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주요·대형 제약바이오기업 최근 3개년 판관비 현황
국내 상장 주요·대형 제약바이오기업 최근 3개년 판관비 현황

[팜뉴스=최선재 기자] 중견 제약사들이 최근 판관비를 늘리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영업활동이 다시 기지개를 편 것. 팜뉴스가 1분기 매출과 판관비를 토대로 영업활동 추이를 분석했다.

영화 <포드V페라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화의 메인 무대는 ‘르망 24시’다. 르망 24시는 프랑스 르망에서 매년 열리는 자동차 레이스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려 승자를 겨루는 대회다. 

24시간 동안 드라이버는 계속 바뀌지만 차는 하나다. 내구성이 탄탄하고 빠른 자동차가 르망24시의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는 까닭이다.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르망24시의 초고속 직선 구간 ‘뮬산 스트레이트’를 과감하고 폭발적으로 달리는 것이 켄 마일스의 장점이다. 

켄마일스는 거친 커브에서 포드 GT40의 브레이크를 적절한 타이밍에 밟았다가 직선주로에 들어서는 순간 엑셀레이터 페달로 급가속하고, 경쟁자들을 순식간에 제치면서 결국 르망24시의 트로피를 포드에게 안겼다.

영화는 현실의 거울이다. ‘코로나19 펜대믹’을 대형 커브에 비유할 수 있는 이유다. 제약사들이 그동안 직선 주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해왔다면 2020년 2월 기점으로 코로나19라는 위험한 커브 주로를 만났다고 비유할 수 있다.

당시 제약사들은 영업활동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매출액 대비 판관비 지출을 줄인 배경이다. 대면 영업과 마케팅을 자제하고 축소한 결과였다. 영업활동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떨까. 커브를 지나 급가속에 들어간 제약사들은 어디일까. 팜뉴스가 20일 대형·중견 제약사 44곳의 최근 3년간 1분기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을 분석한 배경이다. 

판관비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관리하는 데에 쓰이는 제반 비용, 즉 인건비, 판촉비, 접대비 등이 전부 포함된 일종의 ‘영업비용’이다.

먼저 동아에스티는 2019년 1분기 당시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은 31.9%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19.8%로 대폭 줄었다. 상장 제약사 44곳 중 판관비율을 가장 큰 폭으로 줄인 제약사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 환경이 위축된 탓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33.2%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중견제약사들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위해 판관비중을 늘렸다는 점이다. 

대원제약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은 지난해 1분기 당시 39.4%였다. 2019년 같은 기간 판관비율은 42.4%. 판관비율을 3%p을 줄인 것이다. 반면 올해 1분기는 12.3%p 증가하면서 51.7%의 판관비율을 기록했다. 

보령제약도 다르지 않다. 보령제약의 2019년 1분기 판관비율은 27.3%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친 지난해 1분기 2.8%p 감소한 24.5%였다. 올해 1분기 판관비율은 31.5%로 코로나19이전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신풍제약은 2019년 판관비중은 36.8%였지만 지난해 34.7%로 판관비율이 소폭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이 8.4%p 상승하면서 43.1%를 기록했다.

테라젠이택스도 2019년 26.2%, 2020년 25.7%의 판관비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판관비가 10.7%p 증가하면서 영업 활동에 전력 투구 중이다. 

이들 외에도 국제약품(6.3%↑), 알리코제약(4.2%↑), 동구바이오(4.7%↑), 휴온스(2.1%↑), 대한약품(0.8%↑) 제일약품(3.9%↑)이 판관비중을 소폭 늘렸다. 총 44곳 중 11곳, 25%에 달하는 제약사들이 판관비중을 증가시킨 셈이다. 

한편 녹십자를 제외한 1조 클럽 주자들의 1분기 판관비율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녹십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판관비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종근당은 3년 내내 감소세를 보였다. 종근당은 2019년 22.5%였지만 지난해 18.3%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도 17.1%를 기록했다. 셀트리온도 2019년 25.1%에서 올해 1분기 19.6%로 감소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각각 31.4%, 21.4%로 코로나19 전후로 판관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오히려 코로나19 국면에 판관비중이 반짝 증가했다가 다시 27% 수준으로 회귀했다.

대다수 ‘거물급’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판관비율을 줄이면서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부 중견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이전을 뛰어넘는 판관비율을 보이면서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들이 코로나19 커브를 지나면서 브레이크를 풀고 급가속한 타이밍은 적절했을까.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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