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팜뉴스는 최근 "실험실 서랍까지 '탈탈' 털더라, 검찰 압수수색 당한 기분" 제하의 보도를 통해 식약처가 정기 GMP 약사 감시 과정에서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예고 없이 실험실을 방문해 서랍 구석구석까지 살펴볼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목소리도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약처가 품질관리팀 관계자들을 질타하거나 공장 제조 라인의 현장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퍼부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약사 감시 기간 내내 피를 말렸다는 전언도 들리고 있다. 지난 보도에 이어 관계자들의 전언을 후속으로 전한다.

"실험실에 있는데 느닷없이 불렀다."

최근 식약처 GMP 조사를 받은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실험실 문 밖에서 'XXX 선생님 계시죠? 나오세요'라는 소리가 들렸는데 너무 당황했다"며 "문 앞에 나선 순간 식약처 심사관이 무서운 표정으로 후배를 질타하고 있었다. 넋나간 후배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후배가 실수를 했는데 제대로 해명을 못해서 선임자인 저를 부른 것"이라며 "구구절절해명을 하니까 심사관이 '핑계 대지 마세요'라고 매섭게 쏘아붙였다. 예전에는 '일탈 내고 바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이해를 해줄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일탈'은 의약품 제조 또는 품질관리 과정에서 미리 정한 기준을 벗어나 이루어진 행위를 뜻한다. 제약사 의약품 제조소에서는 공정, 수율, 제조, 포장 등에서 일탈이 발생한다. 일탈이 있는 경우 이를 반드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일탈 내역'이 중요한 이유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의 약사 감시 목표는 GMP 인증을 받고 GMP에 적합한 공장에서 검증된 방식으로, 적합한 제품이 생산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약사 감시철이 돌아오면 감시관들은 일탈 내역을 무조건 확인한다. 일탈 내역을 살펴 보면 샘플 바꿔치기로 부적합인 제품을 적합으로 만든 사례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약사 감시를 받을 당시 식약처가 일탈 내역을 훑어보더니 반드시 있어야 할 일탈 기록이 없다고 저랑 후배를 밖으로 불러 무섭게 쏘아붙인 것"이라며 "하지만 중대 일탈도 아니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기 같은 사소한 실수였다. 약사 감시 기간 4일 내내 피를 말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 심사관들이 GMP 조사에 임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고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무엇보다도 심사관들의 태도가 돌변해 당황스러웠다. 심사관은 제약 업계 종사자가 경력을 인정받아 식약처에 들어온다. 의약품 제조소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GMP 감시 일정에 따라서 훑고 지나가면 다시 볼 일이 없었지만 지난 번에는 심사관이 이미 확인이 끝난 이슈를 다시 확인했다"며 "원래 식약처는 우리를 같은 업계 종사자로 생각해서 계도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그때는 '티끌만한 실수도 무조건 잡아내야겠다'고 결심한 것 같았다"고 답했다.

단순히 실험실 뿐만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GMP 약사 감시 대상이 의약품 제조소의 모든 작업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불과 1년 전에는 파트장 또는 QA(품질 보증) 직원들이 식약처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왔는데 이제는 작업자들이 수시로 질문을 받는다는 것.

앞서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모든 작업은 SOP(표준작업지침서)를 따라야 한다"며 "하지만 현장에선 사소한 부분을 지키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예를 들어 물동선과 인동선이 다른데 사람이 물동선으로 돌아다니거나, 생산량 떄문에 정기적으로 예정된 청소를 생략하는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제조 생산 작업자들은 SOP를 세세하게 숙지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식약처 직원이 자세히 물어보면 엉뚱한 대답을 할 수 있다. 지난 약사 감시 당시 식약처는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SOP 규정 준수 여부를 집요하게 물었다. 대답을 제대로 못할까봐 회사 전체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키워드

#GMP #식약처 #감시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