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이권구 기자] 코로나19로 제약바이오업계 영업 마케팅에 분 거대한 바람과 함께 CRO(임상시험위탁기관) 산업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영향으로 지난해 CRO 산업이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했고 비대면 임상 요구가 늘어났다. 또 원격 모니터링 사용이 늘었고 ‘분산형 임상’이 부상했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유력 CRO 기업을 인수하는 등 M&A 바람도 불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규제가 많아, 국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4일 ‘코로나19가 불러온 글로벌 CRO 산업 지형 변화’ 보고서(오기환 전무, 산업정책부문 염지원 과장)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임상시험위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 시장은 상위 10개 기업이 5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점차 비중 확대 중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정체되던 CRO 인수합병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올해 들어 상위 기업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2월 글로벌 CRO 7위인 Icon(2020년 매출 27.9억달러/ 인력 1.6만명)이 상대적으로 큰 기업인 5위  PRA(매출 31.8억 달러/ 인력 1.9만명)를 1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4월에는 바이오분야 글로벌 시약․장비업체인 Thermo Fisher(매출 322억/인력 8만명)가 174억 달러에 글로벌 CRO인 PPD(매출 46.8억달러/인력 2.7만명)를 인수했다. 거대 금융기업인 골드만삭스도 이례적으로 CRO기업을 인수했다. 

7위 기업이 5위 기업 인수 왜?

인수합병과 관련, Icon은 보도자료에서 양 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헬스 플랫폼, 그리고 사이트 네트워크를 결합해 분산형(de-centralised) 및 하이브리드 임상시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딩 회사로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PRA는 모바일 연결 헬스플랫폼과 RWD 및 정보 솔루션에, Icon은 사이트 네트워크와 홈 헬스 서비스 및 웨어러블 분야에 있어 전문성을 갖고 있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이 모바일 헬스기술과 툴의 도입을 가속화 했다며, 양 기업 합병으로 이전에 볼수 없었던 속도와 효율성으로 환자 치료를 가속화할 수 있는 인력, 데이터 및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약·장비 기업 Thermo Fisher는 왜 CRO에 진출했나

Thermo Fisher는 생명과학 분야 글로벌 시약 및 장비 서비스 업체로 ‘20년 한해 322억 달러 매출 기록한 대형 기업이다. 2017년 위탁생산기업(CMO)인 Patheon을 인수하면서 위탁생산 및 물류 서비스에 진출한 써모피셔는 올4월, 3위 CRO인 PPD 인수를 발표했다. PPD는 코로나19 영향에도 ’20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16.1% 성장한 기업으로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임상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써모피셔는 PPD를 인수함으로써 제약·바이오분야에서 시약/장비~임상~생산/물류에 이르는 전주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갖췄다.

골드만삭스는 왜 CRO기업(Parexel) 새 주인 됐나

올해 7월 2일 글로벌 상위 10위권 CRO인 Parexel은 골드만삭스와 EQT사모펀드에 85억 달러에 인수된다고 발표했다.

파렉셀은 분산형 임상시험(DCT)과 생물통계 및 데이터 관리 분야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 현재까지 160건 이상의 분산형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200건 이상의 환자 원격 임상 참여 경험 보유하고 있다.

파렉셀을 인수한 골드만삭스와 EQT사모펀드는 임상 분야에서 기업 성장세와 혁신 가능성에 초점을 두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파렉셀은 골드만삭스와 EQT가 가진 Certara(컴퓨터 시뮬레이션 임상시험 등), Aldevron(플라스미드 DNA 제조 등) 등 바이오기업에 대한 경영 및 성공적인 투자 경험이 파렉셀 성장과 비즈니스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인수합병 등 임상시험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집중으로 2020년 글로벌 CRO 시장은 2019년 대비 11.2% 성장했고, 지금까지의 임상시험은 환자와 연구진이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는 오프라인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임상 참여자 모집과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 비대면 임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다.

또 규제기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임상시험 수행과 관련한 긴급 지침을 통해 모니터링 요원이 직접 임상시험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원격 모니터링을 사용해 최적화하도록 허용하며 가상 임상시험 플랫폼, eRecruitment 및 원격 모니터링 솔류션 공급업체와 협력 기회가 확대됐다.(지난해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임상시험에도 스마트폰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구현해 대상자들 의료기관 방문 최소화)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긴급 임상시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임상 정보의 신속한 교류가 중요해 지면서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이 부상했다. 최근 일어나는 대형 M&A로 판단할 때 향후 글로벌 CRO들이 환자 중심의 비대면 임상시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DCT 관련 기업 인수합병이 지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 환자 온라인 비대면진단, 원격처방, 웨어러블 진단기기 활용 등 DCT 활성화로 임상시험 정보 수집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

PPD에 따르면 ‘21년 내 임상의 59%는 분권화(decentralized)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시험 수행 중 발생가능한 요소들을 사전에 지정하고 축적되는 자료 중간분석을 통해 임상설계요소 변경을 효율적으로 결정하는 적응형 임상설계와 위험 기반 모니터링이 가능해졌고,  하이브리드 접근법은 환자가 집에서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연구기관 방문이 불가능하더라도 연구의 연속성을 보장했다. 

제약기업들도 연속성 있는 임상시험 및 15~20% 비용 절감을 목표로 CRO와 협력하여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을 설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같이 세계적, 대형기업 간 진행되는 큰 지형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CRO 산업은 아직 받아들이는 데 제약이 큰 형국이다.

A사 임원은 “원격임상이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는 전자동의서를 받은 것은 가능하지만 온라인 임상을 위한 병원과 제약사들의 협조가 부족하고 개인정보보호 등 여러 제약이 존재해 활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사 임원은 “임상시험실시기관 지정제가 풀려야 한다. 임상이 현재 대학병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실시기관의 지정제를 풀어 지역별 다양한 병원이 참여한다면(필요시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환자관리 지원) 임상시험을 더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임상지원기업 한국대표 “한국도 이제는 임상시험시 전통적인 방법에 머물지 말고 원격 임상을 적극 도입해 팬데믹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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