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과학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신약개발 과정에서 개별 연구 결과나 학술적 성과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기초약물학과 비임상 및 임상시험, 임상연구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을 도모하는 자리가 열렸다. 

사진. 2023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 현장
사진. 2023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 현장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회장 김수열)는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트플라자에서 '2023 제8회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를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아에서는 기조강연을 포함해 총 20명의 연자가 6개 세션에 걸쳐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주요 연구 성과들을 발표한다.

특히 세션에 나서는 연자 대부분이 임상시험을 주도하는 PI(Principal Investigator, 임상시험 연구책임자)급으로 새로운 치료법의 표적 물질과 기전, 치료제 후보 등을 발표 주제로 다루고 있다. 팜뉴스가 이번 심포지아에서 주목할 만한 세션들과 연자들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봤다. 

우선 첫째날에 기조강연을 맡은 이미옥 교수(서울대 약대・대한약학회 회장)는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타목시펜' 내성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타목시펜에 내성을 갖는 유방암에서 케톤 대사가 활발히 일어나며, 케톤 생성의 주요 효소(HMG-CoA synthase 2, HMGCS2)가 과발현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관련해 타목시펜 저항성 유방암 세포주에서 HMGCS2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세포의 성장 속도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이 교수는 HMGCS2 억제제를 개발해 실험용 쥐에 투여해보니 타목시펜 저항상 유방암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발표는 앞서의 결과를 바탕으로 타목시펜 내성 억제 치료제 개발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다.

다음으로 김수열 박사(국립암센터・뉴캔서큐어바이오 대표)의 발표는 지난 13년간 지속한 연구에 대한 결실이었다.

김 박사는 '암 에너지 대사'를 오랜 기간 연구한 끝에, 지방산 산화에만 주로 의존하는 암 특이적 에너지 대사를 발견했고 이를 'Kim effect'라 명명했다. 

이후 훌륭한 치료표적으로 지방산 산화 효소를 찾아내 신약재창출(Drug repositioning)을 진행했고, 우수한 효과를 가진 억제제 'KN510713'로 현재 췌장암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한 비임상 자료들을 3년간 준비했으며 임상시험을 추진하기 위한 자본 확보 차원에서 지난 2020년에 사내 벤처(2020~현재, 뉴캔서큐어바이오)를 설립했다. 김 박사는 앞서의 신약후보물질을 바탕으로 올해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현범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는 암세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지방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암세포에서는 지방산을 만들어내는 주요 효소인 '지방산합성효소(FAS, Fatty Acid Synthesis)'가 과발현 돼 있다. 

그간 지방산 생성을 억제하는 다수의 항암제 개발 연구가 진행됐으나 성공에는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 박사는 FAS가 저해됐을 때 암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변화시키는 새로운 대사 경로를 규명해 항암효능 극대화 전략을 제안했다.

둘째 날인 오늘(1/12) 강연을 진행할 박상규 교수(아주대 약대・노벨티노빌리티 대표)는 암 운전자(c-kit)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와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을 결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를 개발해 약물의 전신노출을 줄임으로써 부작용은 줄이는 한편, 항암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

해당 연구에서 박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가 실험용 쥐를 이용한 이종이식모델에서 위장관종양기질, 소세포폐암, 급성혈액암세포들의 완전관해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는 임상진입을 위한 비임상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홍순선 교수(인하대 의대)는 췌장염의 새로운 진단 바이오마커와 치료 타겟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다. 홍 교수팀은 췌장염을 유발하는 새로운 표적으로 'ANGPTL4'라는 유전자를 도출하고 이를 새로운 췌장염 진단 마커 및 치료 표적으로 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마지막 날에 발표하는 이현우 교수(서울대 자연대)는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 약물이 결합하는 단백질만을 선택적으로 바이오틴(biotin)을 구별하는 기술인 'PROCID' 기술을 개발했다. 이 PROCID 기술은 세포에 넣어주는 약물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약물 결합 단백질들을 알아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약효는 뛰어나지만 약물기전을 명확히 밝히지 못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약물들의 결합단백질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PROCID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약학회 신약개발네트워크연구회 김수열 회장은 "이번 학술 행사를 준비하느라 애쓴 심포지아 운영위원들과 대한약학회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앞으로도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의 지속적인 개최와 성공을 위해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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