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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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당뇨 치료 지침이 개정되면서 SGLT-2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준비된 치료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당뇨 학회가 혈당 중심의 '당화혈색소' 줄이기에 맞추던 치료 초점을 동반질환 위험까지 더욱 포괄적이고 선제적으로 관리하도록 바꾸면서다. 

5일 제약업계와 대한당뇨병학회는 더 이상 당뇨 치료에서 당화혈색소 감소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만성질환 합병증 관리까지 핵심 치료 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인식을 바꿨다. 

심혈관계 질환 관리가 더 이상 당뇨 치료에서 부차적인 목표가 아닌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됐다는 의미다. 이같은 진료 지침 변화는 당뇨 환자 대부분 만성질환 합병증에 노출돼 있고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일반인 보다 최대 4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실제 당뇨 환자 70%는 심혈관계 원인으로 사망한다. 당뇨 환자의 높은 혈당은 혈관을 좁히고 상처를 내며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질환을 경고없이 일으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더욱이 심혈관계 같은 합병증 위험까지 대비하는 종합적인 당뇨 관리가 필요함에도 심혈관질환은 증상이 없어 적극적인 관리가 어렵다. 치료할수록 병을 키우는 현실이다.

이제 학회 차원에서 치료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1 당뇨병 진료 지침'에서 확실한 변화 방향이 드러났다. 

당뇨병학회는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뇨병 치료와 관리 근거 수준, 권고 범위를 개정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는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제 치료 시 환자 특성을 고려한 치료제를 우선 선택하라"는 내용이 부각됐다.

당뇨 치료에서 기본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부작용·금기 사항이 없는 한 사용하되 심부전, 죽상경화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같은 동반질환 환자는 SGLT-2 억제제 우선 사용을 권고한 것이다.

개정된 당뇨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최적화된 치료를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임상을 통해 일관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감소시킨 치료제 사용이 우선 권고됨에 따라 SGLT-2 억제제 중요성이 커졌다.

◆당뇨 치료 전략 바꾼 자디앙, SGLT-2 최초로 주목

새로운 진료 지침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 관리를 조명하면서 SGLT-2 억제제 위상이 달라졌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은 SGLT-2 억제제 중 처음으로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감소 혜택을 입증하며 당뇨 환자의 심혈관 관리 가능성을 보였다. 사실상 국내외 당뇨 치료 전략 변화는 자디앙이 심혈관계 질환 동반 관리 가능성을 보이면서부터 시작한 셈이다. 

임상적으로 자디앙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A-REG OUTCOM 연구에서 SGLT-2 억제제로는 처음으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줄였다.

이 연구에서 자디앙은 심혈관계 관련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정의하는 '3P-MACE' 전체 발생 위험을 14%나 감소시켰다. 심혈관계 관련 사망은 38%였으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32%,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35% 줄일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더 있다. 자디앙을 표준치료제에 추가 병용했을 시 결과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이 처음 발생하거나 재발하는 위험을 줄여 전반적인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새로운 분석 결과를 확인했다.

자디앙의 심혈관질환 혜택을 확인한 EMPA-REG OUTCOME 연구
자디앙의 심혈관질환 혜택을 확인한 EMPA-REG OUTCOME 연구

무엇보다 임상 결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자디앙의 심혈관계 질환 관련 혜택을 의료 현장에서 평가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평가한 EMPRISE East Asia 연구가 있다. 앞서 EMPA-REG OUTCOM 연구와 실제 임상 현장 결과가 동일했다.

당시 리얼월드데이터 결과를 보면 자디앙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권 제2형 당뇨 환자에게서 DPP-4 억제제 대비 심부전에 의한 입원 위험(18%↓)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36%↓)을 각각 우수하게 감소시켰다. 심혈관 질환에서 혜택을 실제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를 제약업계와 의료진이 주목했다. 혈당 강하에만 초점을 맞추던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이 이 시기다. 자디앙 EMPA-REG OUTCOME 연구를 비롯해 여러 임상과 하위 분석 결과에서 심혈관 질환 혜택을 눈으로 확인하면서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가 발빠르게 나섰다. 두 학회는 2018년 개정한 공동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메트포르민 이후 어떤 치료제를 써야할지 명확하게 했다. 심혈관계 질환 동반 유무와 위험을 파악한 뒤 자디앙 같은 심혈관 혜택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를 우선 사용토록 권고했다.

뒤이어 대한당뇨병학회도 2019년 진료 지침을 통해 처음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권고했다. 2020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에 심부전과 만성신장질환 우선 치료도 권고되면서 심혈관계와 신장질환의 선제적 관리 필요성이 공식화 됐다.

내분비 대사내과 한 전문의는 팜뉴스에 이번 당뇨병 진료 지침 개정 의미를 설명했다.

이 전문의는 "최신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과 SGLT-2 억제제 심혈관 혜택 결과를 반영한 것이며 심혈관계 질환 동반 관리가 더 이상 부차적 사항이 아닌 주요 고려 요소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부터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가 혈당 목표치에 더 빠르게 도달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를 확보하면서 병용치료를 초기로 앞당겨 혈당을 관리하도록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앞으로 혈당 조절과 합병증 예방 모두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관련 효과를 입증한 SGLT-2 억제제 또는 복합제를 이용하도록 당뇨병 치료가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탄한 심혈관 감소 혜택, 매출도 탄탄대로

이번 당뇨병 진료 지침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실패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 고려하도록 권고하면서 자디앙 패밀리(자디앙, 자디앙듀오)가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란 유력한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자디앙은 지난 1분기 원외처방액이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한 약 90억원을 기록했다. 단일제 시장 1위인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를 뒤를 바짝 따라잡았다. 복합제 부문에서도 자디앙듀오가 약 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성장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이번 진료 지침에 최적화된 약제로 '자디앙듀오(메트포르민/엠파글리플로진)'도 주목하고 있다. 자디앙듀오 처방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디앙듀오가 초기부터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일 뿐만 아니라 합병증 관리까지 가능해 개정된 진료 지침 방향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SGLT-2를 활용한 당뇨병 치료 전략이 심혈관계 질환 뿐만 아니라 신장 관련 질환까지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것"이라면서 "자디앙 패밀리 성장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유추했다.

EMPA-REG OUTCOME 하위 분석을 보면 자디앙은 신장 영역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심혈관질환을 가진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표준 치료제와 병용 투여시 위약 대비 신장질환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39%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에 대해 앞서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는 "최근 SGLT2 억제제들이 심혈관계 질환 뿐만 아니라 신장 질환에서까지 혜택을 입증하고 있다"며 "하나의 약제로 여러 합병증을 함께 관리할 수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뇨병 치료 전략이 여러 위험 요인을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만큼 SGLT-2 억제제의 다양한 치료적 이점이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 폭넓게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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