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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코로나19 백신 재료를 어떻게 골랐을까
그들은 코로나19 백신 재료를 어떻게 골랐을까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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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신기술 시장진입 노린다’ AZ ‘저비용·위탁생산으로 승부’
제넥신 ‘RNA보다 안정성 높은 DNA 사용’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재조합 단백질’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오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3상에 대한 중간결과가 나왔고, 이중 화이자는 긴급승인신청까지 완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넥신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백신회사가 선택한 재료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가장 앞서나간 것으로 평가받는 화이자와 모더나는 시장 확대를 위해 mRNA를 선택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단백질을 선택해 친숙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국내 기업도 재료가 갈렸는데, 제넥신은 DNA를 택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재조합한 단백질을 백신 재료로 선택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인 ‘NBP2001’에 대한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임상1상을 승인받은 건 6월 11일 제넥신의 ‘GX-19’에 이어 두 번째다.

해외의 경우 화이자가 9일 자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3상 중간결과 90% 이상 방어 성능을 보였다고 발표한 데 이어, 모더나는 17일 임상3상 중간결과 방어 성능 94.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도 23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3상 시험에서 평균 7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중 화이자는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까지 신청하면서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시장 진입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 재료로 mRNA를 선택했다.

mRNA는 유전정보를 단백질 생성효소로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유전물질로, mRNA로 만든 백신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mRNA 백신은 면역세포의 대식작용으로 세포 내에 진입한 뒤, 세포 속 단백질 생성효소에 유전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항원 단백질의 생성을 유도한다.

mRNA 백신은 제조과정 상 배양이 필요 없어 기존 백신보다 오염 등 안전성 우려가 비교적 적고,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백신 생산 시설을 활용할 수 없어 위탁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운송 과정에서도 화이자의 경우 영하 70도, 모더나의 경우 영하 20도의 극저온 콜드체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과 아직 mRNA 백신이 한 번도 시판된 적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런데도 화이자와 모더나가 모험수를 택한 데는 숨은 1인치가 있다. 바로 ‘새로운 백신 기술의 시장 연착륙’이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mRNA 백신은 원래 바이러스용 백신보다는 치료용 암 백신 개발에 주로 쓰이던 기술”이라며 “일반적으로 FDA 등 규제당국은 백신 심사에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라 신기술이 적용된 백신이 심사를 통과하려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mRNA 백신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면, 현재 개발 중인 암 백신이 차후 시장에 진입할 때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화이자·모더나와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백신을 제작한 것.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감기를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만드는 RNA를 삽입한 형태다. 다른 바이러스를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스파이크단백질을 전달하는 ‘셔틀’로 활용하는 셈이다.

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 단가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또 2~8도 냉장 수준의 콜드체인만 유지해도 안정적인 운송이 가능해 운송 부담이 덜하다. 또 기존 생산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위탁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 7월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3자 협력의향서를 체결한 상황이다.

하지만 세포를 통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에 생산속도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임상에 진입한 제넥신은 DNA를 백신 재료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제넥신의 백신 작동 원리는 mRNA 백신과 유사하다. DNA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삽입한 뒤 이를 체내에 주입해 항원 단백질 생성과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DNA 백신의 장점은 mRNA 백신보다 변질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중 가닥으로 이뤄진 DNA는 단일 가닥으로 이뤄진 mRNA보다 물리적·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더 뛰어나다.

제넥신 관계자는 “자사 백신의 경우 기존 백신의 콜드체인 정도만 유지해도 안정적으로 운송이 가능하다”며 “현재 임상1상 마무리 단계로 식약처와는 결과 데이터를 공유한 상황이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백신과 달린 전기천공기를 활용해 주사해야 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전기천공기를 이용해 세포에 일시적으로 구멍을 만들어야, DNA를 세포 안으로 잘 전달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제넥신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바늘 투여법을 이용한 임상을 추가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 후발 주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다 전통적인 방식인 ‘재조합 단백질’ 백신을 개발 중이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DNA 재조합을 통해 항원 단백질과 유사한 형태의 단백질을 생산한 뒤, 이를 체내에 주입해 항체 생성 반응을 유도한다. 일종의 합성 항원인 셈이다. 노바벡스도 현재 같은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기존 백신 생산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항원 단백질 선정 과정이 까다롭고 다른 백신보다 보관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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