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는 2005년 FDA 승인 이후 18년간 다발골수종에 가장 많이 처방된 표준치료제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2009년 12월 허가 이후 꾸준히 적응증을 확대한 결과 7개의 치료 옵션을 가진 다재다능한, 치료 현장에 없어서는 안될 치료제로 거듭났다.

이전까지 다발골수종 치료는 어둠 속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발골수종 치료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2000년대 면역조절제인 탈리도마이드, 레블리미드와 함께 1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 벨케이드(보르테조밉) 같은 신약이 등장하면서다. 현재  다발골수종 실제 완치율은 14.3%, 이같은 신약 등장 이전에 5년 상대생존율은 21%에 불과했다.

한국BMS 레블리미드
한국BMS 레블리미드

 

다발골수종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한가운데 레블리미드가 있었다. 그 이후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레블리미드는 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불가능 환자 모두에서 1차치료와 유지요법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성공적인 시대를 보낸 레블리미드는 과거의 영광에만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연달아 급여화에서 성공하며 처방 환자의 급여 부담을 낮췄다. 2022년 4월 VRd(보르테조밉 + 레날리도마이드 + 덱사메타손) 요법이 급여화 됐으며, 이듬해 2023년 1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 유지요법까지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2000년대 등장한 레블리미드가 여전히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 옵션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여부를 떠나 1차치료 요법에 VRd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조혈모세포이식 이후 재발을 늦추기 위한 유지요법에서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했다.

레블리미드 국내 적응증 현황
레블리미드 국내 적응증 현황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다발골수종 1차요법

골수 형질세포가 악성으로 변하면서 발생하는 다발골수종은 대표적인 완치 불가능한 혈액암으로 악명 높다. 빈혈, 고칼슘혈증, 신기능부전, 골용해성병변 같은 특징적 증상이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평균 진단 연령은 70세로 여성 보다 남성에서 흔하다.

다발골수종 치료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지에 따라 환자를 분류하고, 이식 여부는 연령에 따라 판단한다. 70세 이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해도 그 이상 연령은 어렵다고 본다. 

이에 따라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는 일차 치료 4~6주기 후 공고요법으로 고용량 항암 치료를 받거나 자가조혈세포이식을 하고 재발할 때까지 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이식 대상이 아닌 경우 정해진 기간 일차요법 후 유지요법을 하거나 질환 진행 시까지 일차요법을 하게 된다.

레블리미드가 세계적인 다발골수종 치료제가 된 것은 다양한 임상연구 데이터를 가졌기 때문이다. 레블리미드가 포함된 VRd 요법은 새로 진단된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기존 Rd(레날리도마이드 + 덱사메타손) 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향상 시켰다.  

이에 미국 등 해외에서 VRd 요법을 가장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VRd 요법을 다발골수종 치료 시 조혈모세포 이식과 관계없이 가장 높은 수준인 'preferred regimen, category 1'에 뒀다.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도 조혈모세포이에 상관없이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첫 번째로 사용하는 요법(1st Option)으로 권고했다.

NCCN 가이드라인
NCCN 가이드라인

 

SWOG S0777 연구를 보면 새로 진단된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VRd 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43개월로 기존 Rd 요법의 30개월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13개월 더 연장(HR 0.712)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도 유의미하게 향상 시켰다. VRd 요법 시 생존기간 중앙값은 75개월로 Rd 요법(64개월)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객관적 반응률도 VRd 요법(82%) Rd요법(75%)보다 7%p 높았다.

다발골수종은 조혈모세포 이식 또는 불가능한 경우 완전관해를 목표로 유도요법을 한다. 레블리미드는 새로 다발골수종이 진단된 환자에서 유도요법을 평가한 4개의 3상 연구를 통해 높은 반응 효과를 보였다.

VRd 연구(GEM2012, IFM2009)와 VTd(보르테조밉, 탈리도마이드, 덱사메탄소) 연구(GEM2005, IFM 2013-04)를 통합 분석한 결과, VTd 요법과 비교해서 VRd군에서 높은 반응이 있었는데 특히 매우 좋은 부분 관해(Very Good Partial Response, 이하 VGPR) 반응을 보였다. VRd 요법은 3주기 유도요법 이후 54.5%, 6주기 이후 70.1%라는 높은 VGPR을 나타내며 치료가 지속될수록 반응률이 높아지는 것을 나타났다.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으로  OS 중앙값 9년 넘어, 급여 적용 배경

다발골수종은 난치성 질환이다. 대부분 환자가 1차치료 이후 재발하면서 생존 기간이 짧아진다. 현재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연장으로 궁극적으로 전체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유지요법이다.

유지요법은 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 때까지 고용량의 항암 치료가 진행된다. NCCN과 ESMO 가이드라인은 높은 수준으로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비급여 상태로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안정병변 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이식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유지요법을 시작한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배경에 다양한 레블리미드 임상 결과가 있었다. 레블리미드의 3개 임상(CALGB 100104, IFM 2005-02 및 GIMEMA RVMM-PI-209)에서 1208명의 환자 데이터를 메타분석하니 레블리미드 단독 투여에서 무진행생존기간 52.8개월이 나타났다. 위약군 23.5개월 대비 두 배 이상 연장한 결과다.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이 재발과 사망 위험을 약 절반이나 낮췄다.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데이터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데이터

 

특히 7년 4개월(88.8개월) 동안 장기간 추적관찰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9년 3개월(111개월)로 위약군(7년 2개월) 보다 2년 1개월을 연장했다. 임상적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된 것이다. 이 결과는 사망 위험률 또한 위약군 대비 23% 줄인 수치다.

한편, 레블리미드는 다발골수종 외에도 다양한 혈액 질환에서 처방되고 있다. 2019년 5월부터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 사용되며 소포림프종 치료로도 쓸 수 있다. 2022년 4월부터는 리툭시맙과 병용으로 이전에 치료받은 소포림프종(1-3a 등급) 환자에서 급여가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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