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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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가 다시 한번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후속으로 불리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ADC 치료제 처음으로 폐암 영역에서 정식 허가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허가 신청 적응증이 임상 당시 목표로 했던 것이 맞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임상 연구에서 결과가 당초 획득하고자 했던 목적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는 지난 19일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의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 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FDA는 올해 12월까지 최종 승인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한다.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경우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는 강력한 효능의 세포독성 약물 DXd(데룩스테칸)를 항체에 결합한 또 다른 ADC를 보유하게 된다. 앞서 유방암 영역에서  HER2 표적 항체 트라스트주맙을 데룩스테칸에 결합한 엔허투가 대성공을 거뒀다. 폐암에서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 다토포타맙을 데룩스테칸에 결합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폐암에서 개발 중이다.

ADC 약물이란 암세포를 찾는 항체(Antibody)와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세포독성약물(Drug), 이 둘을 이어주는 링커(conjugation)로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양사는 TROPION-Lung01 3상 연구의 중간 결과에 근거, 비편평 상피세포 적응증 허가 신청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평가변수에서 현 표준치료인 도세탁셀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통계적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전체생존기간(O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PFS 혜택과 수치적으로 유리한 OS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OS 데이터는 최종적인 분석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종양 R&D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는 수잔 갤브레이스(Susan Galbraith) 박사는 양사가 최종적인 신약 허가 승인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효과적인 대안을 제공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한해 미국에서 25만 건의 폐암이 진단됐다. 이중 80%가 비소세포폐암이었고 이들 환자를 구분하면 비편평 상피세포암(70%)과 편평 상피세포암(30%)으로 나뉜다. 비편평 상피세포는 유전학적 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많이 확인되며 이에 따라 EGFR, ALK, ROS1 등을 표적하는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있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비소세포폐암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는 TROP-2 단백질을 표적하기 때문에 비편평 상피세포암에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번 BLA 신청 적응증인 '진행성 비편평 상피세포암'도 중요하다.

그러나 편평 상피세포암은 유전학적 변이가 뚜렷하지 않다. 최근 들어서야 면역항암제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여길 만큼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질병 진행을 겪는 환자를 위해서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의 편평상피세포암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TROPION-Lung01 연구 평편, 비평편 상피세포암 모두 평가

BLA 신청 승인 근거가 된 TROPION-Lung01 연구 디자인을 보면 이번 적응증 신청이 최초 목적을 충족했는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 

연구는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국소 진행성, 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제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PD-1, PD-L1 면역항암제다. 이러한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표준치료인 도세탁셀과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효능, 효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목적이다.

좀더 자세히 보면,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등록된 NCT04656652에서 유전변이가 없는 환자는 현재 표준치료에 따라 백금기반 항암요법 또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경우 등록됐고, 변이(EGFR, ALK, ROS1, NTRK, BRAF, MET 엑손14 결손, RET)가 있는 환자도 백금기반 항암요법을 포함한 1~2개의 표적치료를 사용하거나 질병 진행이 있는 경우였다.

1대 1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또는 대조군인 도세탁셀에 배정했는데, 그 방식은 편평상피세포암과 비편평상피세포암 같은 조직학적 유형에 따라 무작위 구분했다. TROP-2 단백질이 선암(비편평상피세포암)에서 최대 64%, 편평상피세포암은 75%까지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임상에서 TROP-2를 발현하는 평편 상피세포암과 비평편 상피세포암 환자를 모두 타깃해서 도세탁셀 대비 얼마나 효과를 나타내는지 보려는 목적이다. 그런데 FDA에는 평편 상피세포암을 뺀 비평편 상피세포암만 허가 적응증으로 제출,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해 해외에서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의 임상적 결과에 높은 기대치를 주고 있었다. 성공적인 임상 조건으로 최소한 도세탁셀과 2개월 이상의 무진행생존기간 격차를 보여야 한다고 보기도 했다.

결과를 보면,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도세탁셀과 비교해 PFS를 개선해 재발, 사망 위험을 25%(HR 0.75) 줄였지만,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4.4개월, 도세탁셀 3.7개월로 1개월도 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객관적반응률(ORR)에서는 각각 26.4%, 12.8%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좀더 높았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에서는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12.4개월)과 도세탁셀(11개월)의 HR이 0.90으로 임상적 유의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하위 분석에서 비편평 상피세포암 효과는 이보다 뛰어났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에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5.6개월)이 도세탁셀(3.7개월) 보다 1.9개월 연장했고, 객관적반응률도 각각 26.4%, 12.8%로 차이가 컸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도 7.1개월과 5.6개월로 차이가 있었다.

중간 분석에서 비편평상피세포암 환자에서 더 좋은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낸 것이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을 절반의 성공으로 볼지, 절반의 실패로 볼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임상 목적을 충족했는지 의문이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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