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성건 박사(약사)
사진. 김성건 박사(약사)

이번 시간에는 지난 1편에 걸쳐 아미노산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보려 한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로써 단백질은 근육, 피부, 내부장기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역할을 하며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연료로도 사용되는 탄수화물과 지방과 함께 인간의 3대 영양소 중 하나이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생리적 기능을 조절하는 효소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단백질이 아미노산의 중합체이며 따라서 아미노산은 우리 몸의 필수적인 구성요소이다. 최근 들면서 이러한 아미노산이 단지 체내 구성성분일 뿐만 아니라 특정 생리활성을 갖는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글라이신 뿐만 아니라 다른 아미노산에서도 항염증 효능이 확인되고 있다.

알라닌 (alanine)은 글라이신에 탄소가 하나가 더 연결된 아미노산으로 명주 (silk) 단백의 주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알라닌의 항염증 효과가 보고된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다만 글라이신과 다른 부분은 알라닌 단독으로 보다는 다른 아미노산과의 조합으로 항염증 효능이 나타난다는 부분이다.

2017년도에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김치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알라닌이 풍부한 펩타이드가 항염증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BCP6으로 명명된 이 펩타이드는 8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중 3개가 알라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펩타이드는 염증반응을 견인하는 효소들 MAPK (Mitogen Activated Protein Kinase) 들의 활성을 억제하고 또한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전사인자인 NF-kB의 활성화를 막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알라닌은 동물실험을 통하여 강제운동에 의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밝혀졌다. 2016년에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꼬리에 추를 다는 방법으로 수영을 강제적으로 하도록 하고 그 후에 근육에 염증 정도를 파악했다.

그 결과 알라닌의 투여가 강제 운동에 의한 근육의 염증반응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알라닌 단독 투여보다 글루타민(glutamine)과 동시 투여시 효능이 증가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음).

그리고 알라닌과 글루타민 두 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인 펩타이드 (dipeptide)를 투여한 경우에도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조직보호 단백질 (HSP70)의 발현의 경우, 알라닌의 단일 투여 보다는 두 개의 아미노산을 동시에 투여한 경우 또는 두 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인 펩타이드 형태로 투여한 경우 조직보호 단백질의 발현량의 증가가 확인되었다.

글라이신에 이어 알라닌도 항염증 효능을 직간접적으로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미노산 글루탐산 (glutamic acid)도 항염증 효능이 보고되었다.

글루탐산은 그 자체로 항염증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가 중합체 형태인 폴리감마글루탐산 (poly-gamma-glutamatic acid) 이 항염증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폴리감마클루탐산은 청국장에서 주로 발견되는 아미노산 중합체로 현재 면역력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되어 있는 소재이다.

2013년도에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글루탐산 중합체는 실험실에서 유발된 동물 장염모델의 염증반응을 억제한다고 한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글루탐산 중합체의 투여가 장 상피세포의 염증 관련 요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글루탐산 중합체 또 다른 효능도 보고되고 있다. 선천적 면역체계의 주요 구성 요소인 자연살해세포 (NK cell)의 활성도를 높여 1차적으로 감염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뿐만 아니라 항암 및 항바이러스 효능도 갖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경구치료제 후보물질로 연구중이라고 한다.

글루탐산 중합체의 경우 선척적 면역체계를 강화하여 감염 또는 암세포의 증식을 막음과 동시에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반응인 염증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어서 글루탐산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처럼 항염증 효능이 있는 아미노산들에 대한 학술논문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논문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2020년에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흑삼 (Black ginseng, 인삼을 고온에서 쩌낸 형태)의 항염즌 효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혈중 아미노산의 프로파일(profile)의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비글견을 대상으로 흑삼의 항염증 효능을 평가하였다.

결과 흑삼의 투여가 비글견에서 항염증 효능이 확인되었고 또한 흑삼 투여군 동물들의 혈장에서 글라이신과 알라닌의 농도증가가 확인되었다. 흑삼을 투여하지 않은 군에 비해 1.5배가량 증가되는 것을 확인되었다.

 

흑삼의 투여가 항염증 효능이 확인되었고 혈액내 아미노산 수치의 변화가 또한 확인된 것이다. 흑삼에 함유된 아미노산이 흡수가 되었거나 또는 흑삼의 투여가 체내 아미노산 수치의 변화를 유발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글라이신과 알라닌의 농도증가와 항염증 효능과의 상관관계 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결과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결과가 노화 또는 다이어트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체내 단백질의 비율을 낮아지면 염증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유추를 해본다.

실제 코로나 19 가 중증으로 발전하면 유발될 수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노령자에게서 주로 확인된 부분은 “노화-단백질 부족-염증에 취약” 이라는 연관관계에 대한 실제 사례로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학술자료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필자의 생각이 너무 앞서간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상상이 새로운 발견에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그러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정리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상호, 다자간의 연관관계에 대한 상상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회사에서 전립선 비대증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출시되었다. 이 일반의약품은 위에서 소개한 항염증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립선 비대증의 병리기전에서 염증 반응을 억제하여 배뇨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제품이다.

본 컬럼을 정독한 독자들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 의약품의 항염증 효능은 전립선에 국한된 것일까? 결론은 이 의약품은 전립선 부근의 염증을 억제하는 임상결과만 있을 뿐 다른 부위에 염증을 완화시키는 작용에 대한 자료는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자료에 의하면 추후에 이러한 아미노산의 특정 조합이 다른 염증성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출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아미노산이라고 하는 소스는 이미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성분들이기 때문에 다른 의약품 또는 건기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만성 염증성 질환에 아미노산을 이용한 의약품 또는 보조제의 적용은 효능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미노산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이며 에너지를 생성하는 연료이며 동시에 우리 몸의 생리활성을 조절하는 효소를 구성하는 성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본 컬럼에서 소개한대로 아미노산 중에는 항염증 효능을 갖고 있는 아미노산들이 있다.

또한 실제 아미노산 조합인 항염증 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되었다. 본 컬럼을 작성하면서 우리 몸에 아주 친근한 성분인 아미노산의 또 다른 모습에 필자는 아주 흥미로웠고, 앞으로 아미노산의 조합이 다른 여러 질환에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건강과 관련하여 채소, 과일에 비해 고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동물성 단백질인 고기를 칼로리의 주범으로 다이어트의 주적으로 치부되어 있는데 이는 고기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상황으로 생각된다.

채소, 과일도 인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만 또한 동물성 단백질, 고기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본인의 건강을 지키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독자들은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오늘 저녁은 필자도 고기를 먹으러 가야겠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