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에 집중됐던 임상시험 시장이 엔데믹 국면을 맞이하면서 글로벌 파이프라인 전반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높은 임상시험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활약할 여지가 충분하며 글로벌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신약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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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사장 박인석)은 '2022년 한국 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집'을 발간한다고 15일 밝혔다. 통계집에는 국내외 임상시험 수행현황과 제약바이오 & 임상시험 시장과 관련된 통계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국내외 임상시험 수행현황 ▲임상시험 주체별(제약사, CRO 등) 산업통계 ▲국민 임상시험 인식도 ▲국내외 제약산업 및 R&D 규모 등을 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팬데믹 이후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 환경변화에 대한 전망과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글로벌 임상시험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외에도 다른 신종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해 mRNA 백신 개발 임상시험이 다수 이뤄졌고 비(非)코로나 임상시험도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0년 이후 급증했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은 2022년에 절반 이하로 감소했으나 비(非)코로나 임상시험은 2019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22년 전체적인 임상시험 수는 팬데믹 기간 보다 줄어 들었으나, 2019년에 비해서는 6.6% 증가했고 2017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표. 2020~2022년 프로토콜 기준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 순위(출처: 미국 NIH, Clinicaltrials.gov, KoNECT 재가공)
표. 2020~2022년 프로토콜 기준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 순위(출처: 미국 NIH, Clinicaltrials.gov, KoNECT 재가공)

주목할 만한 점은 한 개 프로토콜에 참여하는 임상시험 실시기관 및 국가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제약사들의 R&D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임상시험의 비용과 복잡성을 감소시키고 생산성은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임상시험실시기관(CRO)에 투자하기보다는 소수의 우수한 업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증가 요인(Productivity enablers)이 활용되고 있는데,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가상·분산형(Remote·Virtual·Decentralized, RVD) 임상시험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이는 엔데믹 이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며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체 프로토콜을 기준으로 한 2022년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TOP 10개 국가들은 대부분 점유율이 하락하거나 근소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2020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했고 중국은 최근 3년간 급격하게 점유율을 높이며 고성장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국내에서의 임상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가가 임상시험 점유율을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비교적 점유율을 잘 유지해 호주와 동률인 5위까지 순위를 상승시켰다.

지난해 식약처가 승인한 의약품 임상시험은 총 711건으로 2021년 842건 대비 15.6%가 감소했다. 다만, 이 수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이며 주요 특징으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 ▲제약사 임상시험 비중 증가 ▲다국가 임상시험 감소 ▲면역항암제 비율 및 내분비계 임상시험 증가 등이 있다.

임상시험을 의약품 형태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전체 건수에서 합성의약품이 62.6%(447건)을 차지하면서 가장 비중이 높았고 바이오의약품 35.2%(251건), 한약(생약)제제 1.8%(13건) 순으로 나타났다.

의뢰자(제약사·CRO·연구자)에 따른 구분에서는 국내 제약사에서 종근당이 19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대웅제약(16건), 휴온스(8건)가 그 뒤를 이었다. 다국적제약사 중에서는 한국MSD(20건), 한국얀센(19건), 한국로슈(15건), 한국노바티스(14건) 등이 높은 편이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은 한국아이큐비아가 32건으로 제일 높았고 PPD(28건), 노보텍아시아코리아(18건), INC research(17건) 등 여전히 글로벌 CRO의 영향력이 높았다.
 

표.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출처: 식약처, KoNECT 재가공)
표.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출처: 식약처, KoNECT 재가공)

보고서는 "국내 제약·임상시험 산업은 단일국가 임상시험 점유율은 높은 반면, 다국가 임상시험에서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한국의 다국가 임상시험은 2011년 19위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0위, 2022년 11위를 기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국가 암싱시험은 국제 표준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키고 국내 제약산업으로의 지식 및 기술 이전, 선진국들의 인식 전환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신약개발 이후 별도의 가교시험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신약도입 지연기간을 줄이고 자국민의 신약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약접근성은 33% 수준으로 여전히 OECD 평균인 41%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신약이 개발된 이후 평균 46개월 뒤에 국민이 사용할 수 있어 이 역시 OECD 평균 45개월보다 느린 수준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우리나라 국민은 전세계에서 개발된 신약의 33%만을 사용할 수 있으며, 개발 후 거의 2년이 지나서야 쓸 수 있는 셈"이라며 "글로벌 임상시험에 우리나라가 참여하게 된다면 해당 신약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전세계적으로 신약개발 R&D 투자 성장이 둔화하고, 제약사들은 비용효율성과 성공률이 높은 파이프라인 위주로 개발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고 있다"라며 "향후 임상시험은 우수한 소수의 국가 및 CRO에서 수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다국가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한 국가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2년 한국 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집'은 오늘(15일)부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자료실에서 임상시험 승인현황 세부 분석 및 임상시험 동향 분석자료 등 추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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