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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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 1분기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출실적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있다. 상승 폭의 대부분을 차지한 일부 '코로나19 수혜주' 기업들을 제외하면, 제약사들의 전반적인 수출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1일 팜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분기 매출 500억원 이상) 28곳의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번 1분기 수출실적은 1조 53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1651억원) 대비 3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높은 수출실적 증감률을 기록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확인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 1분기 수출액은 936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2988%가 상승했다.

SK바사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출실적 증감률을 달성한 기업은 동화약품이었다. 동화약품의 이번 분기 수출액은 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억원)보다 379.1% 늘어났다. 회사가 지난해 7월, 의료기기 업체 '메디쎄이'를 인수하면서 해외 부문 매출이 발생한 까닭이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올 1분기 매출실적에는 '의료기기 부문'이 추가됐는데, '정형외과용 임플란트'의 수출실적이 24억원으로 동화약품 전체 수출액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콜마비앤에이치(수출실적 824억원, 전분기 대비 197.7%↑), 씨젠(2081억원, 192%), 삼성바이오로직스(1990억원, 86.7%) 등의 기업이 지난 분기보다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있다. 코로나19 '수혜 효과'를 누린 기업들이 상승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TOP 5' 기업 중 동화약품을 제외한 4곳은 코로나19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관련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이 수출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고, 다음 달인 8월에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와 같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통해 SK바사는 설립 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삼바는 지난해 미국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포함해서 총 56건의 CMO 계약을 수주하면서 3공장의 수주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최근에는 美 제약사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키트 대장주'로 떠오른 씨젠도 코로나19 훈풍을 타고 수출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국내외에서 폭증하면서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액도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가 아닌 '면역력'과 '건강'에 집중한 기업도 있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이번 분기 수출실적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분야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인도와 중국 등의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진출한 것이 코로나19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의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의 이번 분기 건기식 수출액은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154억원) 대비 183.1% 증가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해외시장 진출 초기인 2010년만 하더라도 미국의 수출 비중이 높았으나 국가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점차 안정적인 구조로 수출이 증대하고 있다"라며 "현재는 중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 미국, 일본 등 20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외에도 추가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중국 내 현지법인 설립했고 현재는 생산공장 준공이 완료돼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수혜 효과'를 본 이들 'TOP 4' 기업을 제외할 경우, 1분기 수출실적이 전년보다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콜마비앤에이치, 씨젠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23곳의 이번 1분기 수출실적 총액은 95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64억원) 보다 0.1% 낮은 수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보건산업 수출액과 의약품 수출실적은 역대 최고 수치를 달성하고 있지만, 위탁생산(CMO) 분야나 의료기기(진단키트)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라며 "일부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 수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으나, 오히려 수출길이 막혀 부진한 업체들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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