강과 맛을 모두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건강, 지속 가능성, 디지털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가 주도하는 식품 시장에서 K-푸드는 더 이상 낯선 이국 음식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K-푸드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며, 건강하고 윤리적인 식문화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KOTRA 뉴욕 무역관은 "미국의 트렌드 세터이자 콘텐츠 소비자인 Z세대는 미국 식품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소비층으로 지속 가능성, 건강, 투명성에 기반한 식품 소비는 점차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식물성 대체 식품, 클린 라벨 제품, 지역 생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동시에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식품 소비자 행동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트렌드를 형성하는 핵심 매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 식품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과 윤리성을 강조한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라면서 "제품 자체의 품질뿐만 아니라, ‘바이럴’ 요소를 반영한 재미있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전략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한국 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14.6% 증가했으며, 그 중심에는 Z세대를 타깃으로 한 건강 간편식, 비건 푸드, 발효 식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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