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3년 만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지난 2019년 출시된 '조플루자(발록사비르마르복실)'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거리 두기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첫 겨울을 맞아 독감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치료제로써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인플루엔자는 단순한 호흡기 질환이 아니다. 만성 기저질환 악화는 물론 폐렴,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과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겨울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40만 명이 진료를 받으며, 치료를 위해 약 7000명이 입원한다. 연평균 사망은 912건으로 추정한다.

조플루자
조플루자

조플루자는 약 20년 만에 개발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성인 또는 12세 이상 청소년 인플루엔자 A형, B형 바이러스 감염 치료에 쓰인다.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차이점은 1회 복용으로 감염 초기부터 빠른 효과를 보이는 '기전'이다. 의료진과 환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팜뉴스에 "인플루엔자는 고열, 기침, 다양한 통증 등으로 건강한 성인조차 일상생활에 차질을 받으며 사망률 증가와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위중한 감염성 질환"이라며 "3년 만에  유행에서 감염 초기 빠른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중증도와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치료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조플루자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바이러스 복제 초기 단계부터 질환 진행을 차단하기에 단 한 번 복용으로 빠른 바이러스 감소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편의성면에서 큰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항바이러스제 치료 옵션이 다양해진 만큼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적합한 치료제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1회 복용으로 빠른 증상 완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등장

현재 인플루엔자 치료는 경구제인 조플루자와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등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가장 최근에 나온 치료제가 조플루자다.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해 증식을 막는 새로운 기전을 가지고 있다.

조플루자가 인플루엔자 치료 시 보이는 특징은 단 한 번 경구 복용으로 증상을 쉽고 빠르게 완화시키며 복용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점이다. 1일 복용 횟수가 많고 치료 기간이 길수록 환자 복약 순응도는 낮아진다. 이 뿐만 아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단축, 전염성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

조플루자가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다른 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기전적 차이에 있다. 조플루자는 기존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neuraminidase inhibitor)와 달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중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polymerase acidic endonuclease)를 억제한다. 이로써 바이러스 복제 초기 단계 진행을 막고 증식을 방지할 수 있다.

조플루자의 치료적 특성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중증도가 높아지고 인원 기간이 더 길어지는 인플루엔자 치료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시기 적절한 진단과 함께 조기 항바이러스제 치료제 투약은 환자의 감염 기간을 줄이면서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플루자의 1회 복용 시 빠른 증상 개선은 주요 임상인 'CAPSTONE-1'에서 확인했다. 이 연구는 12세 이상 64세 이하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 1436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플루자 투여군과 타미플루군, 위약군을 무작위 배정, 비교했다.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기간 중간값 비교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기간 중간값 비교

그 결과 조플루자 투여군의 증상 완화는 위약군 대비 약 1일(26.5시간) 더 빨랐다. 증상 완화까지 소요된 시간의 중간값은 조플루자군이 약 2.3일(53.7시간), 위약군 약 3.3일(80.2시간)이었다.

해열 시간 비교에서도 조플루자 투여군의 중간값은 약 1일(24.5시간)로 위약군 약 1.8일(42.0시간) 대비 17.5시간 정도 더 짧았다. 환자들이 보통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의 중간값도 조플루자군이 위약군 대비 약 1.7일(39.6시간)로  빨랐다.

타미플루와 비교 결과에서도 조플루자는 치료 시작 1일 만에 더 빠른 바이러스 수치 감소를 보였다. 조플루자군에서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일(24시간)이었는데 반애 위약은 약 4일(96시간), 타미플루는 약 3일(72시간)이었다.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의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소요시간 중간값 비교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의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소요시간 중간값 비교
조플루자 투여군과 오셀타미비르 투여군의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소요시간 중간값 비교
조플루자 투여군과 오셀타미비르 투여군의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소요시간 중간값 비교

▶고령·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증상 개선 하루 이상 빠르고 합병증 위험 3배↓

조플루자는 고령 환자와 만성질환 등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증상 개선 효과를 빠르게 나타냈다.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노인, 만성폐질환자, 만성심장질환자(단순 고혈압 제외), 만성 간 질환자 등으로 인플루엔자 감염 시 합병증 발생이 높아 유의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심혈관계자 질환자(심근경색·뇌졸중)는 감염 1~3일 차에 심근경색 발생률이 6배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도 일반인 대비 입원율이 6배 이상 증가하고 사망률은 5~15% 이상 커진다.

조플루자의 고위험군 치료 효과는 12세 이상 인플루엔자 고위험군 환자 1163명을 대상으로 한 'CAPSTONE-2' 연구에서 확인했다. 해당 연구에서 조플루자 투여군의 증상 개선까지 소요된 시간 중간값은 약 3.1일(73.2시간)로 위약군(102.3 시간) 대비 약 1.2일(29.1시간) 짧았다.

조플루자는 타미플루와 비교에서도 감염성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시간을 유의하게 감소시키기도 했다. 내용을 보면 조플루자 투여군의 바이러스 검출 중단까지 시간은 약 2일(48시간)로, 위약군 약 4일(96시간), 타미플루 약 4일(96시간) 대비 50% 빠른 개선을 보였다.

투약으로 인한 인플루엔자 관련 합병증 발생률은 조플루자군(2.8%)이 위약군(10.4%) 대비 3배 이상 낮은 결과를 보여 안전성을 입증했다.

▶가족 간 전염 예방에도 효과, 발병 위험 86% 감소

조플루자는 지난 2021년 국내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바이러스 감염증 노출 후 예방요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적응증은 2018~2019 절기 일본에서 진행한 'BLOCKSTONE' 임상을 통해 인플루엔자 감염자와 밀접촉군에서 유용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며 승인받았다.

당시 연구에서 조플루자 1회 경구 투여만으로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 가족구성원의 발병 위험을 약 86% 감소시켰다. 조플루자 투여군 1.9%만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반면, 위약 투여군의 감염율은 13.6%였다.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방효과였다.

해당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비말, 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 환경으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가족 간 접촉 감염 위험은 최대 38%에 이를 수 있다. 우리나라 5060세대(50~69세) 절반 이상이 황혼 육아를 경험하는 만큼 손주를 양육 중인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 조플루자는 가족구성원 간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한편, 조플루자는 올해 8월 미국FDA로부터 만 5세 이상 소아 연령의 인플루엔자 감염증 치료 또는 인플루엔자 노출 후 예방요법 적응증까지 확대 승인받았다. 다양한 연령대 환자에서 사용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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