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식약처가 최근 의약품 제조소 'GMP 정기 약사 감시' 과정에서 제약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매서운 창끝을 휘두르고 있다는 전언이 들린다. 예고 없이 실험실에 들이닥쳐 서랍을 열어젖힐 정도로 고강도의 GMP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것. 이전과 달리 GMP 감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너무 무섭게 바뀌었다. '디테일'하게 보는 것이 확실히 많아졌다. 이전과 확실히 다르다."

7일 기자와 통화한 제약사 품질 관리팀 관계자 A 씨의 말이다. 그는 "이전에는 한 두 달 여유를 주고 회사에 준비할 시간을 줬지만 일주일 전에 통보하더라"며 "그런 점도 힘들었지만 지방청이 루틴대로 움직이지 않는 점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예전엔 회사 회의실에 자리를 잡은 뒤 서류를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회사 직원들을 회의실로 불러 자료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 '의약품 제조소 GMP 현장 감시 일정' 표에 따라 움직이고 예외가 없었다. 하지만 식약처 심사관들이 전과 달리 품질관리팀 실험실로 갑자기 들어왔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사실은 심사관들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서랍 구석구석을 뒤졌다는 점이다. 

A 씨는 "GMP 감시 일정상 시설 투어(시설 점검) 기간에만 실험실을 들여다봤는데 최근에는 실험실에 들어와서 서랍 구석구석을 뒤졌다"며 "실험실 내부에는 서랍이 많은데 대부분의 서랍을 열어봤다. 예전에는 시설 투어 일정에 따라 실험실에 와서 '열어봐도 될까요'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이번에는 심사관이 갑자기 들어와서 물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서랍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언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소 품질관리팀 실험실에는 통상 유효기간이 지난 시약 또는 제품 등을 넣어놓는 경우가 많다. 과거 약사 감시 때는 서랍을 불시에 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지 않았지만 식약처 실사팀이 세세한 사항까지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실험실 또는 작업실(제조소) 현장을 찾아가서 서랍 등에 대한 밀도 높은 감시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A 씨는 "정말 구석구석까지 탈탈 터는데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면 이런 기분이겠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심사관이 서랍을 마구잡이로 열고 서류를 바닥에 늘어놓는 정도로 겁을 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막상 닥쳐보니 상당히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랍뿐만이 아니다. 냉장고는 물론 컴퓨터까지 확인했다"며 "원래는 회의실에서 심사관이 '담당자 오세요'라고 부르면 우리 쪽에서도 대응할 시간이 있었다. 담당자들끼리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떤 문서를 들고가야 하는지를 준비할 여유가 있었는데 실험실에 느닷없이 들어와서 서류를 뒤지니까, 대비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기 약사 감시에 식약처(본청) 소속 직원들이 참관인으로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빡빡'해졌다는 전언도 들리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본청 소속 직원들이 참관인 신분으로 합류했다"며 "첫날과 둘째날에 각각 다른 사람이 왔다.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지만 본청 직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뜨끔했다. 지방청 심사관조차 식약처 본청 직원을 신경을 쓰는 느낌이 강했다. 본청 직원까지 합류해 전체 인원까지 늘고 기간도 늘면서 훨씬 빡빡해진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해 3월 ‘의약품안전관리 온라인정책설명회’를 통해 GMP 안전관리 체계 개선 예고했다.(팜뉴스 ‘의약품안전관리 온라인정책설명회’ GMP 안전관리 체계 개선 예고' 기사 참고)  GMP 점검 품목 수를 1개에서 5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사전 조율 없이 7일 전까지 업체(제약사)에 감시일정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팜뉴스는 향후 관계자들의 전언을 토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