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렌디아
케렌디아

[팜뉴스=김민건 기자] 케렌디아(피네레논)가 제 2형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신장병(콩팥병) 치료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신장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통해 예방적 목적 처방은 물론 기존 표준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은 환자에서 신기능과 심혈관 질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케렌디아는 20년 만에 등장한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질환 치료제다. 국내 종합병원은 물론 개원가에서 활발한 처방이 기대된다.

이용호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15일 열린 바이엘코리아의 케렌디아 급여 기념 간담회에 참석해 "최초의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인 케렌디아는 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병에서 새로운 치료 기전으로 신장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 RAS억제제와 SGLT-2억제제에 효과가 부족한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용호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그간 만성 신장병 표준치료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차단제를 썼음에도 40%에 달하는 환자가 만성으로 진행해 미충족 수요가 컸다. 특히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빠르게 악화해 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 국내 말기 심부전 원인 50%가 당뇨라는 데이터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당뇨로 인한 만성 신장병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 학회에서는 현재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동반 신장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선 추세로 볼 때 오는 2025년에는 더욱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치료 옵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 총무이사는 "당뇨병성 신장병은 소변에서 알부민뇨가 빠져나오는 비율과 콩팥의 사구체여과율(eGFA) 감소를 통해 진단한다"며 "당뇨 환자 40%는 결국 당뇨병성 신장 질환(DKD)이 생기며 국내 30세 이상 환자의 1/3은 두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65세 이상에서는 더 높기 때문에 향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무이사는 "만성 신장병은 결국 투석하게 되며 사망율 증가로 이어진다"며 "정상 당뇨 환자는 사망 위험이 4% 증가하지만 콩팥 문제로 알부민뇨가 소변으로 나오거나 사구체여과율로 인해 신장 기능이 약화하거나, 이 둘 모두를 가질 경우 정상 환자 대비 사망 위험이 47%까지 올라간다"고 우려했다.

기존 표준치료에서는 단백뇨 수치가 잘 관리되지 않아 만성 신장병으로 진행하는 환자가 약 40%나 된다. 2015년 이후 SGLT-2억제제가 만성 신장병에 쓰이고 있지만 여전히 30~40% 환자는 당뇨병성 신장 악화 우려가 있다.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케렌디아가 치료의 한 축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처음으로 등장한 강력하고 선택적인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당뇨 환자 콩팥은 만성 염증 등 손상을 입으면서 섬유화로 진행한다. 섬유화는 신장의 고유한 '필터 기능'을 감소시켜 신장 기능 자체가 약해지게 만든다. 신장에서 알부민뇨와 섬유화는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과활성화와 관련이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억제하는 케렌디아는 신장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다.

케렌디아가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신장병을 치료하는 기전(자료: 바이엘코리아)
케렌디아가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신장병을 치료하는 기전(자료: 바이엘코리아)

김성균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는 "1950년대부터 코르티코이드를 막으면 신장 보호 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알았고 실제 약제도 개발됐지만 부작용이 발생해 사용할 수 없었다"며 "케렌디아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코르티코이드를 효과적으로 저해해 대표적으로 신장병 진행을 막는 약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총무이사도 "여러 동물실험에서 보면 섬유화 진행으로 신장 여과율이 떨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약제를 같이 사용할 경우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균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케렌디아는 지난 2월 1일 국내에서 당뇨병이 있는 만성 신장병 성인 환자에서 표준요법(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CE) 또는 안지오텐신(Angiotensin) II 수용체 차단제)과 병용 급여가 인정돼 본격적인 처방이 기대된다.

급여 대상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를 최대 허용(내약) 용량으로 4주 이상 안정적으로 투여했음에도 ▲uACR(urine albumin/creatinine ratio, 소변 알부민 대 크레아티닌 비율) > 300mg/g 또는 요 시험지봉 검사(urine dipstick test) 양성(1+ 이상)이며 ▲추정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이하 eGFR)이 25≤eGFR<75mL/min/1.73m2인 경우다.

케렌디아는 허가와 급여 근거인 두 건의 대규모 3상 연구 'FIDELIO-DKD' 'FIGARO-DKD'와 이 연구들을 통합 분석한 'FIDELITY-DKD'를 통해 만성 신장병 진행 억제 효과와 심혈관 질환 개선을 입증했다.

FIDELITY-DKD 연구는 전 세계 48개국에서 1만3171명의 성인 2형 당뇨병 동반 신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관찰 중앙값 3년 동안 위약 대비 케렌디아 효능·효과를 확인했다. 이 연구에서 케렌디아는 만성 신장병 1~4단계(초기부터 만성까지)에서 신장 복합 평가 변수 위험을 23% 줄였다.

신장 복합 평가 변수란 ▲신부전: 만성 투석, 신장 이식, 사구체여과율(eGFR)이 최소 4 주 동안 <15mL/min/1.73m2으로 지속 감소 ▲베이스라인 대비 eGFR이 57% 이상 최소 4주 이상 지속적인 감소, 신장 관련 사망이 최초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이다.

심혈관계 복합 평가 변수 위험도 14% 줄였다. 해당 위험이란 ▲심혈관계 사망 ▲비치명적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부전으로 최초 입원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임상을 통해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억제제 사용과 관계없이 만성 신장병 진행 억제와 심혈관계 질환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당뇨병학회(ADA)는 최신 가이드라인을 통해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300mg/g 이상인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uACR수치를 30% 이상 줄일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는 케렌디아가 uACR 수치가 300mg/g 이상인 환자가 약 67% 포함된 연구에서 첫 4개월 간 위약군 대비 평균 uACR을 32%나 감소 시켰기 때문이다. 만성 신장병 진행을 늦추기 위해 케렌디아 처방을 강력히 권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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