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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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가기 위한 첫번째 문턱을 넘는데 성공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폐암은 전체 암 발병률에서 2위, 사망률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유사하며, 실제로 폐암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제약사들이 앞다퉈 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병용요법과 새로운 기전을 갖춘 치료 전략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폐암은 크게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된다. 전체 폐암 환자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원발부위와 인접 림프절 이외의 부위로 전신 전이가 이뤄진 병기에서는 항암 치료가 이뤄진다.

전통적으로 비소세포폐암은 백금기반 화학요법(platinum-based chemotherapy)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내성과 전신 독성, 환자 삶의 질(QoL, Quality of Life) 저하 등과 같은 문제로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폐암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10년대 중반이었다. 글로벌 제약사인 BMS와 오노약품공업이 공동개발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MSD가 개발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등의 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폐암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아이큐비아가 최근 발표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서 면역치료요법 전략'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동안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 옵션의 범위가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면역관문억제제(ICI) 기반 병용요법으로 전략이 전환됐다.

실제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D-L1 발현율이 높은(50% 이상) 환자에서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 또는 항암화학요법, 아테졸리주맙 또는 세미플리맙과의 병용요법을 우선 치료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다음으로 PD-L1 발현율이 낮은(1~49%) 환자들은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이 항암화학요법 병용에 금기사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호되지 않는다. 이는 펨브롤리주맙의 임상3상 시험인 KEYNOTE-042에서 항암화학요법 대비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OS 개선을 입증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들이 앞서의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TIGIT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가 있다.

TIGIT(T-cell innunoreceptor with immunoglobulin and ITIM domain)는 면역세포인 T세포 및 NK세포 표면에 발현해 암세포가 체내 면역 체계를 회피하도록 만든다. TIGIT 억제제는 이러한 특성을 억제해 면역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기전이다.

현재 로슈와 머크, 노바티스, 길리어드 등의 제약사들이 TIGIT 억제제를 기반으로 한 폐암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 다만, 로슈와 머크가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결과 값이 도출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슈가 진행 중인 SKYSCRAPER-01 임상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충족하지 못했고, 두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은 분석 시점에 미숙했다고 발표됐다.

또한 머크의 경우 올해 3월에 치료 경험이 있는 비소세소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vibostolimab/pembrolizumab 병용요법 임상2상 시험 KEYVIBE-002에서 1차 평가지표인 PFS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표.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TIGIT 요법 임상시험 현황(자료=아이큐비아)
표.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TIGIT 요법 임상시험 현황(자료=아이큐비아)

다음으로는 항체-약물결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를 활용한 연구들도 비소세포폐암에서 1차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폐암치료 신약 '다토-DXd(성분명: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는 PD-L1 비율이 50%가 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펨브롤리주맙과 병용하는 임상3상 TROPION-Lung08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PD-L1 비율이 50%가 넘고 1차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펨브롤리주맙과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에 대한 병용요법 임상3상 EVOKE-03 연구를 진행 중이다.

표.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ADC 요법 임상시험 현황(자료=아이큐비아)
표.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ADC 요법 임상시험 현황(자료=아이큐비아)

이외에도 기존 정맥주사(IV) 형태로 투여되는 펨브롤리주맙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실제로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피하주사제형으로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의 허가를 최근 획득했다. PD-1 면역관문억제제에서 피하주사제 형태로는 첫 승인 사례다.

제형이 변경되면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접근성은 높여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더 큰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의약품 특허권과 같은 비즈니스 전략 차원에서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머크는 오는 2028년에 미국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는 키트루다의 독점권을 연장하기 위해 SC제형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3상 MK-3475-A86 시험은 편평 및 비편평 1차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펨브롤리주맙을 피하주사와 정맥주사 제형에 대한 비교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히알루로니다제와 결합된 SC 펨브롤리주맙을 개발 중에 있으며 최근 개시된 임상 3상 MK-3475A-D77에서 이를 테스트하고 있다.

아이큐비아 측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면역요법과 바이오마커, 병용전략이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언급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충족 니즈는 여전히 상당 부분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연구는 새로운 작용기전, 독성 제한, 개인맞춤의료 활용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라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은 궁극적으로 치료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계속해서 자산(aseet)에 집중 투자하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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