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미국에 Keystone Symposia라는 학회가 있습니다. 생명과학 분야별로 이행성 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기초 발견 연구에서부터 신약개발 응용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신약개발을 선도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학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DDN)의 김수열 회장은 지난 2016년 1월 13일, 국내 신약개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연구자 20여명을 한자리에 모아 제1회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를 개최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학회 중 하나인 미국의 'Keystone Symposia'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Keystone 미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듬해인 2017년 4월에는 대한약학회의 분과학회로 승인되면서 대한약학회 '1호 연구회'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고 2020년부터는 정식으로 약학회 동계학회로 개최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3년간 100% 대면학회를 개최하며 신약개발에 대한 높은 열정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CT-P59)'의 글로벌 임상2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팜뉴스는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의 김수열 회장을 만나, 연구회는 어떤 단체이며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는 어떤 행사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 김수열 회장
사진.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 김수열 회장

# 본인에 대한 프로필과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저는 1981년에 연세대 생화학과를 입학해 서울대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 doctoral researcher), 코넬대 의대에서 조교수를 하다가 2005년에 당시 국립암센터를 맡으시던 박재갑 원장님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국립암센터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다.

신약개발네크워크 연구회(DDN, Drug Development Network)는 대한약학회 내에서 신약개발을 위해 다양한 분과와 비(非)약사 전문가들의 협력을 도모하고자 신약개발에 의지가 있는 연구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2016년에 설립 신청을 했고 이듬해인 2017년 4월 10일에 대한약학회 정식 분과학회로 승인 받았다. 현재는 약 60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기초학 연구, 약물학 연구, 비임상 연구, 임상연구 등 신약개발의 시작부터 임상연구까지 다양한 산학연 개발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연구자 창업이 늘어서 회원의 20% 가량은 창업한 상태이다.

# 연구회가 매년 개최하는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란 어떤 행사인가?

미국의 'Keystone Symposia'라는 학회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회 중 하나로 꼽힌다. 생명과학 분야별로 이행성 연구를 중심으로하는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기초 발견 연구부터 신약개발 응용까지 다양하게 신약개발을 선도해 가고 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학회를 결성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 2016년 1월 13일에 신약개발에 관심 있는 국내 연구자 20여명을 모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후 2018년까지는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 주관으로 '신약개발 심포지아'를 진행하다가 2020년부터는 대한약학회 주관 하에 정식 동계학회로 개최하게 됐다. 올해로 총 8회째 학회이며 약학회 주관으로는 4회째가 된다.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는 다른 학회와는 다르게 차별화된 운영방식을 갖고 있다. 바로 심포지아의 세션별 오가나이저(Organizer)가 '자동연임제'라는 것이다. 현재 14명의 상시 오가나이저가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약대 교수를 맡고 있다. 

오가나이저는 매년 신약개발 흐름을 관찰하고 주요 업적이 있는 연구자와 협업이 가능하도록 연자로 섭외한다. 또한 발표자의 30% 이상은 회원 발표로 이뤄지게 도모해 회원들의 연구개발 진전을 공유하고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2023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의 현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참석이 저조했으나 이번 학회에는 20명의 발표와 150명 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과거 학회에서는 발표자 18명에 참석자 60여명 정도가 평균이었다. 

이번에 발표를 맡은 20명의 연자를 분석해보니 50%는 학계에 몸담고 있으며 30%는 정부출연연구기관, 20%는 창업자로 구성돼 있다. 

모든 발표 내용들이 새로운 치료법의 표적, 기전, 치료제 후보의 분류 안에 해당되며 참가자 대부분이 임상시험 연구책임자(PI)급들이어서 신약을 개발하는 심도 있는 발표와 구체적 협력 논의는 여타의 학회와 격을 달리한다. 가히 국내 최고의 신약개발 전문가 워크샵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Keystone 학회도 정원을 100~200명 정도로 제한을 두고 있다. 본 학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은 논문들을 발표했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비 확보나 창업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들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사진.
사진. 2016년 제1회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

# 지난 2021년에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임상2상 결과를 '하이원 심포지아'에서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정상 코로나19 치료제를 허가하기 위해서는 정규 학회에서 임상 발표를 진행해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에서 진행되는 학회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식약처와 셀트리온으로부터 긴급하게 발표요청 연락이 왔었고, 기존에 정해져 있던 학회 프로그램을 급하게 조정해 프로그램을 새로 인쇄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해당 임상결과 발표도 잘 이뤄졌고 남은 학회 일정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향후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 달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신약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이다. 공교롭게도 글로벌 제약시장 역시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찾고 있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신약개발 트렌드를 따라잡기에 매우 유리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신약개발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혁신적 기초연구와 연구의 임상적용을 위한 약물 합성,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임상에 전달하는 임상시험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과 인프라가 있으며, 미국에도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시스템과 의료 정보체계가 갖춰져 있다. 약물 합성 부분이 이러한 요소들과 협력한다면 다양한 치료제가 반도체만큼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신약개발네트워크 연구회는 병상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의과학자로서 각각의 개인과 단체가 협력해 질병을 퇴치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끝으로 팜뉴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신약(新藥)은 새로운 약가를 정할 수 있는 약을 뜻한다. 그리고 신약의 절대절명의 핵심은 바로 '적응증'과 '효능'이다. 실험실 에서의 약효 증명은 시작에 불과하며 적응증과 효능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임상시험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인 까닭에 개인이나 일반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매우 크다. 선진국들은 정부가 이를 부담하고 성공하면 그에 대한 로열티를 성공 보수로 받아 가는 구도를 통해 임상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임상시험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많은 지원과 관심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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