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JW중외제약은 롤(LoL)의 한국 프로 리그 'LCK' 공식 후원을 시작했고 광동제약은 '아프리카 프릭스'와 네이밍 스폰서 협약을 체결했다. 두 제약사의 공통점은 '브랜드' 자체에 대한 홍보에 중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개별적인 제품 홍보 마케팅의 한계를 뛰어넘어 제약사 이름 자체를 각인시키는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LoL'을 선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게임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이 점차 확산될 것이란 분석이 들리고 있다. 
 

애플사 광고 문구(위키 백과 캡처)
애플사 광고 문구(위키 백과 캡처)

나이키 광고에 '신발'은 나오지 않는다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는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위대한 마케팅의 예로 나이키를 소개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나이키는 신발을 파는 회사이지만 그들의 광고에서는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의 에어솔(신발)이 리복의 에어솔보다 좋은 지에 대해 말하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위대한 운동 선수를 존경하고 위대한 운동 경기에 경의를 표한다. 우리가 나이키를 떠올릴 때 단순한 신발 회사와는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그것이 바로 나이키의 존재 이유"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생전 모습(애플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생전 모습(애플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잡스는 나이키가 도전, 한계, 열정 등의 가치를 소비자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각인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애플이 "Think different"란 광고 문구로 세계를 뒤흔든 계기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나이키와 함께 "JUST DO IT(일단 한번 해봐)"라고 떠올리고, 애플과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란 문구를 같이 연상하는 까닭이다. 

이렇듯 초일류 기업은 브랜드 자체를 광고한다. 에어 조던, 덩크, 포스 등의 개별 신발 제품이 아니라, 제품 라인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각인한다는 뜻이다.  

결국 소비자는 "JUST DO IT"과 "Think different"를 자신과 동일시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소비 패턴이 자리잡힌다. 그것이 나이키와 애플이 일하는 방식이며 브랜드 마케팅의 저력이다.

의약품을 광고하지 않는 제약사?

그렇다면 국내 제약 업계에 '나이키' 또는 '애플'과 같은 연상을 주는 제약사들이 있을까. 애석하게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개별 제품, 그것도 일반약 중심의 홍보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팜뉴스 취재진은 이번 특집을 취재하면서 일부 제약사들의 LoL 게임 후원의 본질에 '브랜드 마케팅(Brand marketing)'이란 키워드가 녹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애플과 나이키까지는 아니더라도, 브랜드 마케팅의 색깔을 LoL을 통해 선보이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곧, 제약사 이름. 사명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애플' 하면 스티브 잡스에 이어 목폴라, 청바지, 신뢰감을 느끼게 하는 인식들이 떠오르는데 결국 이런 것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제품 구매 이상의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약사도 원칙과 신뢰를 가지고 약을 만들며 정도를 걷고 있다"며 "이런 핵심 가치들을 자사 브랜드에 녹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약사들의 게임 마케팅은 의미가 깊다. 게임은 브랜드 자체를 장기간 노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골든 부츠(득점왕 수상), 손흥민 SNS
손흥민과 골든 부츠(득점왕 수상), 손흥민 SNS

언제까지 슈퍼스타 의존? 이제는 브랜드다!

제약사들의 광고 마케팅은 그동안 'TV 스타' 광고에 집중됐다. 특히 스포츠 마케팅의 대상은 축구, 골프, 농구 등 유명 스타와 구단 중심이었다. 손흥민 같은 슈퍼스타를 내세워 대대적으로 일반약 광고(약사법상 일반인 대상 전문의약품 광고는 금지됨)를 하거나 유명 구단 구장 또는 유니폼에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대다수는 '제품'과 '제약사'를 함께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야구장 펜스 또는 골프선수 유니폼에 '00제약'이란 글자를 입혀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슈퍼 스타를 통한 제품 광고 효과는 단기적 임팩트가 클 수 있다"며 "그러나 반짝였다가 사장된 제품도 많다. 단기간에 많이 팔려도 제품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지 브랜드가 남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LoL은 환자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노출 시키기에 최적인 공간을 제공한다"며 "일종의 놀이터에서 지속적인 브랜드 노출과 경험이 가능하다. 경기가 끝나면 트위치 등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가 반복되는데 파급력과 지속력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LoL 로고(라이엇 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롤(LoL) 마케팅, 업계 전체에 퍼질 것"

그렇다면 게임 마케팅이 제약 업계 전반으로 퍼질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 홍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대형 광고 모델을 발탁하고 의존해왔다. 그런 방식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LoL 게임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메시지를 알리는 것은 굉장히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스타 중심 광고는 단기 효과가 드러나기 때문에 당장 윗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다"며 "하지만 브랜드는 생명이다. 슈퍼 스타에서 반짝거리지 않고 오래토록 살아남아야 한다. 특히 LoL 게임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재생산된다는 측면에서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과 게임의 만남이 빠르게 퍼질 수 밖에 없다"라며 "제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보면 제품을 믿고 쓸 수 있다는 것을 브랜드를 통해 연상시키는 것이야말로 연쇄적이고 지속가능한 것이다. LoL을 통한 홍보에 더욱 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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